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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체' 우리카드 행사에 금감원장·그룹회장 다 모인 까닭

우리카드, 업계 첫 '상생금융' 발표...순익·점유율 부진 속 눈길
임종룡 "카드사는 그룹 장남"...금융당국 정책 기조 '발맞추기'

 

[FETV=권지현 기자] 우리카드의 업계 최초 '상생 금융' 방안 발표 자리에 이복현 금융감독원장과 임종룡 우리금융그룹 회장이 참석해 주목받고 있다.

 

우리카드가 시장 점유율과 실적 모두 업계 최하위권이고 우리금융그룹 내에서도 은행에 한참 뒤처진 자회사임을 감안하면, 금감원장과 그룹 회장이 카드사 행사에 함께 참석한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특히 이 원장은 2금융권 행사에 올해 들어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금융당국이 업권을 돌며 '상생 보따리'를 강조하는 가운데, 금융위원장 출신 임 회장이 이 원장의 의중을 잘 읽은 덕분이라는 이야기가 나온다. 행사를 주관한 박완식 우리카드 사장은 임 회장이 지난 3월 취임 전 진행한 인사에서 자회사 최고경영자(CEO)로 발탁한 인물이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복현 금융감독원장과 임종룡 우리금융그룹 회장은 지난 29일 금융 취약계층과 소상공인 지원을 위한 우리카드 '상생금융 1호' 기념식에 참석했다. 우리카드는 카드사 중 처음으로 '상생 금융' 방안을 내놓았다. 총 2200억원 규모로, 주요 내용은 ▲연체 차주 감면율 확대·대환대출 1300억원 ▲저소득층 신규 대출금리 4%포인트 인하 800억원 ▲영세·중소가맹점 카드 이용대금 캐시백 100억원 등이다.

 

이 원장은 이날 "최근 카드사 등 제2금융권이 연체율 상승 등으로 위험 관리에 나서면서 소상공인 등 중저신용자에 대한 자금 공급이 과도하게 축소되는 것은 아닌지 우려의 목소리가 있다"면서 "합리적인 여신심사를 통해 서민에 대한 자금 공급이라는 본연의 역할도 충실히 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자금 공급' '취약계층 지원'은 임 회장이 취임과 동시에 강조한 대목이기도 하다. 임 회장은 지난 3월 24일 취임사에서 "국민에게 힘이 되는 우리금융이 돼야 한다"며 "성장성 있는 기업들에게 자금을 적시에 공급하고 취약계층, 금융소외계층을 적극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당시는 윤석열 대통령이 "금융·통신 분야는 공공재"라고 언급하며 금융권에 상생을 주문한 때였음을 감안하면, 이번 행사는 정부-금융당국-금융위원장 출신 금융지주 회장의 '합'이 잘 맞아떨어진 결과물로 해석할 수 있다. 

 

우리카드의 여력을 생각할 때 2200억원에 달하는 상생안이 과한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있다. 증권·보험사가 없는 우리금융이 '상생'에 나서려면 이미 자구책을 내놓은 우리은행 외 가장 큰 계열사인 우리카드가 짐을 져야 하는데, 우리카드는 실적과 점유율 모두 업계 최하위 수준이다. 

 

올 1분기(1~3월) 우리카드 당기순이익은 458억원으로 7개 전업 신용카드사(신한·국민·삼성·현대·롯데·우리·하나) 중 6위를 기록했다. 현재 카드사들은 조달비용 상승과 경기 불황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에 우리카드보다 3.6배 이상 순익이 높은 업계 1위 신한카드(1667억원)도 아직 상생 방안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우리카드 관계자는 이번 상생 방안 결정 과정에 대해 묻는 질문에 "은행들이 상생안을 먼저 내놓은 상태에서 카드사도 동참하기 위해 내부적으로 먼저 논의가 이뤄졌고, 이를 금감원에 전달했다"면서 "상생 방안 마련에는 CEO의 의견도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임 회장이 참석한 이유에 대해서는 "(우리금융지주는) 다른 금융지주와 달리 주요 계열사가 많지 않아서 카드사 행사에 의미 부여를 해주시기 위해 참석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임 회장은 지난 4월 자회사들을 잇달아 방문하며, 우리카드를 두고는 "우리금융의 장남"이라고 칭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