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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강·중공업


동국제강 인적분할, 소액주주에 득될까 독될까?

호실적·주주환원책 드라이브 등 호재 ‘가득’
승계 시점·장세주 경영 복귀 등 오너리스크 ‘우려’

[FETV=김진태 기자] "소액주주에 득될까 독될까?"

동국제강이 지주사와 2개의 사업회사로 회사를 나누면서 동국제강 소액주주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철강업계에서는 동국제강의 이번 인적분할이 장기적으로 주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내다보는 모양새다. 힘든 시기를 버틴 동국제강이 실적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는 데다 기본배당 등 주주 환원책을 들고 나와 장기적으로 우상향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다만 동국제강의 승계 시점이 임박했다는 점과 과거 횡령 혐의로 물의를 일으켰던 박세주 동국제강 회장이 경영에 복귀한 점은 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단 우려도 나온다. 대변혁의 기로에 선 동국제강이 인적분할 이후 성장 가도를 달릴 수 있을지 업계의 이목이 모아진다. 

 

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동국제강은 이날을 기점으로 지주사인 동국홀딩스와 사업회사인 동국제강, 동국씨엠으로 인적분할된다. 사업특성에 맞게 회사를 분리함으로써 전문성을 키우겠다는 것이 이번 분할의 이유다. 동국홀딩스는 지주사로서 자회사 관리 및 신규 사업투자 등 투자사업 부문에 힘을 쏟고, 동국제강은 열연사업, 동국씨엠은 냉연사업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동국제강이 3개 회사로 세포(?) 분열하는 것을 두고 업계에선 기업가치 측면에서 긍정적인 면이 많은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물적분할 방식과 다르게 인적분할로 회사를 나눌 경우 기존 주주들에게 피해가 적다는 인식에서다. 

 

물적분할로 기업을 나누면 신설회사의 지분을 존속회사가 갖는다. 반면 인적분할의 경우 기존 주주가 보유한 지분에 따라 신설회사에 대해서도 분할비율에 따라 동일한 지분을 가진다. 동국제강이 정한 분할비율은 동국홀딩스(0.166), 동국제강(0.519), 동국씨엠(0.313)이다.

 

현재 동국제강이 실적에서 합격점을 받고 있다는 점도 장밋빛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올 1분기 동국제강의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1조9172억원과 1600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보다는 다소 줄어든 수치지만 이는 지난해 실적이 예년보다 역대급으로 뛰어났던 탓이다. 2년 전인 2021년 1분기 실적과 비교하면 매출은 37.3%, 46.2% 올랐다.

 

법정관리 이후 실적 상승 흐름을 탄 동국제강이 기본배당을 들고 온 것도 긍정적인 요인으로 꼽힌다. 장세욱 동국제강 부회장은 지난달 있었던 임시 주주총회에서 배당정책을 공개했다. 사업연도 말 기준 1년 국채 수익률 수준의 배당수익률을 적용한다는 골자다. 동국제강의 주주들에게 최소한의 투자 수익을 안겨주겠다는 것이다. 지난해 기준 1년 국채수익률은 3.7% 수준이다. 같은 기간 코스피 배당수익률인 2.22%보다 1.5%포인트(p) 가량 높다. 

 

동국제강 관계자는 “2개년 연속 순손실을 기록할 경우 무배당으로 확정 짓기보다 당시 상황에 따라 배당에 대해 재검토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동국제강은 이 외에도 지주사 체제 구축 이후 자사주 취득·소각 등 주주환원 방안을 추가 검토한다는 입장이다. 

 

다만 우려되는 부분도 있다. 동국제강의 경영 승계 시점이 임박한 가운데 과거 횡령 혐의로 논란을 빚었던 장 회장이 사내이사에 합류하면서 오너 리스크가 재현될 수 있다는 시각에서다. 장 회장은 지난 2015년 횡령 및 상습도박 혐의로 유죄판결을 받아 3년 6개월을 복역한 이력이 있다. 

 

동국제강의 한 소액주주는 “동국제강이 회사를 나누면서 강한 주주환원책을 내놓은 것이 기업가치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하면서도 “횡령으로 징역을 살았던 인물이 다시 경영에 나서는 것이 회사에 도움이 되진 않을 것 같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