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TV=심준보 기자] 최근 증권업계가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부실 충격 대비에 착수했다.
부동산 PF 부실 우려 속에 증권사들은 관련 조직 축소에 나선 가운데 직원들의 줄퇴사도 이어지고 있다.
향후 전망도 어둡다. 전문가들은 올해보다 내년이 더 문제가 커질것으로 보고 있어 업계의 긴장감도 높아질 전망이다.
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다수의 증권사들이 PF사업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증권사들은 부동산 호황기 PF 대출 등 부동산 부문 비중을 늘려 수익성 제고를 노렸으나 지금은 '충당금' 쌓기가 급선무다. 올해 상반기 기준 국내 증권사들의 부동산PF 위험노출액은 28조4000억원에 달하며 연체율은 17.28%다. 고정이하여신(금융 기관의 대출금 가운데 3개월 이상 연체된 부실 채권) 자산 규모는 지난해 같은기간에 비해 50% 이상 증가했다.
이에 몇몇 증권사들은 부동산 PF 부서를 축소하고 있다.
하이투자증권은 지난 주 조직개편과 인사를 단행하며 부동산 영업조직을 대폭 줄였다. 이번 인사에서 물러나는 7명의 임원 중 부동산 사업 관련 임원만 5명이다. 이중에는 그간 하이투자증권의 부동산PF 사업을 지휘하며 여의도 '연봉킹'이었던 김진영 하이투자증권 투자금융총괄 사장도 포함됐다. 부동산 관련 조직은 홍원식 사장의 직속 4개실로 조정됐다. 아울러 리스크 관리 강화를 위해 진태우 프로젝트금융실장, 홍원표 구조화금융실장, 함재두 부동산금융실장, 민재훈 투자금융실장 등이 새로 선임됐다.
앞서 미래에셋증권도 지난달 조직개편을 단행하며 부동산 관련 부서를 대폭 축소했다. 미래에셋증권의 부동산 관련 조직은 당초 투자개발부문과 프로젝트금융부문 산하 각각 3개의 본부와 인프라금융본부 등 7개였으나 이번에 투자개발부문과프로젝트금융부문이 대체투자금융부로 통폐합돼 현재 부동산 관련조직은 4개만 남았다. 미래에셋증권은 부동산 사업부의 대표직함도 없애기로 했다. 기존 투자개발부문대표와 프로젝트금융부문의 사업부 대표를 본부장 자리로 대체한다.
부동산 PF 사업부문 인력 감축을 진행한 증권사도 있다. 지난 6월 BNK투자증권은 IB 부문의 인력 감축을 단행해 PF 본부 내 3개 부서 중 'PF 3부'가 해체됐고, PF본부장과 PF1부 부서장은 중도사임했다.
부동산 PF 직원들의 퇴사도 나타나고 있다. 현대차증권은 최근 부동산PF 담당 조직을 PF본부에서 팀 단위로 축소했다. 이 과정에서 다른 증권사에서 부동산 본부로 이직해왔던 4명이 모두 회사를 떠났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부동산 영업직은 대부분이 계약직 형식으로 증권사 IB(투자은행) 부문은 팀 단위로 움직이는것이 일반적이다"면서 "관련 사업의 수익성에 따라 재계약 여부가 결정되는 식이라 다른 중소형 증권사들 역시 부동산 조직 축소나 관련 인력 구조조정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부동산 PF로 인한 여파가 내년에 더 커질 수 있다고 말한다. 이예리 NICE신용평가 금융평가본부 선임연구원은 “금리 인하 시점이 지연되고, 부동산 경기 회복이 늦어진다면 만기 연장이 이자 부담을 가중시키고 사업성을 하락시킬 수 있다”면서 “내년부터 사업성이 크게 훼손된 사업장부터 본격적인 구조조정이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기명 한국투자증권 크레디트 연구원도 "PF 시장은 올해보다 내년이 더 시끄러울 것이다"며 "내년에는 금융당국도 만기 연장을 유도하는 것보다 경·공매를 통한 사업 재구조화에 일종의 묵인 내지는 방치하는 식으로 태도가 바뀔 것으로 전망한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