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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려야 하는데"...깊어지는 인뱅 3사 중저신용대출 딜레마

금융당국 요구에 대출비중 늘려야 하는데 연체율 부담
커지는 대손충당금…신용평가 고도화 등 건전성 관리 총력


[FETV=이도희 기자] 카카오뱅크·케이뱅크·토스뱅크 등 인터넷전문은행 3사가 중·저신용자 대출로 고민에 빠졌다.


금융감독당국이 제시한 올해 중저신용대출 목표치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이들에 대한 대출을 더 늘려야 하는데, 연체율이 부담이다.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이 높을수록 연체율 상승 속도도 빨라진다는 분석 때문이다.


이에 인뱅3사는 신용평가모형 고도화 등을 통한 건전성 관리에 발 벗고 나서고 있다.

 

16일 은행연합회 공시에 따르면 지난 3월  말 기준 인터넷은행 3사의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은 카카오뱅크 25.7%, 케이뱅크 23.9%, 토스뱅크는 42.06%를 기록했다.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은 전체 가계 신용대출 가운데 코리아크레딧뷰로(KCB) 기준 신용평점 하위 50% 차주에 대한 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을 의미한다. 

 

문제는 인터넷은행 3사가 올해 말까지 달성해야 할 중저신용대출 목표치가 지금보다 높다는 점이다. 인터넷은행 3사가 올해 말 목표치로 제시한 비중은 카카오뱅크 30%, 케이뱅크 32%, 토스뱅크 44% 등이다.

 

대출 금리가 여전히 높은데 중저신용자 대출을 더 확대하면 지금보다 연체율이 더 빠른 속도로 상승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우려된다. 

 

실제 인터넷은행은 중저신용자 위주로 영업하다 보니 연체율 등이 급증하는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금융당국이 제시한 목표치를 달성하기 위해 저신용자 대출 공급을 늘렸지만, 금리상승기 취약 차주들의 상환 능력이 떨어지면서다.

 

연체율의 경우 카카오벵크의 올해 3월 말 기준 고정이하여신(NPL) 비율은 1.43%로 전년 동기 대비 1.08%p 상승했다. 케이뱅크의 NPL 비율은 0.94%로 0.30p, 토스뱅크의 NPL 비율은 1.04%로 1.00%p 치솟았다.

 

이에 인터넷은행은 리스크가 적은 담보 대출 비중을 높이는 방향으로 건전성 관리에 들어갔다.

 

토스뱅크는 올해 부실률이 낮은 담보·보증서 대출 상품을 출시할 예정이다. 카카오뱅크는 주택담보대출 시장의 성장성을 고려해 올해 안에 보금자리론을 출시할 예정이며, 2024년에는 분양잔금 대출 부문까지 여신 커버리지를 확대할 계획이다.

 

케이뱅크는 신용대출에 집중된 여신 포트폴리오를 자동차나 아파트 등 담보대출 영역으로 다각화할 계획이다. 오는 7월에는 자동차 대환대출 상품 출시를 앞두고 있다.

 

한편 인터넷은행은 올해 더 많은 충당금을 쌓기도 했다. 카카오뱅크·케이뱅크·토스뱅크가 올해 1분기에 추가 적립한 대손충당금은 197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38.6%(1087억원) 증가했다.

 

대손충당금은 기업이 회수가 불가능할 것으로 예상하는 채권 규모를 추정, 손실에 대비하고자 쌓아둔 적립금이다. 다만 이렇게 늘린 대손충당금은 비용 부담을 키워 실적의 걸림돌이 되기도 한다.

 

인터넷은행이 적립한 올해 충당금 전입액은 1936억원으로 1134억원(114.4%) 증가했다. 이들 은행 중 대손충당금 전입액을 전년 동기 대비 3배까지 늘인 곳도 있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토스뱅크가 1분기에 쌓은 대손충당금은 760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224.8% 늘었다. 케이뱅크는 401억원(200.5%) 늘어난 601억원을 대손충당금으로 확보했고, 카카오뱅크가 적립한 대손충당금은 5100억원으로 160억원(45.7%) 늘었다.

 

당국의 주문에 따라 대손충당금 전입액의 증가세는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금융감독원은 지난 5월 말 "대내외 경제 불확실성과 고금리 우려를 감안해 부실 확대 가능성에 선제적으로 대비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은행권 한 관계자는 "당국이 계속해서 충당금을 높이라는 취지로 압박하고 있다"며 충당금 적립을 우려했다. 연내 금리 인하가 요원한 상황에서 향후 대손충당금 적립, 추가적인 연체율, 고정이하여신비율 증가 등은 인터넷은행 실적 상승 여력을 제한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