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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


숫자로 보는 이마트 30년

1993년 韓 첫 할인점 ‘이마트 창동점’ 등장
‘최저 가격제’ 선언 등으로 소비자 호응
향후 체류형 매장 변신…내년 신규 점포 출점 재개

[FETV=박지수 기자] ‘국내 최초 할인점’ 이마트가 12일 창립 30주년을 맞는다. 지난 30년간 새로운 혁신을 거듭하며 국내 유통사와도 발전의 궤를 함께 한 이마트의 눈부신 성장을 짚어본다.

 

 이마트의 지난해 매출(연결기준)은 전년대비 17.7% 늘어난 29조3335억원으로 사상 최대 매출을 찍었다. 현재 운영 중인 전국 이마트 매장은 총 154개(이마트 133개, 트레이더스 21개 포함)다. 이마트가 운영하는 해외 점포 수는 지난달 기준 미국 56개, 몽골 4개, 베트남 2개 등 모두 62개에 달한다.

 

◆1 = 이마트는 국내 1위이자 최초의 대형마트다. 이마트 탄생은 1993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삼성그룹 계열사인 신세계백화점의 체인스토어 사업부문 소속이었던 이마트는 지난 1993년 11월 12일 서울 도봉구 창동역 인근에 1호점인 ‘이마트 창동점’ 문을 열면서 한국에서는 첫 번째로 할인점 형태의 대형마트를 선보였다.

 

이날 이마트 창동점에서는 2만6800명의 고객이 몰리며 이날 하루에만 2억원에 가까운 매출을 올렸다. ‘에브리데이 로우 프라이스(everyday low price·매일 낮은 가격)’이라는 사명처럼 공산품이나 신선식품을 백화점 및 전통시장보다 싸게 팔며 소비자들이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도록 했다. ‘물건 값이 싸다’는 입소문이 퍼지면서 소비자들은 환호했고, 이마트를 찾는 소비자들 역시 점점 많아졌다.

 

하지만 당시 이마트의 성공을 점치는 사람이 많지는 않았다. 당시 창동역 인근 3km 반경에는 서울 북동부 대표 백화점이었던 미도파백화점(현 롯데백화점 노원점)이 있었던데다 대형할인점은 한국에서 한 번도 선보인 적이 없던 유통형태였기 때문이다. 당시 백화점과 제조업체들은 이마트식 가격파괴가 제조업체들의 수익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우려를 표하며 이마트 창동점에 납품을 중단하는 등 압력을 넣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마트 창동점 매출은 개점 초기 하루 평균 9000만~1억3000만원 수준에서 1년 후 일 매출 2억원을 넘기며 ‘대박’을 쳤다. 납품을 중단했던 제조업체들 역시 슬그머니 다시 이마트에 물건을 넣기 시작했다. 이후 이마트는 지속적으로 몸집을 불렸다.

 

1994년 일산점, 1995년 부평점을 잇달아 열며 몸집을 불렸다. 1998년에는 업계 최초 연 매출 1조원을 넘기며 이마트 10호점을 열었는데 이는 한국 유통 시장에 또 하나의 변곡점으로 기억되는 해이다. 삼성그룹에서 분리된 것도 이쯤으로 1997년 신세계그룹은 삼성에서 완전히 분리됐다.

 

◆2003 = 1990년대 초까지 공산품은 백화점과 대리점, 야채 및 고기 등 신선식품은 전통시장으로 양분돼 있었다. 이마트의 성공으로 시장 구조도 크게 달라졌다. 롯데마트(1998년)와 홈플러스(1999년)도 국내 할인점 시장에 뛰어들었고 대형마트는 고속 성장을 이어가며 탄생 10년 만인 2003년 백화점 매출을 앞질렀다.

 

특히 이 과정에서 미국계 글로벌 유통 체인인 월마트가 국내 시장에 상륙하기도 했지만 이마트가 선점해 놓은 한국형 할인매장 서비스에 익숙해진 소비자들의 발걸음을 잡지는 못했다. 이마트는 2002년 50호점인 강릉점의 문을 열며 승승장구한 반면 월마트는 누적되는 손실을 견디지 못하고 2006년 한국 시장에서 철수했다.

 

같은 해 이마트는 월마트 코리아를 인수하면서 월마트가 한국에서 철수하며 남기고 간 16개의 점포를 인수해 국내 점포수로만 100호점을 돌파했다. 이후 2007년에는 월매출 1조원을 넘겼고, 그해 12월 국내외 매장에서 10조원이 넘는 연매출을 올리는 어엿한 유통 대기업으로 우뚝 섰다. 이후 2011년 5월 이마트는 신세계백화점에서 별도 법인 분리되며 홀로서기를 했다. 국내 첫 창고형 할인매장인 트레이더스 1호점이 개점한 것도 이즈음이다.

