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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닥이 뚫렸다...멈추지 않는 개미들의 엔화 투자 전망은?

엔화 예금, 7일만에 10월 규모 추월...관련 ETF·주식도 매수
"추가 하락 가능성 낮아" vs "日, 엔화 강세로 돌릴 이유 없어"

 

[FETV=심준보 기자] 원‧엔 환율이 지속적으로 떨어져 860원대까지 다다르자 반등을 예상한 개인투자자들이 엔화를 비롯해 엔화 관련 상장지수펀드(ETF), 주식 등에 투자하고 있다. 그러나 개인투자자들의 강한 매수세와 달리 업계 전문가들의 의견은 엇갈리고 있다. 

 

1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엔화 환율은 오전 8시 기준 870.73원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 11일 기준 864.94원에서 소폭 회복했으나 11거래일 연속 800원 환율을 이어가고 있다. 중국 붐이 일었던 2008년 이후 약 15년간 원‧엔 환율은 100엔당 1000원대 안팎을 넘나드는것이 일반적인 투자자들의 인식이었다. 그러나 지난 6일 15년만에 860원대를 기록한 이후 계속해서 이례적인 가격대를 유지하고 있다. 
 

이에 개인투자자들은 환차익을 노리고 엔화 사들이기에 나서고 있다. 지난 7일 기준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엔화예금 잔액은 1조1407억엔(약 9조9500억원) 규모로 지난 10월 1조489억엔(약 9조1500억원)을 일주일만에 넘어섰다. 엔화 선물 ETF인 'TIGER 일본엔선물'도 마찬가지다. 개인투자자들은 지난 8월부터 최근까지 약 281억원을 매수했고 올해 전체로 보면 순매수만 1076억원에 달한다.

 

환차익을 통한 헷징(위험상쇄)이 가능하다는 생각에 일본 주식 매수세도 강하게 나타났다. 국내 투자자는 일본 주식을 지난 4월부터 현재까지 7개월째 순매수하고 있다. 누적액은 지난 9일 기준 5억5646만달러(약 7356억원)에 달한다. 

 

엔저 현상의 원인으로는 일본은행(BOJ)이 완화적 통화 정책이 원인으로 지목된다. 미국 연방준비위원회는 지금까지 공격적인 금리 인상을 이어왔고 영향을 받는 다른 주요국가들 역시 이에 동조해 왔다. 반면 일본 금융당국은 지금까지 경기 부양을 위해 낮은 금리 등 금융 완화 정책을 지속하고 있다.

 

해외 자금 이탈로 인한 영향도 제기된다. 일본 기업이 외화를 벌어왔음에도 이를 엔화로 환산하는데 난항이 있다는 것이다. 일본 미즈호 은행은 경상수지에서 외화로 보유중인 것으로 추정되는 재투자소득, 이자, 배당금을 제외하면 2022년 회계연도 기준 대규모 자금이 해외로 유출됐다고 분석했다. 니혼게이자이 신문은 "금리차뿐 아니라 무역과 투자에 따른 자금 교환도 엔화 매도 요인"이라며 "금리는 경기 사이클에 따라 오르내리기 때문에 이에 따른 엔화 약세 압력은 점차 완화될 수 있지만 무역 및 투자와 관련된 자금은 일본보다 성장 기대감이 더 큰 해외에 있다"고 평가했다.

 

이후 엔화 환율의 향방에 대한 업계 전문가들의 반응은 엇갈린다.

 

일부 연구원들은 최근의 원화 대비 엔화 가치가 과도하게 저평가 됐으며 일본 금융당국의 정책 변화가 필연적이라고 밀한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엔화 가치가 저평가 영역에 있는 것으로 판단되지만 최근 한·일 간 경제 상황을 보면 860~70원대 100엔·원 환율은 다소 과도한 수준”이라고 했다. 하재석 NH투자증권 연구원 또한 "일본은행이 시행하고 있는 양적완화, YCC(수익률곡선통제) 수정, 정책 금리 상향 등의 정책변화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내다봤다.

 

반면 엔화 약세의 방향전환은 내년에나 가능하다면서 단기 수익을 노리는 투자에는 신중해야한다는 전망도 나온다. 변정규 미즈호은행 전무는 "일본 정부가 엔화를 강세로 돌릴 이유가 없다"면서 "임금이 오르고 소비 진작이 일어나 디플레이션에서 탈출하는 게 확인된 후에야 방향 전환이 시작될 것"이라고 설명하며 그 시점은 내년 4월 이후로 전망했다. 이정훈 유진투자증권 연구원 역시 "일본은행의 마이너스 금리 해제는 적어도 내년 2분기 이후 글로벌 경기의 연착륙 여부를 확인한 뒤에야 이뤄질 것"이라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