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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환점 노리는 윤종규-강한승의 만남

국민카드, 쿠팡 첫 PLCC 사업자 낙점...윤종규 KB금융 회장 등장 '눈길'
퇴임 두 달 앞둔 이례적 행보...두 회사 '성장동력 확보' 전략 맞물려

 

[FETV=권지현 기자]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쿠팡의 첫 상업자표시신용카드(PLCC) 파트너로 KB국민카드가 낙점되면서 금융권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특히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 등판이 관심을 끄는 모양새다. 계열사 업무협약식에 그룹 수장이 직접 나선 것으로, 임기 막바지에 접어든 윤 회장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국민카드에 힘을 실어주기 위한 행보라는 해석이 나온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카드는 쿠팡과 손잡고 올해 4분기 '쿠팡 와우 카드'를 출시하기로 했다. 지난 15일 쿠팡 잠실 사옥에서 열린 이번 업무협약식에는 윤종규 KB금융 회장과 이창권 국민카드 사장, 강한승 쿠팡 대표, 비제쉬 아이어 쿠팡페이 대표가 참석했다. 두 회사의 최고경영자(CEO)가 한자리에 모인 것으로, 이번 PLCC 카드 런칭이 두 회사에 주는 의미가 작지 않음을 시사한다. 실제 국민카드 관계자는 "고객들의 즐거운 쇼핑 생활에 새 바람을 불러일으킬 최고 수준의 혜택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신상품"이라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윤 회장이 계열사 행사에 참여한 것은 올 들어 이번이 처음이다. 강한승 쿠팡 대표와 나란히 앉아 사진을 찍은 인물이 이창권 국민카드 사장이 아니라 윤 회장이라는 점은 그가 이번 국민카드-쿠팡 협력에 적지 않은 공을 들였음을 의미한다. 

 

 

올해 6월 말 국민카드의 당기순이익은 1929억원으로, 3년래 처음으로 2000억원을 밑돌았다. 1년 전(2457억원)보다 21.5%(528억원) 줄어든 금액이다. 이에 KB금융 내 국민카드 순익 순위는 지난해 3등에서 올해 5등으로 2계단 떨어졌다. 

 

반면 경쟁사인 현대카드는 지난해 상반기 순익이 1557억원에서 올해 1572억원으로 소폭 증가했다. 이에 두 카드사의 순익 차이는 작년 6월 말 900억원에서 올해 357억원으로 1년새 540억원 좁혀졌다. 윤 회장으로선 임기가 2개월 밖에 남지 않았지만 비은행 주력 계열사인 국민카드의 반등을 위해 직접 움직일 유인이 충분했던 셈이다. 

 

쿠팡은 카드사 입장에서 상당히 매력적인 파트너사다. 실제 국내 상위 카드사들이 이번 쿠팡 PLCC 사업권을 따내기 위해 치열한 경합을 벌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카드는 1100만명에 달하는 쿠팡의 유료멤버십 '와우멤버십' 가입자를 대상으로 다양한 혜택과 서비스를 제공, 새 수익 창출 창구로 삼겠다는 전략이다. 현대카드는 스타벅스·배달의민족·네이버·현대차·대한항공 등 업계 톱 기업과 잇달아 PLCC 카드를 선보였는데, 이는 현대카드의 순익과 시장점유율을 끌어올리는 결과로 이어졌다. 

 

양사의 이번 만남은 강한승 쿠팡 대표 역시 새 전환점을 노린 결과물로 보인다. 현재 쿠팡은 네이버와 함께 이커머스(전자상거래) 시장을 이끌고 있다. 쿠팡의 올 2분기 매출은 1년 전보다 21% 늘어난 7조6749억원, 영업이익은 1940억원을 기록하며 역대 최대 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기존 사업인 이커머스 부문이 21% 신장한 덕분이었다.

 

하지만 쿠팡의 시장지배력이 커지면서 LG생활건강, CJ제일제당·올리브영 등 브랜드 업체들과의 남품 관련 갈등이 잇달아 발생, 현재와 같은 성장성 담보가 불투명해지고 있다. 여기에 11번가, SSG닷컴, G마켓 등이 시장 지배력 확대에 나선 데 이어 최근 토스도 앱 '토스페이' 탭에서 공동구매 서비스를 정식 선보인 점은 쿠팡으로선 신경이 쓰일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이에 쿠팡은 시장 지배를 공고히 하기 위해 OTT 쿠팡플레이 사업 강화부터 쿠팡이츠 멤버십 할인까지 회원 혜택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서비스를 늘리고 있는데, 국민카드와의 이번 만남도 그 일환이라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