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FETV=박제성 기자] 인천 검단의 신축 아파트 지하주차장 붕괴 사고 원인으로 지목된 '철근 누락'이 타 아파트 단지에도 무더기로 나타났다.
30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검단 아파트처럼 지하주차장에 무량판 구조를 적용한 한국토지주택공사(LH) 발주 아파트를 전수 조사한 결과 15개 단지에서 철근이 누락된 것으로 나타났다.
무량판 구조는 보 없이 기둥이 직접 슬래브를 지지한다. 이로 인해 기둥이 하중을 견딜 수 있도록 철근을 튼튼하게 감아줘야 한다.
정부는 민간 발주 아파트 100여곳에 대한 안전점검도 진행할 예정인 가운데 이같은 철근 누락 아파트가 추가로 더 나올 수 있다.
30일 오후 국토교통부는 LH 서울지역본부에서 원희룡 장관 주재로 '공공주택 긴급안전점검 회의'를 열었다.
91개 단지 중 이미 준공된 단지는 38개(38%), 공사 중인 단지는 56개(62%)를 대상으로 전수 조사를 진행했다.
조사 결과 15개 아파트 단지 지하주차장에 '전단보강근(철근)'이 제대로 설치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10개 단지는 설계 미흡으로 철근이 빠져 있었다.
구조계산이 제대로 되지 않았거나 구조계산은 제대로 됐으나 설계 도면에 전단보강근 표기를 빠뜨린 곳도 나왔다. 5개 단지는 시공이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철근이 빠진 15개 아파트의 콘크리트 강도는 설계 기준 강도를 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문제가 드러난 곳 중 이미 입주를 마친 곳은 5개 단지다.
LH는 입주한 4개 단지에서 정밀안전점검을 추진 중이며, 이 단지에서는 보완 공사를 할 예정이다. 1개 단지에 대해서는 현재 보완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입주 전 단지는 10개 단지다. LH는 입주 전 단지 중 6개 단지는 보완 공사 중이다. 4개 단지는 입주 전 보완 공사가 마칠 예정이라고 밝혔다.
원희룡 국토부 장관은 책임자에 대한 징계와 고발 조치를 예고했다. 원 장관은 LH에 "무량판 구조로 설계·시공에 따라 전단보강근 등 필수 시공에 누락이 생기게 한 설계와 감리 책임자에 대해 가장 무거운 징계 조치와 함께 즉각 수사 의뢰, 고발 조치를 해달라"고 촉구했다.
이한준 LH 사장은 "(철근 누락관련 ) 15개 단지의 설계·감리가 언제 발주됐고 여기에 관여한 사람은 누구인지 조사해 한 치의 의혹도 남지 않도록 관련자가 책임지게 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