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FETV=김진태 기자] 올해 상반기 장세주 동국제강 회장의 자산 가치가 70억원 이상 상승했다. 물적분할로 기업가치가 오르면서 장 회장의 보유 자산도 덩달아 증가한 것이다. 동국홀딩스가 지주사 요건을 갖출 경우 지배구조개선이 이뤄지며 장 회장이 보유한 자산도 자연스럽게 상승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다만 지주사 전환 과정에서 이뤄지는 현물출자 방식이 기업가치를 간접적으로 낮추는 효과가 있어 해당 주주들의 거센 반발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6일 FETV가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된 동국제강의 기업가치를 따져본 결과 최근 복귀를 선언한 장 회장의 자산은 올 상반기에만 70억원 가까이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장 회장의 자산은 보유한 주식중 상장된 기업인 동국제강의 지분 가치만 산정했다. 지난 1월 2일 기준 동국제강의 1주당 주식은 1만750원이다. 당시 장 회장은 분할 전인 동국제강 주식을 1330만주 들고 있었다. 장 회장이 보유한 동국제강의 주식은 13.4%에 달하는데 해당 주식의 가치는 총 1429억7500만원에 이른다.
1430억원 가까이 찍었던 장 회장의 자산은 지난 4일 종가 기준으로 1500억원에 육박한다. 동국제강이 물적분할로 쪼개지면서 각 기업들의 가치가 올랐기 때문이다. 동국제강이 물적분할을 한 시점은 지난달 1일로 2주일여가 지난달 16일 다시 유가증권시장에 들어왔다. 이후 동국홀딩스를 중심으로 투자자들의 관심을 받으며 시초가 대비 높은 가격에 거래되는 모양새다.
실제로 동국제강에서 동국홀딩스와 동국제강, 동국씨엠으로 나뉜 3개 회사는 동국제강을 제외하고 물적분할 전에 비해 투자시장에서 높은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지난 4일 종가 기준 1주당 동국홀딩스는 1만7100원, 동국씨엠은 1만800원에 거래됐다. 올해 초 동국제강의 1주당 가치가 1만750원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동국홀딩스의 1주당 가치는 절반 이상 상승한 셈이다.
지주사의 성격을 가진 동국홀딩스가 사업회사인 동국제강, 동국씨엠보다 높은 가치를 인정받는 것은 희소성에 있다는 것이 업계의 공통적인 견해다. 동국제강은 지난 6월 1일을 기점으로 물적분할을 단행했는데 당시 분할비율은 동국홀딩스가 16.7%, 동국제강 52%, 동국씨엠 31.3%다. 동국제강과 동국씨엠보다 동국홀딩스의 주식이 압도적으로 적다. 여기에 아직 경영승계 이슈가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것도 주가 상승을 부추긴 이유로 풀이된다.
장 회장이 물적분할 이후 70억원 가량의 자산 증식을 이뤘지만, 업계에선 아직 추가 상승에 대한 여력이 더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지배구조를 개선하고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지주사 전환 체제를 천명했다지만 동국홀딩스가 아직 지주사 요건을 충족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지주사 요건은 총 2가지다. 먼저 지주사의 자산총액이 5000억원을 넘겨야 하고 자회사 지분을 30% 이상 보유해야 한다. 동국홀딩스는 자산총액에 대한 요건을 충족했다. 하지만 자회사 지분에 대한 조건은 갖추지 못했다. 업계에선 동국홀딩스가 지주사 요건을 만족시킬 경우 지배구조개선에 대한 문제가 매듭지으면서 기업가치가 오를 것으로 내다본다. 향후 장 회장의 자산증식에 대한 기대감이 나온 이유다.
다만 일각에선 우려감을 표시했다. 동국홀딩스가 자회사 지분율 30% 이상 보유해야 하는 요건을 충족하기 위해 내세운 방식이 현물출자라는 점 때문이다. 동국홀딩스가 말하는 현물출자라는 것은 동국제강이나 동국씨엠 주주들로부터 해당 회사의 주식을 받고 동국홀딩스의 주식을 새로 발행해서 교환하겠단 의미를 담고 있다.
문제는 이 경우 동국홀딩스의 주식을 신규 발행하기 때문에 기존 동국홀딩스 주주들의 주식 가치가 희석되기 마련이다. 동국홀딩스 소액주주들의 강한 반발이 예견되는 대목이다. 동국홀딩스 관계자는 이에 대해 “지주사 전환 체제 과정에서 주주들과의 소통을 통해 조율하겠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