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FETV=박제성 기자] K-배터리가 중장기적 캐시카우 사업인 폐배터리 재활용(BMR) 사업을 지목한 가운데 차근차근 기반을 닦아나가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이노베이션(자회사 SK온)의 K-배터리 3인방이 10년 후를 내다보고 BMR 사업에 각 자 진행속도는 다르지만 나름 속도를 붙이는 모양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중장기적으로 BMR 사업을 놓고 삼국지 양상이 그려지는 거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전기차에 탑재되는 배터리 수명은 대략 10년 내로 알려졌다. 따라서 현재까지 출시된 전기차에 탑재된 배터리가 수명이 남아 있어 당장 급한 상황은 아니다. 현재 상황에선 이들 K-배터리는 관련 R&D(연구개발) 및 시험생산(데모플랜트) 단계로서 향후 상용화 단계를 마칠 때쯤 본격 생산 궤도에 들어선다.
현재 폐배터리 사업의 경우 3사의 사업 방향 및 단계가 서로 구분되는 모양새다. 먼저 SK이노베이션은 국내부터 합작법인을 통한 공장을 본격화 하고 있다. 향후에는 미국, 유럽에 진출할 계획을 갖고 있다. 반면 LG에너지솔루션은 중국부터 합작공장을 짓기로 했다. 삼성SDI는 아직 합작공장 설립을 밝히지는 않았고 전담연구소만 설립했다.
가장 최근 소식을 전한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 8일 중국 현지의 화유코발트 기업과 폐배터리 사업 관련 합작법인을 설립했다. 양사는 중국 현지에서 한중 간 최초 폐배터리 사업을 하기로 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화유코발트에 폐배터리의 스크랩(폐기물)을 화유코발트에 제공한다. 화유코발트는 LG에너지솔루션을부터 받은 스크랩을 통해 핵심원료인 리튬, 니켈, 코발트를 수거한다. 그런 다음, 화유코발트가 전구체(양극재 전 화학물질)를 생산한 뒤 LG에너지솔루션 중국 협력업체에서 양극재를 생산한다.
SK이노베이션이 국내에 액션을 취한 사이 LG에너지솔루션은 중국시장부터 공략에 들어간 것이다. 현재까지 국내 설립 소식은 전해지지 않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현재 BMR 사업 단계에서 화유코발트를 제외한 추가 합작법인 설립 소식은 없다”고 말했다.
SK이노베이션은 국내에 폐배터리 사업에 주파수를 맞추고 있다. BMR 전문업체인 성일하이텍과 2025년을 목표로 합작법인 설립 및 공장설립을 검토 중이다. 현재 대전 환경과학기술원에서 데모플랜드(시험생산 라인)을 준공, 현재까지 가동 중이다. SK온은 국내 합작공장을 마치면 향후 미국, 유럽을 중심으로 글로벌 배터리 판매량을 확대할 계획이다.
삼성SDI는 작년 7월 전담 연구소를 만들었다. 연구소명은 ‘리사이클 연구랩’이다. 설립 목적은 폐배터리 회수율을 높이기 위한 연구가 주목적이라고 삼성SDI는 밝힌 바 있다. 현재 삼성SDI는 연구소에서 BMR 관련 R&D만을 진행하는 단계다. 현재 국내외 BMR 합작법인 설립 얘기는 아직은 별다른 소식이 나오지 않는 상태다.
한편 SNE리서치에 따르면 전세계 BMR 시장 규모는 무게 기준 2025년 78만 6000t(톤), 2030년 143만 6000t, 2035년 266만 3000t, 2040년 500만 9000t 규모로 추산된다. 이를 금액으로 환산하면 오는 2030년 535억 6900만 달러(약 60조원), 2040년에는 1741억 2000만 달러(약 200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SNE리서치는 내다봤다.
중장기적으로 시간이 지날수록 BMR 사업의 성장세는 도드라질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이러한 향후 시장규모로 인해 선진국 정부에서도 관련 법안을 서두르고 있다. EU는 BMR 관련 새로운 배터리 법안인 이른바 ‘지속가능한 배터리법’을 지난 4월 채택했다.
EU 정부는 이같은 예측을 하고 있다. 2020년 약 4만톤이던 폐배터리가 2025년에는 7만5000톤, 2030년에는 24만톤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즉 10년 기간동안 6배 가량 커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