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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로즈업] ‘제판분리 트렌드세터’ 여승주 한화생명 부회장

대표이사 취임 4년6개월만에 승진
제판분리 성공적 안착 최대 성과
GA 중심 재편된 시장 유행 선도
흥국·AIA 등 다른 보험사로 확산

[FETV=장기영 기자] 보험업계에 ‘제판(제조+판매)분리’ 바람을 일으킨 한화생명 여승주 사장<사진>이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2021년 당시만 해도 낯설었던 제판분리를 대형 생명보험사 중 최초로 단행하는 모험을 선택한 여 부회장. 2년 후 제판분리의 성공적 안착을 지켜본 다른 보험사들이 잇따라 뒤를 따르면서 그는 유행을 이끄는 ‘트렌드세터(Trend-setter)’가 됐다.

 

한화생명은 지난 1일 여승주 사장을 부회장으로 승진시키는 대표이사 승진 인사를 단행했다.

 

여 부회장이 부회장으로 승진한 것은 대표이사로 취임한 지 4년 6개월만이다. 그는 2019년 3월 각자대표이사로 선임된 후 같은 해 12월부터 단독대표이사로 재직해왔다.

 

여 부회장은 1960년생으로 경복고와 서강대 수학과를 졸업했다. 1985년 경인에너지(현 한화에너지)에 입사 이후 한화생명 전략기획실장, 한화투자증권 대표이사 등을 역임했다.

 

여 부회장은 대표이사 재직 기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여파 등으로 금융시장 변동성이 확대된 상황에서도 새 보험 국제회계기준(IFRS17) 시행에 대비한 영업채널 변화와 상품 포트폴리오 전환을 통해 안정적 경영성과를 이끌어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대형 생보사 중 최초로 보험상품 개발과 판매를 분리하는 제판분리를 단행해 안착에 성공한 점은 최대 성과로 꼽힌다.

 

한화생명은 2021년 4월 초대형 자회사형 법인보험대리점(GA) 한화생명금융서비스를 출범해 제판분리를 단행했다. 보험상품 판매 시장이 GA를 중심으로 재편된 상황에서 특정 보험사의 상품만 취급하는 전속 보험설계사 조직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판단한 여 부회장의 결단이었다.

 

한화생명금융서비스가 처음 출범할 당시만 해도 제판분리는 국내 보험업계에 익숙하지 않은 개념이었다. 삼성생명, 교보생명 등 다른 대형 생보사가 여전히 전속 설계사 조직을 통한 영업에 집중하는 상황에서 한화생명의 실험 성공 가능성은 장담하기 어려웠다.

 

그러나 여 부회장은 불과 2년만에 제판분리의 성공적 안착과 전방위 확산을 이끌며 자신의 결단이 틀리지 않았다는 사실을 증명했다.

 

한화생명의 연결 재무제표 기준 올해 상반기(1~6월) 보험영업수익은 4조6065억원으로 전년 동기 4조3613억원에 비해 2452억원(5.6%) 증가했다. 신계약 연납보험료(APE)는 8650억원에서 1조8460억원으로 9810억원(113.%) 증가했으며, 이 중 보장성보험 APE는 5250억원에서 1조1180억원으로 5930억원(113.2%) 늘었다.

 

같은 기간 한화생명금융서비스의 매출액은 3510억원에서 6960억원으로 3450억원(98.5%) 증가했으며, 당기순손익은 540억원 손실에서 380억원 이익으로 돌아서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한화생명은 이러한 성과를 바탕으로 자금력과 플랫폼을 활용해 GA 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한화생명은 올해 1월 한화생명금융서비스를 통해 대형 GA 피플라이프를 추가로 인수했다. 이에 따라 기존 한화생명금융서비스, 한화라이프랩을 포함해 총 3개 GA, 설계사 2만5000여명을 거느리게 됐다.

 

한화생명은 한발 더 나아가 통합 디지털 영업지원 플랫폼 ‘오렌지트리’를 앞세워 거대 GA 동맹을 결성하기도 했다.

 

한화생명금융서비스는 한화라이프랩, 피플라이프, 글로벌금융판매, 아너스금융서비스, 더블유에셋, 엠금융서비스, 한국보험금융, 유퍼스트보험마케팅 등 8개 대형 GA와 오렌지트리 공동 사용 계약을 체결해 총 9개 GA 소속 설계사 6만여명이 같은 플랫폼을 사용하게 됐다.

 

이 같은 한화생명의 제판분리 성과를 지켜본 다른 보험사들은 잇따라 자회사형 GA를 설립하며 뒤를 따르고 있다. 한화생명의 모험이 성공으로 바뀌면서 제판분리 바람이 유행처럼 빠르게 번지는 양상이다.

 

실제 올해 흥국생명과 AIA생명은 각각 자회사형 GA HK금융파트너스, AIA프리미어파트너스를 설립하며 제판분리 대열에 합류했다.

 

지난해 6월에는 KB라이프생명의 전신인 푸르덴셜생명이 KB라이프파트너스를 출범해 국내 보험사 중 세 번째로 제판분리를 단행했다.

 

한화생명의 경쟁사인 국내 생보업계 1위사 삼성생명도 현재 GA 추가 인수를 검토 중이어서 제판분리 여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앞서 삼성생명의 자회사형 GA 삼성생명금융서비스는 지난해 5월 라이나금융서비스의 8개 지사에 이어 7월 다올프리에셋의 조직을 양수한 바 있다.

 

이 밖에 올해부터 새 보험 국제회계기준(IFRS17) 시행되면서 고(高)수익성 보장성보험 판매 확대에 나선 다른 보험사들도 GA채널 영업 경쟁력 강화를 추진하고 있어 자회사형 GA 설립을 통한 제판분리 가능성이 열려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이미 글로벌 보험시장에서 보험사는 판매회사가 아닌 투자회사로 자리 잡고 있다”며 “한화생명이 촉발한 제판분리 바람은 앞으로도 확산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