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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뱅크 상장을 바라보는 BC카드의 복잡한 속내

상장 일정 지연에 실적 부진까지...자본확충·F1 지분매입 부담


[FETV=임종현 기자] 케이뱅크의 기업공개(IPO) 연기에 케이뱅크 대주주인 BC카드의 속내가 복잡해지고 있다.

 

IPO 지연으로 케이뱅크의 자본확충 부담을 떠안을 수 있는 가운데 업황 악화에 실적도 뒷걸음치고 있다. 여기에 케이뱅크가 상장을 못할 경우 7000억원 달하는 재무적 투자자(FI)의 지분을 매입해야 한다. BC카드 입장에서는 최악의 시나리오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케이뱅크는 지난해 9월 상장 예비심사를 통과한 뒤 상장 절차를 밟았다. 하지만 올해 2월 부진한 IPO 시장 상황에 수익성과 성장성에 기반한 기업가치를 제대로 인정받기 어렵다고 판단해 상장 철회를 결정했다.

 

금융권에서는 케이뱅크의 ‘상장 적기 시점’ 찾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케이뱅크의 성장성·수익성이 주춤하고 있고, 앞서 상장한 인터넷전문은행 카카오뱅크의 주가가 반토막 난 상황에서 빠른 시일 내 IPO 재추진은 힘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케이뱅크의 올 상반기 순이익은 대규모 대손 충당금 적립 영향으로 전년 동기 대비 45% 감소한 251억원을 기록했다. 케이뱅크 입장에선 수익성을 끌어올리기 위해선 공격적인 영업이 필요한 상황이지만, 국제결제은행(BIS) 비율 하락에 고심이 커지고 있다. BIS비율이란 은행의 자기자본을 대출이나 지급보증과 같은 위험자산으로 나눈 비율을 의미한다. 비율이 낮을수록 자본이 취약한 은행으로 평가된다. 금융당국은 은행들에 BIS비율을 10.5% 이상 유지하도록 규제하고 있다. 

 

케이뱅크의 BIS 비율은 올 2분기 말 기준 13.54%로 당국의 규제치를 웃돌고 있지만, 매 분기 떨어지고 있다. BIS 비율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대주주의 유상증자 또는 IPO가 필요하다.

 

케이뱅크의 대주주인 BC카드의 실적부진으로 유증 참여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BC카드는 올 상반기 순이익 30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1.6% 줄었다. BC카드의 영업수익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결제망 수익(매입업무수익)이 흔들리고 있다. 지난해부터 전북은행·SC제일은행이 BC카드 결제망에서 빠졌고, 올해는 우리카드가 자체 결제망 구축을 선언하며 주요 고객들이 잇따라 이탈하고 있다.

 

비교 대상인 카카오뱅크의 주가도 약세를 이어가고 있는 점도 부담이다. 카카오뱅크는 지난 2021년 8월 공모가(3만9000원), 시가총액 18조원으로 성공적으로 증시에 데뷔했지만, 이달 23일 기준 2만950원(시가총액  9조9883억원)으로 2년 만에 반토막 났다.


BC카드 입장에선 케이뱅크의 경영 악화가 불편할 수 밖에없다. 케이뱅크가 오는 2026년 7월까지 상장하지 못하면 FI는 BC카드에게 동반매각청구권(drag-along)을 행사할 수 있다. 비씨카드는 케이뱅크가 지난 2021년 6월 FI과 7250억원(총 1억1154만주) 규모의 신주 인수 계약을 체결할 때 투자자에 케이뱅크 지분에 대한 동반매각청구권을 부여했다. 투자자들이 동반매각청구권을 행사하면 BC카드는 기존 주주들과 함께 지분을 제3자에 매각하거나 기존 투자자의 지분을 매입해야 한다.

 

김성진 나이스신용평가 연구원은 “케이뱅크의 상장이 이뤄지지 못할 경우 7250억원 이상의 자금이 소요될 수 있다”며 “이는 BC카드의 지난해 8월 말 자기자본(별도기준) 1조 4487억원의 50% 수준으로 재무적 부담이 크게 증가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케이뱅크 관계자는 “추후 역량을 인정받을 수 있는 적기에 다시 상장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