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FETV=박제성 기자] HMM의 매각을 향한 본입찰이 2주도 채 안 남은 D-13일 앞으로 다가왔다. 현재 동원, 하림, LX 3파전으로 압축된 가운데 자금마련을 위한 셈법 눈치와 더불어 막대한 인수자금으로 유찰 가능성도 거론될 정도로 혼돈 속 분위기로 전개되고 있다.
여기에 더해 최근 HMM노조가 막대한 인수 자금으로 원활한 매각을 할 수 있을지 여부에 부정적 입장을 내비치고 있다. 현재 HMM의 인수에 필요한 몸값을 정확하진 않지만 6~7조원 등으로 평가하고 있다. 이로 인해 이들 3사의 인수 부담이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이달 10일 기준 주가와 연동하는 HMM의 시가총액(시총)은 11조2900억원이 넘을 정도로 거대한 덩치를 갖고 있는 글로벌 해운물류사다.
이런 와중에서도 3사는 인수를 위한 치열한 셈법을 통해 어떻게 하면 인수를 할 수 있을지 머리를 맞대고 있다.
1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HMM의 본입찰이 오는 13일인 가운데 이들 3파전의 실사작업이 지난 8일 마무리됐다. 정확히 말하자면 이번 HMM의 매각대상은 공적 지분(59.9%)을 갖고 있는 KDB산업은행(산은)과 한국해양진흥공사(해양공사)를 대상으로 진행된다.
지난달 20일 HMM은 최대주주인 산은과 해양공사가 지녔던 1조원 규모의 영구채를 주식으로 전환했다. 영구채는 원금을 내지 않고 이자만 내는 채권을 말한다. 민영화 방식으로 매각을 위해서는 영구채 처리 문제는 중요한 숙제 중 한 개다.
이와 관련, 산은에 따르면 전환사채(CB, 8000만주), 신주인수권부사채(BW, 1억2000만주)에 대해 주식으로 전환했다. 전환 가액은 주당 500원이다. 주식전환에 따라 산은과 해양공사의 HMM의 지분율은 기존 40.6%에서 57.9%로 상승했다.
이런 와중에 3파전인 상황에서 HMM보다 몸값이 작다보니 3사 모두 유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목소리도 점점 힘이 실리고 있다. 앞서 강석훈 산은 회장도 “적합한 인수 회사가 없으면 유찰도 당연할 수 밖에 없다”고 언급했다.
이에 대해 해운업계에서는 연내 HMM의 매각 목표가 숲으로 돌아갈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도 팽배한 상황이다. 즉 연내 매각도 어려울 수 있다는 입장인데 최종 결과는 연말까지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다.
3사 중에 2사 회장들은 HMM 인수에 적극적 관심을 내비치고 있다. 앞서 참치계의 자존심인 동원그룹 김재철 명예회장은 “HMM 인수는 꿈의 정점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양계장 자존심인 하림그룹 김홍국 회장은 “해운 운송부터 식품제조, 물류까지 밸류체인(공급망 구축)을 강화하는 것은 국가경쟁력을 올리는데 기여하는 일”이라며 군침을 흘리고 있다.
동원은 서울 서초구 빌딩에 대한 부동산 매각과 비상장 계열사의 IPO(기업공개, 주식상장)를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동원그룹의 계열사인 미국 참치캔 업체인 스타키스트에 전환사채 발행을 추진을 검토하고 있다. 하림은 최근 자금 확보 차원인지 자회사인 팬오션이 보유하던 한진칼 1628억원 규모의 주식 지분을 처분했다.
이를 두고 해운업계에선 HMM의 인수를 위해 자금 실탄 확보차원에 구슬땀을 흘리는거 아니냐는 주장하고 있다. 당연히 자금 확보를 위해서는 최대한 끌어모아야 하는 상황인데 7조원에 이르는 HMM의 몸값에 턱없이 부족한 금액이다. 과연 어떤 방식으로 자금을 끌어모을지 가장 귀추가 주목되는 부분이다.
자금 확보에 HMM노조가 최근 부정적 입장을 내비쳤다. 전정근 HMM 해원연합노조위원장은 "산은이 이렇게까지 매각을 서둘러서 하는 이유가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든다"며 "인수 후보군의 자금 조달이 의심스러운 상황에서 매각이 과연 국가발전에 도움이 되냐는 심각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본입찰까지는 HMM의 인수자금 확보 방안을 어필하는 것이 중요한 상황”이라며 “본입찰 이후에는 본격적인 자금 방안 실천과 더불어 해운물류 경쟁력을 제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