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TV=허지현 기자] 애경산업의 매출이 연일 고공행진하는 등 '체질개선'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애경산업은 지난 5년간 장기부진의 늪에서 빠졌지만 올해들어 가파른 상승기류를 만나는 등 반등을 꾀하고 있다. 앞서 애경산업은 지난 2020년쯤 영업조직을 개편하고 수출상품에 '애경'이라는 회사명을 없애는 등 변신을 시도했다. 이같은 변신이 실적개선으로 나타났다는 게 애경산업 안팎의 분석이다.
13일 유통업계 및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애경산업이 지난해부터 실적 회복국면에 돌입했다.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은 320억원이다. 이같은 추세라면 올해 영업이익은 600억원대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영업이익이 정점을 찍었던 5년전 수준에 근접하는 셈이다.
애경산업은 지난 2018년엔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786억원에 달했고 시가총액은 2조원을 웃돌았다. 하지만 애경산업은 2018년 상장 이후 지난해까지 하락세를 보였다. 특히 지난 2020년과 2021년 영업이익은 각각 200억 원대에 그치는 등 실적부진이 뚜렷했다.
김혜미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단일브랜드가 가지는 위험, 주력 판매채널 홈쇼핑 부진, 높은 중국 의존도 등이 실적 하향 요인으로 복합 작용했다"며 "그러나 지난해부터 실적 회복 국면을 맞이하고 올해 연간 영업이익은 600억 원을 상회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애경산업이 가파른 실적 반전을 거둔 것은 대대적인 '체질개선' 효과라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우선 애경은 지난 2020년 5월 임재영 대표 취임후 세계시장을 공략 및 디지털 역량 강화를 위해 조직을 세분화하고 전문인력을 확충하는 등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판매채널 다양화 전략도 애경산업의 경쟁력 강화에 주효했다. 2018년까지 애경산업의 화장품 주력 판매망은 홈쇼핑이었다. 당시 홈쇼핑 화장품 매출은 1000억원대를 웃돌았지만 최근에는 300억원대 안팎으로 쪼그라들었다. 애경산업은 홈쇼핑과 별도로 온라인과 헬스엔뷰티(H&B) 채널을 확장하는 등 화장품 유통채널 다변화를 꾀했다. 그 결과 애경산업의 화장품 매출은 1000억원대 이상으로 급증했다.
중국 의존도가 높은 수출 지역도 다변화했다. 뷰티업계가 모두 그렇듯이 물론 화장품의 경우 여전히 중국 매출 비중이 높지만 애경산업은 일본·미국 등 수출국가 다양화에 박차를 가했다. 생활용품의 경우 러시아·중앙아시아 등을 중심으로 중국 시장을 대체하기 위한 수출선 다변화를 꾀하고 있다.
애경산업 관계자는 "화장품과 생활용품에서 단일 브랜드, 단일상품 의존도가 완화되고 있다"며 "다방면의 체질개선과 구조조정을 통해 성장 동력을 재정비 한 게 최근 실적반전의 단초가 됐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애경산업은 최근 임원진들이 자사주를 매입하며 큰 이목을 끌었다. 지난주 공시된 임재영 대표이사, 김상준 전무, 정창원 상무 등 애경산업 임원진의 자사주 매입에 이어 선보경 전무, 이현정 상무가 자사주를 추가 매입했다.
애경산업 측은 최근 임 대표 등 임원진이 자사주를 매입한 것 역시 애경산업의 발전과 연관지어 '체질개선 효과'와 무관치 않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임원진들의 자사주 매입은 '주주 가치 제고'와 '주가 부양', '책임경영', '이익 증진'을 위한 의지 표명으로 보여진다.
애경산업 관계자는 "글로벌 가속화, 디지털 중심 성장, 프리미엄 제품 확대 등 전략에 맞춰 회사 가치를 높이고 더 성장할 수 있다는 자신감 아래 자사주 매입에 나섰다"며 "애경산업 임원진들은 책임경영과 체질개선을 통해 회사의 성장과 가치를 높이는 노력을 지속할 계획이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