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TV=박제성 기자] "LX vs 동원산업 vs 하림 vs 하팍로이드"

올해 기업 인수합병(M&A) 시장의 최대어로 꼽히는 HMM 매각이 4파전 양상을 띠게 됐다. 당초 HMM 인수전을 둘러싸고 6파전 전망이 나왔지만 예비입찰 마감일인 21일 SM그룹과 글로벌세아 등이 불참하며 최종 4파전으로 결론났다. 

2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21일 예비입찰에서 인수의양서를 제출한 기업은  LX인터내셔널, 동원산업, 하림-JK파트너스 컨소시엄 국내 기업 3곳과 독일 하팍로이드 1곳 등 총 4곳으로 나타났다. 이중 독일 기업은 하팍로이드는 세계5위 규모의 컨테이너선 선사다.

이번 매각 대상은 KDB산업은행(지분 20.7%)과 해양진흥공사(지분 20%)가 보유한 주식 1억9879만주를 포함한다. 또 이들이 보유한 전환사채(CB)와 신주인수권부사채(BW) 등 영구채 2조6800억원중 1조원치를 주식으로 전환한 2억주를 합한 총 3억9879만주다.

이제 막 예비입찰 의향서를 접수한 상태이기 때문에 아직도 최종 매각까지는 갈길이 멀다. 이번 HMM 인수전의 최후 승자 전망도 단정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제 본입찰을 통한 최종 후보군(숏리스트)이 추려지고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최종 인수계약 절차가 남은 상태다.

독일 해운사인 하팍로이드가 참여했지만 외국 국적사이다 보니 최종 인수대상자로 선정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HMM이 국내 토종 해운물류사이다 보니 외국기업이 매각 인수자로 선정되기는 국내 정서상 쉽지 않다는 것이 업계의 시각이다. 여기에 더해 이번 매각 대상은 산업은행과 해양진흥공사가 소유한 공적 지분에 해당되기 때문에 외국기업에 매각하는건 쉽지 않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최근 해운업계에선 현재로선 자금력이 풍부한 LX인터내셔널을 가장 유력한 최종 인수대상자로 점쳐지는 분위기다. HMM의 매각 추정가는 5조원 이상인데 하팍로이드를 제외한 LX인터내셔널이 현금성 자산이 상대적으로 풍부하기 때문이다. 올 상반기 기준 LX인터내셔널은 연결 재무제표 기준 1조3000억원 가량의 현금성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만약 LX인터내셔널이 최종 인수자로 선정될 경우 남은 숙제는 과연 부족한 현금을 어떻게 확보할 것인지가 관건이다.

향후 매각 일정 관련, 산은과 해진공은 예비 입찰에 참여한 기업을 적격자 선별 과정을 진행한다. 이후 2개월 가량의 실사를 거쳐 본 입찰과 11월 중 예상되는 우선 협상 대상자 선정, 주식 매매 계약(SPA) 체결 절차를 거쳐 연내 모든 매각 과정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HMM의 몸값이 커져 버려서 인수가격이 만만치 않은 상황”이라며 “결국 현금성 자산과 HMM과의 물류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매각 참여군이 최종 깃발을 꽂을 가능성이 높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편 앞서 처음 매각 참여의 뜻을 밝혔던 SM그룹과 글로벌세아는 몸값이 커질 만큼 비대해진 HMM 인수에 부담을 느껴 인수전을 포기한 것으로 전해진다. SM그룹 우오현 회장은 지난 7월 HMM 인수 희망가를 4조5000억원을 제시한 바 있다. 그러면서 영구채 전환물량이 매각 대상으로 나올 경우 HMM 인수전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밝힌 바 있다.

영구채는 쉽게 말하면 원금을 상환하지 않고 이자만 계속 상환하는 채권을 말한다. 영구채전환 물량은 이러한 영구채를 주식으로 전환하는 주식수를 말한다. 이에 따라 조만간 숏리스트(최종 후보군)가 추려지고, HMM의 기업 가치 등을 따져보는 실사가 이어질 것으로 업계는 전망했다. 매각 공고가 나오기 전부터 HMM 인수 의지를 내비쳤던 SM그룹과 글로벌세아는 이번 예비입찰에 불참했다.

앞서 지난달 우오현 SM그룹 회장은 한 언론 인터뷰에서 HMM 인수 희망가를 4조5000억원으로 제시한 뒤 인수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영구채 전환 물량이 매각 대상으로 나올 경우 HMM의 인수전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했는데 매각 공고에 해당 물량이 포함되면서 인수전에 나서지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또 다른 인수희망자였던 글로벌세아도 인수가에 부담을 느꼈는지 인수에 불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