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FETV=박제성 기자] LG화학 신학철 부회장은 글로벌 석유화학시장 불황으로 고민이 많다. 그럼에도 나름 만족스러워하는 대목도 있다. 다름 아닌 석유화학 사업 대신 배터리 소재 사업이 상승세를 타며 완충 역할을 톡톡해 해주기 때문이다.
올 상반기 신 부회장이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그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석유화학 사업 매출 비중을 낮추는 대신 배터리 소재 매출 비중이 커지기 때문이다. 사실 신 부회장이 현실과 미래를 조화했을 때 수익성이 높은쪽으로 가닥을 잡고 있다. 이러한 가닥을 잡은 것이 바로 배터리 관련 사업이다.
신 부회장은 의도적으로 석유화학(석화) 사업 의존도를 낮춘 건 아니다. 사실은 더욱 확대하고 싶은 마음이다. 그럼에도 글로벌 석화불경기 여파로 해당 사업이 침체기여서 사업다각화의 볼륨을 키울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몇 년 전부터 글로벌 미래신수종 사업에 전기차(EV)용 배터리 사업의 시장규모가 커진 점도 신 부회장의 이러한 의지를 충분히 반영했다. 이로 인해 신 부회장이 LG화학의 사업다각화 일환으로 지목한 게 배터리소재 사업이다. LG화학의 배터리 사업은 자회사인 LG에너지솔루션과 함께 미국, 유럽 등 글로벌 시장에서 위상을 떨치고 있다.
신 부회장 입장에선 자회사인 LG에너지솔루션이 “형보다 아우가 낫다”는 격언처럼 몸소 체험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유는 연결 재무제표 기준 LG에너지솔루션의 승승장구 실적이 고스란히 LG화학에 반영되기 때문이다.
이는 올 상반기와 작년 상반기의 매출 비중을 비교하면 한 눈에 알 수 있다. 먼저 올 상반기 석유화학 사업 매출 비중은 30.4%로 나타났다. 이는 상반기 총매출 29조2779억 대비 석화사업 부문에서 8조8273억원으로 집계됐다. 반면 작년 상반기는 석화 사업의 매출 비중은 49% 가량으로 나타났다. 같은기간 총 매출 23조8349억1100만원대비 석화사업 매출은 11조6440억원이다. 한마디로 LG화학이 전통 주력사업을 삼던 석화사업 비중이 20% 가깝게 줄어든 셈이다.
신 부회장은 석화사업이 불황을 겪자 업황이 좋은 배터리 사업을 강화하고 나섰다. LG화학은 배터리 소재로 자회사인 LG에너지솔루션은 완성품 배터리로 쌍두마차로 글로벌 시장을 누볐다. 같은 기간 배터리소재 사업 비중은 눈에 띄게 증가했다. LG화학의 배터리소재 사업은 첨단소재 사업 부문으로 포함된다. 첨단소재 사업은 배터리 핵심소재인 양극재뿐 아니라 여러 가지가 있다. 양극재를 비롯해 전자기기 소재, OLED(유기광발광다이오드), 수처리RO필터 등이 포함된다.
양극재 시장규모가 커지다 보니 상반기 첨단소재 매출 비중은 5.5%로 높아졌다. 전체 매출 29조278억원대비 첨단소재 매출은 1조5954억원으로 집계됐다. 특히 LG에너지솔루션의 활약이 도드러진다. LG에너지솔루션이 LG화학의 매출 비중의 60%(17조5130억5500만원)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지난해 첨단소재 매출은 1조8416억2000만원이다. 이는 올해 상반기 매출은 이보다 2.2%포인트 감소했다. 하지만 자회사인 LG에너지솔루션의 성장세가 가파르다. 지난해 상반기 LG에너지솔루션의 매출은 9조4080억7800만원으로 같은기간 전체 매출대비 39.5% 가량을 차지했다. LG에너지솔루션 관계자는 “올 상반기 전체 매출은 29조278억원을 달성했다”면서 “이중 LG에너지솔루션이 60.3%, 석유화학 사업 30.4%, 첨단소재 사업 5.5%, 생명과학 사업 1.9% 등을 차지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