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FETV=김진태 기자] 건설 경기가 신통치 않은 가운데서도 DL건설이 기대 이상의 좋은 경영실적을 보이면서 '형보다 나은 아우'란 평가를 받고 있어 주목된다. DL이앤씨의 수익성이 1분기 만에 두자릿수 감소한 반면 DL건설은 2배 이상 증가한 '남는 장사'를 했기 때문이다. 두 회사는 당기순이익에서도 대조적인 모습을 보였는데 업계 일각에선 사업지 선구안이 문제란 지적도 나온다.
2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DL건설은 올 2분기 6002억원의 매출과 211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이는 매출의 경우 전 분기대비 16.5%, 영업이익은 103.6% 증가한 실적이다. 대다수 건설사들이 주택시장 불황으로 경영난을 겪는 모습과 비교하면 대단한 성과다.
실제로 2분기 실적을 발표한 대형 건설사들은 매출은 올랐어도 영업이익은 줄었다. 자재비와 금리가 오르면서 전체적인 수익 구조가 악화됐기 때문이다. 통상 건설사는 사업을 진행할 때 은행으로부터 자금을 조달해 실시하는데 금리가 오를수록 수익이 줄어든다.
이뿐 아니다. 급격히 오른 원자재 비용도 수익성을 깎아 내리는데 동참했다 계약을 맺고 공사가 들어가기까진 최소 1년여의 시간이 필요하다. 늦어질 경우 수년에서 수십년이 걸리기도 한다. 문제는 이 기간 자재비가 오를 경우 건설사는 공사를 진행할수록 손해를 입게 된다. 국내 대다수 건설사의 수익성이 줄어든 이유다.
이같은 악재는 DL건설도 피할 수 없었다. DL건설의 원재료 및 생산설비 현황을 보면 지난 1분기 기준 레미콘 가격은 ㎥당 8만4500원이다. 전 분기 레미콘 가격이 ㎥당 8만300원인 것을 고려하면 1분기 만에 4000원 이상 오른 셈이다.
문제는 이같은 동일한 환경에도 불구하고 영업이익 부문에서 희비가 엇갈렸다는 점이다. 실제 이기간 DL이앤씨의 수익성은 20%대의 감소율을 기록한 반면 DL건설의 영업이익이 2배 이상 증가했다. DL이앤씨의 자회사인 DL건설이 더 장사를 잘 한 것인데 업계 일각에선 이를 두고 형보다 잘난 아우란 의견이 지배적이다. 작년 말 기준 DL이앤씨가 보유한 DL건설의 지분율은 63.94%다.
같은 상황에 놓인 두 회사의 실적이 상이한 것을 두고 업계에선 사업장을 선택하는 '선구안'이 희비를 갈랐다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건설사의 경우 통상 공사를 수주해 매출을 올리는 데 어떤 사업지를 수주하느냐에 따라 발생하는 수익에서 큰 차이를 드러낸다. 결국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선 좋은 사업지를 고르는 안목이 중요하다. DL건설이 DL이앤씨보다 더 좋은 선구안을 가졌다고 평가받는 이유다.
실제로 DL이앤씨는 최근 공들였던 사업지에서 발을 빼고 나온 것도 DL건설보다 선구안이 부족한 것 아니냔 지적이 있다. 최근 DL이앤씨는 과천 최고 입지라 평가받는 과천주공 10단지 재건축 사업에서 10개월 만에 손을 털고 나왔다. 건설경기가 좋지 않은 데다 자재비 상승으로 사업 여건이 어려워졌다는 이유에서다. 자칫 커질 수 있는 리스크를 사전에 막은 셈이다. 다만, 과천주공 10단지 사업을 수주했을 경우 이익뿐 아니라 브랜드 가치를 높일 수 있다는 점에서 아쉬움을 남기는 대목이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건설경기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 리스크를 줄이는 것은 중요하지만 결국 공들였던 사업에서 손을 뗀 것은 그만큼 손해가 발생하는 것”이라며 “타 건설사 대비 DL이앤씨의 수익성 감소가 큰 것은 아니지만 DL건설과 비교하면 손색이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