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TV=김창수 기자] 삼성전자와 LG전자가 프리미엄 게이밍 모니터 시장에서 진검승부를 펼친다. 경기 침체가 심했던 지난해에 비해 출하량이 늘며 초대형·고성능 제품 수요가 증가한 데 따른 자연스러운 마케팅 경쟁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는 ‘오디세이’ 시리즈, LG전자는 ‘울트라기어’ 라인업을 강화하는 한편 혁신·맞춤 제품을 통해 마케팅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기대된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 통계에 따르면 올해 게이밍용 모니터 출하량은 2080만대로 전망됐다. 이는 지난해(1980만대)보다 약 5% 늘어난 수치다. 지난해에는 글로벌 경기침체 여파로 게이밍 모니터를 비롯한 IT 기기 수요가 크게 둔화했다. 지난해 게이밍 모니터 출하량은 전년대비 13% 급감한 바 있다.
트렌드포스는 ▲많은 브랜드가 주사율 75㎐ 모델을 100㎐ 모델로 대체하고 있는 점 ▲올해 9월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의 e스포츠 정식 종목 채택 ▲중국 코로나19 봉쇄 해제에 따른 PC방 수요 증가 기대감 등을 시장 회복 긍정적 요소로 꼽았다. 시장 회복과 더불어 글로벌 게이밍 모니터 점유율 1, 2위(IDC 통계, 2022년 1분기 기준)인 삼성전자와 LG전자도 신제품을 통해 광폭 행보에 나서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23~27일(현지시각) 독일 쾰른에서 열린 ‘게임스컴 2023’에 참가, 게이밍 모니터 신제품 ‘오디세이 네오 G9’을 공개했다. 오디세이 네오 G9은 57인치에 32대 9 슈퍼 울트라 와이드 비율, 1000R 곡률, 듀얼 UHD 해상도를 지원한다. 32인치 크기의 UHD 모니터 2대를 나란히 붙여놓은 것 같은 형태로 넓은 화면을 제공한다. 또한 최대 밝기 1000니트(nit)에 최대 1ms(밀리세컨드)의 빠른 응답속도와 240㎐의 높은 주사율로 잔상이나 끊김 현상이 없어 고성능 게임 게이머들에게 쾌적한 게임 환경을 제공한다.
기존 제품대비 40분의 1 크기 초소형 발광다이오드(LED)는 밝기와 명암을 섬세하게 제어하고 고대비 영역에서 빛 번짐을 줄여 편안한 게임 화면을 구현한다. 매트 디스플레이를 적용해 자연광이나 반사광으로 인한 화질 저하와 눈부심 없이 게임에 더 집중할 수 있다.
삼성전자는 강화된 성능 ‘오디세이 아크’도 공개했다. 오디세이 아크 55인치는 기존 모델 대비 연결성과 편의성을 강화했다. 3개의 HDMI 포트 외 1개의 DP 포트를 추가해 IT 기기 연결성을 높였다. KVM(키보드, 비디오 모니터, 마우스) 스위치 기능을 탑재, 하나의 키보드·마우스로 최대 4대의 PC를 제어할 수도 있다.
LG전자도 글로벌 시장 공략을 지속하고 있다. LG전자 울트라기어 게이밍 모니터는 7월 6일부터 이달 30일까지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e스포츠 대회 ‘게이머스8’ 공식 제품으로 선정됐다. 울트라기어는 게이밍 성능을 인정받아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게이머스8 PC 게임 종목 공식 모니터로 활용됐다. 이 모델은 올해 ‘리그 오브 레전드’ 국내 및 유럽 리그에서도 공식 제품으로 채택된 바 있다. 이 제품은 초당 360장 화면을 보여주는 360㎐ 고주사율, 마우스 클릭과 화면 동작 간 시차를 줄이는 엔비디아 리플렉스 기능을 탑재했다.
그래픽 카드 신호와 모니터 화면의 주사율을 일치시켜 화면 끊김을 줄여주는 엔비디아 지싱크(G-Sync) 기능도 탑재했다. 25인치 FHD(1920 x 1080) 해상도의 IPS LCD 패널에 표준 색 영역(sRGB, area) 97%를 충족해 색 표현도 정확하다.
업계에서는 국내 제품이 글로벌 최고 수준 경쟁력을 갖춘 만큼 향후 마케팅 증대를 통해 외연 확대에 더욱 집중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전자업계 한 관계자는 “글로벌 경기 불황세가 한풀 꺾이며 게임 관련 시장 수요도 다시 커지는 분위기”라며 “혁신 기술, 차별화된 사용자 경험을 바탕으로 향후 경쟁력을 갖춘 제품들이 더 많이 나올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