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TV=권지현 기자] 국내 주요 시중은행들이 최근 1년 새 중소기업보다 개인사업자 대출금리를 더 많이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들어 소규모 자영업자의 연체율이 오르고 있어 개인사업자 대출 부실에 대한 우려를 낳고 있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이 지난 3~5월 취급한 개인사업자 신용대출 평균 금리는 5.64%로 나타났다. 1년 전(3.61%)보다 2.03%포인트(p) 오른 수치다. 이에 지난해 최저 3.1%에서 최대 4.42% 수준이던 대출금리는 올해 5.24~5.99%를 기록했다.
은행별로는 농협은행 금리가 1년 새 2.52%p 최대폭으로 뛰었다. 하나은행과 우리은행은 각각 2.14%p, 2.09%p 올라 2%대 상승을 보였으며, 국민은행과 신한은행도 각각 1.85%p, 1.57%p 대출금리가 올랐다.
같은 기간 5대 은행의 중소기업 신용대출 평균 금리는 5.89%로, 지난해 3~5월 취급한 금리(4.14%)보다 1.75%p 상승했다. 은행별로는 농협은행이 1.96%p로 가장 많이 올랐고, 하나은행(1.92%p), 우리은행(1.85%p)가 뒤를 이었다. 5곳 중 3곳이 1년 새 자영업자 대출금리를 2%p 이상 올린 것을 감안하면 상대적으로 낮은 상승폭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1년 동안 기준금리가 오른 데다 신용등급별로 가산금리와 가감조정금리 적용 폭이 달라진 결과로 보인다”며 “코로나19를 거치면서 개인사업자의 상환 여력이 악화된 점이 영향을 미친 것 같다”고 말했다.
![5대 은행 개인사업자 신용대출 금리 상승폭(단위: %p, 3~5월 취급분 기준). [자료 은행연합회] ](http://www.fetv.co.kr/data/photos/20230729/art_1689900618208_568475.png)
1년 새 2%p 이상 뛴 대출금리는 자영업자의 연체율 악화를 불러올 우려가 있다. 지난 3월 말 신한·하나·우리은행 3곳의 SOHO(소호·소규모자영업) 평균 연체율은 0.35%로 나타났는데, 이는 1년 전 0.17%의 두 배가 넘는다. 하나은행 소호 연체율이 0.17%에서 0.41%로 0.24%p 뛰었으며, 신한·우리은행도 같은 기간 0.18%p, 0.14%p 올라 각각 0.33%, 0.32%를 나타냈다.
같은 기간 중소기업 연체율은 0.21%에서 0.31%로 0.1%p 상승했다. 작년 3월 말엔 이들 은행 3곳의 소호 평균 연체율이 전체 중소기업 연체율(0.21%)보다 0.04%p 낮았으나, 1년 만에 0.04%p 앞서게 된 것이다.
아직은 절대적인 평균 금리 수준이 개인사업자보다 중소기업이 소폭 높은 수준이라고는 하지만, 1년 새 개인사업자의 연체율이 크게 오른 데다 대출금리마저 중소기업보다 더 오른 점을 감안하면 자영업자 부채의 질이 악화될 가능성이 높다.
서정호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국내 자영업자 시장의 포화상태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최저임금 상승과 경기 부진 등에 따른 자영업자 대출의 부실 우려가 있다”면서 “자영업 대출의 경우 자영업의 특성을 감안해 지역별-업종별로 차별화된 리스크 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향후 자영업에 대한 자금지원 시에는 생계형 자영업자를 효과적으로 구분해 정책지원의 대상을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