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FETV=박제성 기자] 3대 국제유가 중에 2개인 두바이유와 브렌트유가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설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특히 이 두 가지 국제유가가 92달러를 돌파하면서 정유업계와 화학업계의 표정이 달라지고 있다. 정유업계는 '미소'를 짓는 반면 화학업계는 '울상'을 찌푸리고 있다.
22일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21일(현지시간) 기준 두바이유는 93.04달러, 브렌트유는 92.26달러, 서부텍스스원유(WTI)로 집계됐다. 이는 전날대비 각각 0.03, 0.10, 0.09 달러 하락했다. 최근 약 한 달 사이 국제유가가 고공행진을 펼치고 있다. 10개월 만에 최고치를 갱신하는 하락 기미가 당분간 보이지 않고 있다.
국제유가가 말도 못하게 급등하는 이유는 이렇다. 사우디를 중심으로 OPEC+(석유수출국기구+)이 감산 정책 카드를 내민 여파가 수요와 공급의 영향을 준 탓이다. 사우디는 연말까지 100만 배럴 감산을 이어가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또 중국의 경제활동 재개 여파도 수요가 공급 속도보다 빠른 것도 주요 이유 중 한개다.
이로 인해 국내 기름값도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한국석유공사 오피네엣 따르면 22일 기준 휘발유값은 1787.37원, 경유는 1685원으로 전날대비 또 상승했다. 이는 전날대비 각각 1.69원, 2.12원 상승했다.
윤용식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OPEC+의 공급 감축이 연말까지 지속됨에 따라 공급 부족 우려가 지속되며 유가와 정제마진 모두 상승했다”며 “올해 4분기까지는 공급 부족 현상이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상황이 이렇자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돌파하는 전망도 심심치 않게 흘러 나온다. 골드만삭스는 1년 후 브랜트유 전망치를 기존 93달러에서 100달러로 올려잡았다. 씨티그룹, 뱅크오브아메리카(BOA), JP모건 등도 이같은 전망치를 내놓고 있다.
국제유가가 오르면 정제마진이 오르기 때문에 빅 4 정유사(SK에너지, GS칼텍스, S-OIL, HD현대오일뱅크)는 기뻐한다. 반면 석유화학업계는 한숨을 내쉬면서 인상을 찌푸릴 수 밖에 없다. 이유는 정유사들로부터 원유를 사와서 정제하라면 비용이 이중으로 드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이럴 경우 수출에도 악재로 작용한다. 한국의 석유화학제품들 중 절반 정도는 수출을 한다. 대한석유협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석유제품 수출량은 전년 대비 3.2% 늘어난 2억2850만 배럴로 집계됐다. 경유는 상반기 전체 물량의 41%를 차지했다.
그런데 이같은 수출에 중국이 발목을 잡고 있다. 중국이 자국 내 석유화학 생산시설을 늘려 수출을 가로막으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석유화학업계의 수익성의 바로 미터인 에틸렌 스프레드(마진)는 올해 상반기 톤(t)당 200달러에서 최근 137달러 수준까지 떨어졌다. 통상 톤당 300달러 수준을 손익분기점(손해도 이익도 아닌 지점)으로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