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FETV=박지수 기자] 프로야구 SSG 랜더스의 정용진 구단주가 22일 서울 강남구 KBO(한국야구위원회)를 전격 방문했다. 21일 LG와의 홈경기에서 벌어진 심판 판정에 대한 항의 표시다. 정 구단주는 KBO에서 허구연 총재를 만나 약 30분간 얘기를 나눴다.
방문 이유에 대해 정용진 구단주는 면담을 마친뒤 현장에 있던 취재진들에게 “경기는 이길 수도, 질 수도 있다. 결정된 판정이나 결과가 달라지지 않는다는 것도 안다. 하지만 룰은 공정해야 한다”며 “저처럼 야구로 하루가 좌우되는 사람들을 위해 사명감을 가져주시라는 부탁을 드리러 왔다”고 설명했다. 그는 “오심 하나로 팬들이 실망하고, 감독과 선수들 사기가 땅에 떨어졌다. 한유섬을 비롯한 선수들 얼굴을 보기가 미안해서 직접 찾아와야겠다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앞서 정용진 구단주는 개인 SNS를 통해 “승리를 뺏겼다. 할말은 많지만 말 안하겠다. 이번일을 계기로 더 이상 이런 판정이 없었으면 좋겠다”며 “배경에 대해 주위에 말들이 많다. 신빙성 있다. 부디 사실이 아니길 빈다”고 썼다.
SSG는 21일 LG와 접전 끝에 1대2로 졌다. 0-2로 뒤진 8회말 1사 만루로 동점 또는 역전기회를 만들었으나 심판의 오심으로 1점을 뽑는데 그쳤다. 당시 박성한이 때린 타구가 LG 1루수 김민성의 글러브를 약간 스쳐 외야로 가려다 우효동 1루심의 몸에 맞았다. 야구 규칙에 따르면 당시 경기가 그대로 진행되는, 인플레이 상황이었다. 하지만 우효동 심판이 두 팔을 들어 볼데드를 선언한게 문제의 발단이 됐다.
1루주자 한유섬이 멈칫 거리다 2루까지 뛰지 않고 그대로 1루에 머물러 버린 것. 3루주자 에레디아의 득점은 인정했지만, 이 때문에 한유섬이 아웃됐다. 박성한의 2루타성 타구는 내야땅볼로 기록됐다. SSG는 최소한 동점을 만들 수 있는 상황에서 1점만 뽑는데 그쳤고, 이어진 2사 1·3루에서 땅볼이 나오면서 득점에 실패했다.
SG가 야구단을 인수한 지난해 시즌 시작부터 한국 시리즈가 끝날 때까지 단 하루도 1위 자리를 내주지 않으면서 ‘와이어 투 와이어(wire to wire)’ 통합챔피언에 오른 SSG는 5위에 머무르면서 포스트시즌 진출을 장담하지 못하는 처지다. 시즌 초에는 LG와 상위권에서 선두를 다투는 등 선정했으나 8월 이후 13승25패로 승률이 키움에 이어 끝에서 두 번째일 정도로 부진한 상태다.
심판들은 합의 후 “심판이 페어 선언을 했더라도 한유섬이 2루까지 가지 못했을 것이라고 판단해서 아웃 처리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당시 수비수들도 볼데드 판정에 따라 움직임이 없었기 때문에 결과에 대해 속단하기는 어려웠다. KBO는 22일 오전 자체 논의 끝에 우효동 심판에게 올 시즌 잔여경기 출장정지 징계를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