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FETV=박제성 기자] 올해 3분기 HD현대오일뱅크와 자회사들 간 거래액이 가장 많았던 곳은 ‘HD현대케미칼’로 나타나 석유화학 사업에도 속도를 내는 것으로 보인다. HD현대오일뱅크와 HD현대케미칼의 3분기 거래액은 3조674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제 막 3분기가 시작됐지만 지난 6월에 3분기 HD현대오일뱅크와 자회사 간의 상품 및 용역 거래를 체결한 상태다.
HD현대오일뱅크의 자회사는 HD현대케미칼을 비롯해 HD현대쉘베이스오일, HD현대글로벌서비스, HD현대OCI, HD현대코스모, HD현대이앤에프 등 6개사가 있다. HD현대오일뱅크 하면 대기업 정유회사로 알고 있지만 회사 내 핵심 사업으로는 석유화학 사업도 포진돼 있다.
HD현대케미칼은 HD현대오일뱅크의 효자 회사로 자리매김했다. 3분기 기준 HD현대오일뱅크는 HD현대케미칼과 총 거래액은 3조6740억원에 달한다. 총 거래액의 산정 방식은 모회사(HD현대오일뱅크)와 자회사 간 매출과 상품 등을 들여온 매입액을 합쳐 계산한다.
HD현대케미칼이 HD현대오일뱅크와 가장 많이 거래할 수 있었던 비결은 바로 나프타(납사)에 답이 있다. 나프타는 정유에서 플라스틱을 만들기 위해 없어서는 안 될 핵심 원료다. HD현대케미칼은 나프타를 주력으로 사업을 하고 있다. 양사 간 나프타 거래를 통한 3분기 매출은 6085억3300만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해당기간 전체 매출(1조1759억) 대비 52% 가량을 차지한다.
그 다음으로 많은 부분은 HPC(중질유 기반 석유화학설비) 원료, 생산제품 관련 계약이다. 총 규모는 3292억4300만원이다. 현대오일뱅크 입장에선 현대케미칼의 HPC 생산 시설을 애지중지 여길 수 밖에 없다.
HPC는 나프타, LPG 원료를 대신해 중질유와 부생가스 저가 원료를 할용해 기존 석유화학 공장보다 원가경쟁력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작년 10월 현대케미칼은 충남 대산에 HPC 석유화학 시설을 준공했다.
그 다음은 유틸리티 거래다. 해당기간 1296억5100만원 규모로 계약됐다. 정유업계에서의 유틸리티란 석유화학 시설을 가동하기 위해 필요한 전기, 스팀(열) 등과 관련된 것을 말한다. 이 외에도 석유화학 생산 제품 판매와 관련된 사업이 1026억6200만원으로 4위로 집계됐다.
HD현대케미칼에 이어 HD현대오일뱅크와 자회사간 거래액 2위는 HD현대쉘베이스오일이 차지했다. 양사 간 총 거래액은 8145억원(매출 5675억, 매입 2470억원)으로 집계됐다. 양사 간 거래를 통한 전체 매출은 5675억3600만원으로 집계됐다. 이 중 윤활기유 관련 원료 매매 매출이 5409억7200만원(95.3%)으로 압도적으로 가장 많은 거래를 차지했다.
HD현대쉘베이스오일은 지난 2012년 HD현대오일뱅크와 세계적 영국-네덜란드의 메이저 석유회사인 쉘그룹이 설립한 합작회사다. 특히 작년 기준 HD현대쉘베이스오일은 아프라카 등을 포함한 전세계 50여개국에 윤활기유를 수출하고 있다.
HD현대쉘베이스오일에 이어 거래규모 3위는 HD현대글로벌서비스로 집계됐다. 현대오일뱅크 간 전체 거래액은 1202억4800만원으로 집계됐다. 이 중 석유화학 제품 판매 관련이 1200억원(99.8%)으로 100%에 육박한다.
HD현대오일뱅크는 회사 경영방침상 아직 코스피에 상장되진 않았지만 HD현대그룹에 대들보 역할을 하는 핵심 계열사 중 한 곳이다. 올 1분기 기준 경영성적은 매출 7조3987억원, 영업이익 2590억원으로 각각 집계됐다.
물론 지난해 러시아 우크라이나 사태에 따른 고유가로 8500억원이 넘는 초대박 영업이익과 상반된다. 러·우 사태를 제외했을 때 1분기 2500억원이 넘는 영업이익은 정유기업의 사업규모를 실감케 해준다.
현재 HD현대오일뱅크의 최대주주는 그룹 내 지주회사인 HD현대와 사우디의 아람코다. HD현대는 HD현대오일뱅크의 지분 73.85%(1억8099만1117주)를 보유하고 있다. 또 사우디 아람코는 17%(4166만4012주)를 보유하고 있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HD현대오일뱅크의 주력은 정유사업이지만 케미칼 분야의 석유화학 사업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면서 “3분기 자회사 간 거래액 규모를 봐도 HD현대케미칼이 가장 많다는 것은 HD현대오일뱅크가 자체적으로 석유화학 사업의 매출, 거래 비중을 높이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