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TV=권지현 기자] "요즘은 아빠들도 육아에 대한 관심과 참여가 높은 만큼 육아로 인한 퇴직과 경력 단절에 대해 고민이 있었는데, 5년의 육아 기간을 갖고도 커리어를 안정적으로 이어갈 수 있다는 건 굉장한 혜택이라고 생각한다" (두 자녀를 둔 KB국민은행 8년차 대리 A씨)
대한민국 출산율에 '빨간불'이 켜진 가운데 KB국민은행에서 시행 예정인 '육아를 위한 재채용 조건부 퇴직 제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자녀를 둔 직원은 이 제도를 통해 육아를 위한 충분한 기간을 확보할 수 있고 안정적으로 커리어를 유지할 수 있어 경력 단절 우려도 해소했다는 평가다.
2022년 우리나라 합계출산율은 0.78명으로 5년 연속 역대 최저치를 경신하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0.78명은 OECD 회원국의 2021년 평균 합계출산율 1.58명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저출산 문제의 원인에 대해서는 다양한 의견이 나오고 있지만 '직장 근무 등 육아에 집중하기 어려운 환경' '육아로 인한 퇴직 시 경력 단절 우려'가 주 요인이라는 것에 대해서는 대다수가 동의하고 있다.
국내 기업들은 저출산 문제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지원 방안 마련을 위해 분주히 노력하고 있다. 금융권 역시 여러 방안을 선보이고 있는 가운데 국민은행은 '육아를 위한 재채용 조건부 퇴직 제도'를 도입, 내년부터 시행하기로 했다.
이 제도는 육아휴직을 사용한 직원을 대상으로 퇴직 시 3년 후 재채용 기회를 부여하는 것으로, 제도가 시행될 경우 직원은 육아휴직 2년을 포함해 최대 5년 동안의 육아 기간을 갖게 된다. 이후 별도 채용 과정 없이 다시 국민은행에 채용된다. 재채용 시 퇴직 직전 직급으로 원복돼 직장 생활을 안정적으로 이어갈 수 있으며 급여 감소 등의 불이익에 대한 우려도 없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육아로 인한 경력 단절 불안을 해소해 직원들의 출산을 장려하고 당행이 채용한 우수한 인재들에게 지속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자 동 제도를 마련하게 됐다"며 "앞으로도 우리 사회 주요 위기로 떠오른 저출산 문제 해결에 기여할 수 있도록 다양한 지원사업을 지속 발굴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KB금융그룹은 그룹 다양성 중장기 추진목표인 'KB Diversity 2027' 수립을 바탕으로 유급 출산휴가 기간 증대 등을 통해 여성의 경력 단절 가능성을 낮추고 있다. 지난 2018년엔 교육부와 업무협약을 맺고 5년간 750억원을 지원해 전국 2265개 국공립 병설유치원과 초등돌봄 교실을 신설·증설했으며, 올해 2월에도 교육부와 2027년까지 5년간 총 500억원을 지원하는 업무협약을 통해 저출산 극복과 미래 세대 육성을 위한 지원에 나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