 

◆ 2013 = 서울시는 2013년 이마트 창동점을 서울의 미래유산으로 선정했다. 당시 서울시는 이마트 창동점에 대해 “1993년 개장한 우리나라 최초 할인마트”라고 밝혔다. 창동점을 서울의 미래유산으로 선정한 이유에 대해서는 “선진국의 할인업태를 벤치마킹해 탄생한 이마트 창동점의 출현은 당시 유통시장 완전 개방과 관련해 외국 선진 유통업체의 국내 진출에 대항할 자체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노력을 의미하며 세계화가 시작된 후의 우리나라 유통산업의 발전상을 보여주므로 보존 가치가 충분하다”고 덧붙였다.

 

◆ 2019 = 승승장구하던 이마트였지만 온라인 쇼핑몰의 성장과 급변하는 유통환경 등으로 인해 이마트는 지난 2019년 2분기 1993년 창립 이후 처음으로 분기 적자를 냈다.  당시 영업 손실액은 전년 동기 대비 832억원 줄어든 299억원. 2019년 3분기에 영업이익이 1162억원으로 뛰며 다시 흑자로 돌아섰지만 속사정은 달랐다. 2018년 3분기에 비하면 40% 급감한 수치였기 때문이다. 당시 신세계그룹은 이마트 부문 임원 40명 중 11명을 한꺼번에 교체하는 초강수를 뒀다.

 

◆ 20 = 지난 2020년은 이마트가 국내 유통기업 가운데 최초로 매출 20조를 돌파한 해다. 이마트는 지난 2020년 전년 대비 15.6% 증가한 22조330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국내 유통업계 새 기록을 썼다. 영업이익 역시 2400억원으로 전년 대비 57.4%나 뛰었다.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으로 전 세계 대부분의 오프라인 유통업체들 매출이 부진했을 당시여서 더욱 눈길을 끌었다.

이마트는 이제 새로운 30년을 준비하고 있다. 한채양 이마트 대표이사는 지난 9일 서울 중구 장충동 신세계그룹 도심 연수원 신세계 남산에서 ‘이마트 창립 30주년 기념식’을 열고 임직원들에게 “대한민국 유통업을 혁신해온 이마트의 일등 정신과 자부심을 되살리자”며  “한동안 중단했던 신규 점포 출점을 재개하겠다”고 밝혔다. 한 대표가 지난 9월 22일 선임된 이후 공식 석상에서 향후 경영 전략에 대해 밝힌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마트의 올해 상반기 매출은 14조4065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1.8% 증가하는 데 그쳤다. 영업이익은 221억원 흑자에서 394억원 적자로 돌아서는 등 ‘어닝 쇼크’ 수준의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그간 이마트는 수익성이 악화한다는 이유로 출점을 중단하고 일부 점포를 폐점한 바 있다. 이를 위해 최소 5개 이상 점포 용지를 확보해 신규 출점을 이뤄내겠다는 구상이다. 이마트의 마지막 신규 점포는 2021년 전주 에코시티점으로 오는 2025년 고덕비즈밸리점(가칭)을 선보일 계획이다. 

 

유통업체 핵심인 상품과 가격 경쟁력도 극대화한다. 한 대표는 “이마트와 이마트24, 이마트에브리데이 3사의 시너지를 다각도로 창출하고 SSG닷컴, G마켓 등 온라인 자회사와 협업을 적극 실천하겠다”고 말했다. 한 대표는 이마트와 함께 이마트24와 이마트에브리데이 대표를 동시에 맡고 있다.

 

특히 기존 점포를 새롭게 단장해 고객 체류형 매장으로 바꿔나갈 예정이다. 한 대표는 “고객이 더 많은 시간을 체류할 수 있도록 라이프스타일형 점포로 바꿔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7월 체류형 매장으로 새롭게 단장해 선보인 더 타운몰 3호점 킨텍스점의 경우 지난 8월 말 기준 매출이 지난해 대비 약 10% 증가하고 누적 고객 수도 약 55만명을 돌파하는 등 소비자들의 발길을 붙잡았다.

 

이마트는 항상 ‘최초’라는 수식어를 동반해왔다. 1996년 대형마트 최초로 물류센터를 열었고, 1997년 중국 상하이에 진출하며 해외시장에도 첫 받을 내디뎠다. 같은해 자체브랜드(PB) 상품을 최초로 선보였고, 2002년에는 세계 유통업계 최초로 최단기간 매출 5조원을 넘겼다. 현재도 대형마트업계 매출 1위, 점포수 1위를 기록하고 있는 이마트의 새로운 ‘최초’ 수식어는 또 무엇일지 업계의 관심이 쏠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