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TV=권지현 기자] 금융당국이 가계대출 증가의 주범으로 꼽는 50년 만기 주택담보대출(주담대)을 가장 많이 신규 취급한 곳은 NH농협은행인 것으로 확인됐다.

14일 금융감독원이 더불어민주당 오기형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8월 말 기준 50년 만기 주담대 신규 취급액은 총 8조3000억원이었으며 이 가운데 농협은행이 2조8000억원으로 전체의 33.7%를 차지했다. 하나은행은 1조7000억원으로 전체의 20.5%를 차지했다. 두 은행의 취급액이 전체 50년 만기 주담대 신규 취급액의 절반을 넘을 정도로 집중됐다.

이어 Sh수협은행(1조2000억원), KB국민은행(1조원), IBK기업은행(9000억원) 등이 뒤를 이었다. 5대 시중은행 중에선 신한은행과 우리은행은 1000억원으로 상대적으로 적게 취급했다. 지방은행의 경우 대구은행(2000억원), 경남은행(400억원), 전북은행(100억원), 광주은행(20억원) 순이었다.

연령별로 보면 40~50대가 4조7000억원으로 전체의 57.1%로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30대 이하는 2조5000억원(29.9%)으로 집계됐다. 60대 이상에도 50년 만기 주담대가 1조1000억원(12.9%) 팔렸다.

50년 만기 주담대는 지난해 10월 SC제일은행과 12월 광주은행이 도입했으며 올해 들어 상반기에 수협과 대구은행, 전북은행이 잇따라 취급하기 시작했다.

특히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를 우회해 많은 대출을 받을 수 있다는 인식이 퍼지자 은행들이 앞다퉈 50년 만기 주담대를 출시, 가계 대출 급증을 유발했다. 

그러나 금융당국이 가계 부채 급증을 우려해 50년 만기 주담대를 취급하는 은행들을 압박하자 농협은행과 기업은행, 경남은행, 부산은행 등이 취급을 중단했다. 또 국민은행, 신한은행, 카카오뱅크, 대구은행 등은 50년 만기 주담대에 연령 제한 등을 뒀다.

한편 당국은 지난 13일 '가계부채 현황 점검 회의'를 열고 DSR 산정 만기를 최장 40년으로 축소하기로 했다. 또 오는 22일까지 5대 은행과 지방은행, 인터넷전문은행 등을 대상으로 가계대출 실태 점검에 나설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