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TV=김진태 기자] 마창민 DL이앤씨 대표가 최근 신규 인력을 대거 선발하고 나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그간 100명대 안팎이던 신규채용이 3배 넘게 늘어났는데 한풀 꺾인 성장세를 되살리기 위해 선택한 대표의 솔로몬적 묘안으로 풀이된다. 공격적인 사업 확대로 줄어든 실적을 회복하겠다는 것이다. 줄어든 실적과 달리 수주가 확대일로에 접어든 것도 인력을 늘린 이유다. 인력 충원의 카드를 뽑아든 마 대표가 연내 실적 회복을 이룰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DL이앤씨는 지난 2021년 대림건설에서 인적분할한 이후 매년 성장을 거듭했다. 1조원대에 머물렀던 분기 매출은 지난해 기준 2조원을 웃돌았고 수백억원에 그쳤던 영업이익은 1000억원대를 훌쩍 넘겼다.
성장과 수익성 등 두 마리 토끼를 잡았던 DL이앤씨는 올 초 들어 주춤하고 있다. 2조원대를 웃돌았던 분기 매출은 올 초 다시 1조원대로 내려앉았고 1000억원을 웃돌았던 영업이익도 900억원대를 기록하며 세자릿수대로 돌아왔다. 아직 확정되진 않았지만, 잠정 집계된 2분기 실적을 살펴보면 이 회사의 영업이익은 200억원 가까이 줄어든 700억원대를 기록했다. 전 분기와 비교하면 20.2%, 전년 동기와 비교하면 46.6% 줄어든 수치다.
지난해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시공능력평가(이하 시평)에서 3위에 이름을 올렸던 쾌거도 1년 만에 퇴보했다. 최근 5년간 시평에서 3위를 유지했던 것을 생각하면 이례적이다. DL이앤씨는 인적분할이 있었던 2021년 시평에서 8위를 기록했다. 하지만 이는 신설법인에 적용되는 기준으로 경영평가액을 반영했던 탓이다. 회사의 실적이 타 경쟁사보다 부족한 것은 아니었다.
DL이앤씨의 경우 올해 시평 순위에서 3계단 미끄러진 것은 온전히 실적 문제다. DL이앤씨는 전년과 비교해 시평액을 종합하는 4개 항목 모두에서 평가액이 줄었다. 4개 항목은 공사실적평가액, 경영평가액, 기술능력평가액, 신인도평가액 등으로 DL이앤씨는 이 4개 항목 모두에서 적게는 2%대, 많게는 14%대의 평가액 감소율을 보였다.
마 대표가 지난해 인력 충원에 나선 것도 이러한 상황에 기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꺾인 성장세를 회복하기 위해서 사업을 키우겠다는 것이다. 실제로 DL이앤씨가 지난해 신규 채용한 인원은 총 392명이다. 전년 채용한 신규 인력이 109명인 것과 비교하면 4배에 육박하는 파격적인 수준이다.
DL이앤씨의 수주가 꾸준히 늘고 있는 점도 인원을 늘린 요인으로 분석된다. DL이앤씨는 올 상반기 기준 5조5137억원의 신규수주를 기록했다. 전년 동기(4조4818억원)보다 1조원 이상 많은 수준이다. 지난해 전체 신규수주 11조8944억원의 절반 정도는 채워 놓은 셈이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DL이앤씨의 성장세가 최근 주춤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이는 건설업이 어려워진 데 따른 것이지. DL이앤씨만의 문제는 아니다”며 “경영 여건이 어려운데도 인력을 늘렸다는 것은 사업을 공격적으로 하겠다는 것인데 잘 되면 좋지만 자칫 고정비가 늘어나 수익성을 깎아먹는 일이 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