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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게임업계·게이머, '손가락 사태' 혐오·선행으로 맞대응

문제 영상 최초 콘티, 40대 남성이 제작...네티즌 논쟁 온도상승 현재 진행형
업계·게이머들 “사상·이념 갈등 아닌 혐오 반대...게임은 개인의 것 아니다”
혐오에는 선행으로 대응...메이플스토리 이용자 주축으로 게이머들 기부행렬

 

[FETV=최명진 기자] 게임업계를 떠들썩하게 만든 '손가락' 논란이 일파만파다. 2차 해명문과 홈페이지를 삭제한 해당 스튜디오가 해당 콘티의 제작자는 40대 남성이라 밝히면서 네티즌들의 논쟁이 과열 양상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대다수의 업계인과 게이머들은 이번 사태는 '혐오를 반대하는 것'이라며 본질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에 최초로 논란이 발생했던 메이플스토리 이용자를 주축으로 많은 게이머들이 게임 내 혐오 표현 삽입을 선행으로 대응하기 위해 기부 릴레이를 진행하고 있다.

 

게임업계를 덮친 혐오 표현 논란이 점차 확대되고 있다. 이번 논란은 메이플스토리 엔젤릭버스터 리마스터 홍보 영상 제작사의 소속 원화가와 해당 영상의 보컬의 SNS에서 젠더 갈등 유발 표현 및 동조 내용이 발각되면서 시작됐다. 이후 넥슨를 비롯해 카카오게임즈, 호요버스, 스마일게이트 등이 서비스하는 게임 내에서 혐오를 조장하는 손가락이 발견됐다. 대다수가 해당 제작사에서 만든 PV영상이었으며, 원화가의 SNS에 작성된 "은근슬쩍 몰래 페미해줄게"라는 발언이 트리거로 작용했다.

 

게임사들은 즉각 강경 입장을 표명했다. 특히 이번 이슈는 젠더 갈등이 아닌 혐오 문화가 게임에 녹아들어 이용자들에게 불쾌감을 주는 행태를 절대로 용납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현재 대다수의 게임사들은 게이머들의 불편과 금전적 피해 최소화, 향후 재발 방지를 약속했다.

 

다만 게임사들의 의지와 노력에도 새로운 정황이 드러나면서 네티즌들의 설전은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특히 문제가 된 영상의 최초 콘티가 지목됐던 제작사가 아닌 다른 업체의 40대 남성 애니메이터라는 보도가 나오면서 논쟁이 심화됐다. 또한 제작사 대표의 2차 사과문에서 퇴사했다고 밝혔던 원화가 또한 퇴사하지 않았다는 소식은 논란에 기름을 끼얹었다.

 

해당 이슈는 혐오 논란에서 젠더 갈등로 변질되는 상황이다. 앞서 28일 문화연대,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전국여성노동조합, 한국노동조합총연맹, 한국여성노동자회, 한국여성단체연합, 청년참여연대, 한국여성민우회가 넥슨코리아 사옥 앞에서 긴급 기자회견이 열렸다. 참여 단체들은 ‘해당 여론은 일부 이용자의 착각이며, 넥슨을 비롯한 게임사의 대처는 페미니즘 혐오이자 사상 검열‘이라 주장했다.

 

이같은 주장에 대다수의 업계종사자와 게이머들은 본질에 초점을 맞춰야한다고 반박했다. 젠더 갈등, 정치적 이념, 사상을 떠나 게임과 전혀 무관하고 불편을 야기하는 혐오 표현이 몰래 삽입되는 것을 반대한다는 것이 업계와 게이머들의 주된 여론이다.

 

한 게이머는 “표현과 사상은 자유이며 이것이 모든 사회생활에 불이익이 돼서는 안된다. 다만 클라이언트가 맡긴 작업물에 혐오 표현을 몰래 삽입하는 것은 다른 문제다. 제작자의 성별과는 관계 없는 일”이라며, “개인이 재미삼아 혹은 장난 삼아 벌인 일탈이든 개인 작업물도 아닌 클라이언트가 의뢰한 작업물에 반영하는 것은 프로의식이 결여된 것이다. 이는 게임을 만들어온 수많은 개발자와 순수하게 게임을 즐기는 이용자들에 대한 폭력”이라고 비판했다.

 

심화되는 논란에 게이머들도 본격 대응에 나섰다. 다만 혐오를 반대하는 입장을 고수하기 위해 선행으로 맞서겠다는 성숙한 자세를 보였다. 가장 먼저 논란이 시작된 메이플스토리의 이용자들은 푸르메재단 넥슨어린이재활병원에 기부 릴레이를 시작했다. 기부행렬은 하루도 지나지 않아 1500만원을 훌쩍 넘어섰다. 또한 메이플스토리 이용자뿐 아니라 게이머 전반에 선행의 물결이 확산되면서 기부금 규모를 정확히 파악할 수 없을 정도다. 심지어 뜨거운 관심 속에 푸르메재단 넥슨어린이재활병원 홈페이지가 마비되는 사태까지 벌어졌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게임개발자로서 게이머들의 선행 릴레이는 혐오 이슈라는 부정적인 상황을 바꿔줄 수 있는 전환점이라고 생각한다. 기업이 시도하기 어려운 부분까지 배려해주시는 게이머들의 성숙한 행동에 감사할 따름”이라며, “이번 선행으로 논란이 하루빨리 종식되고 모든 게이머들이 즐거운 게임 생활로 돌아가길 바란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