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FETV=박제성 기자] “인간의 능력으로 도달할 수 있는 최고 수준(수퍼 액셀런트 레벨)인 ‘수펙스(SUPEX)’를 이루기 위해 끊임없이 도전해 혁신을 만들고 있습니다.”
SK그룹은 30일 서울 서린동 본사에서 그룹 내 여러 멤버사 구성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SUPEX추구상’ 시상식을 열었다. 이날 시상식에는 이노베이션(혁신)상과 시너지상을 받은 SK하이닉스 임직원들이 참석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SUPEX추구상은 SK그룹 내 가장 권위 있는 상으로 새로운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고, 혁신을 이뤄낸 멤버사 구성원들에게 수여된다.
먼저 이노베이션상은 기술혁신을 통해 그룹 내 귀감이 되는 도전과 성과를 이뤄낸 사례에 주어지는 상이다. LPDDR5(저전력 이중 데이터전송 5) 개발을 성공적으로 이끈 DRAM개발 이상권 부사장, 권언오 부사장(펠로우), 홍윤석 팀장, 조성권 팀장, 미래기술연구원 손윤익 팀장이 수상했다.
SK하이닉스는 2022년 11월 세계 최초로 모바일용 D램(메모리 반도체 종류)인 LPDDR에 HKMG(하이-K 메탈 게이트) 공정을 도입해 성공적으로 LPDDR5X를 개발했다. 또 올해 1월 LPDDR5X보다 동작 속도가 13% 빨라진 LPDDR5T 개발에 성공했다. 과감한 도전으로 혁신을 이뤄낸 성과를 인정받은 것이다.
HKMG 공정은 유전율(K, 전기를 저장하는데 영향을 미치는 상수)이 높은 물질을 D램 트랜지스터 내부의 절연막에 사용해 누설 전류를 막고 정전용량(캐패시턴스)을 개선한 차세대 공정을 말한다. 속도를 빠르게 하면서도 소모 전력을 줄일 수 있다. SK하이닉스는 2022년 11월 HKMG 공정을 모바일 D램에는 세계 최초로 도입했다.
LPDDR5X는 이전 세대(LPDDR5) 대비 33% 향상된 동작 속도인 8.5Gbps 이면서도 국제반도체표준협의기구(JEDEC)가 정한 초저전압 범위인 1.01~1.12V에서 작동해 이전 세대 대비 소비전력을 25% 줄이는 데 성공했다.
원팀으로 함께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협업을 바탕으로 성과를 이룬 사례에 주어지는 시너지상은 SK하이닉스와 SK머티리얼즈 퍼포먼스 임직원들이 공동으로 받았다. SK하이닉스에서는 반도체 공정의 핵심 소재인 EUV PR의 국산화에 기여한 공적을 인정받은 EUV소재기술 김재현 부사장(펠로우), FAB원자재구매 윤홍성 부사장, 미래기술연구원 길덕신 부사장(펠로우), 손민석 팀장이 수상했다.
EUV PR 극자외선 공정으로도 불리는 EUV 공정은 반도체를 만드는 데 있어 중요한 과정인 포토(노광) 공정에서 극자외선 파장의 광원을 사용하는 리소그래피 기술 또는 이를 활용한 제조공정을 말한다. EUV 공정에 사용되는 PR(포토 레지스트)은 반도체 칩의 성능과 수율에 영향을 끼치는 핵심 소재다.
SK하이닉스는 그룹 멤버사인 SK머티리얼즈 퍼포먼스와 긴밀하게 협업해 EUV PR의 국산화를 이끌며 소재 수급 정상화를 이루고, 91%에 달하던 수입 의존도를 낮춘 공로를 인정받았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SUPEX추구상을 수상한 SK하이닉스 임직원들을 직접 만나 SUPEX를 이루기 위한 그들의 노력과 비하인드 스토리, 그리고 수상소감을 들어봤다.
“최근 SK하이닉스는 LPDDR뿐만 아니라 혁신을 이룬 다양한 제품들을 개발했다. 저희 LPDDR이 수상한 이노베이션상은 SK하이닉스가 이뤄낸 모든 혁신을 대표해서 받는 상이라고 생각합니다. 앞으로도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도전 정신으로 끊임없는 혁신을 이뤄내겠습니다.” (이상권 부사장)
이상권 부사장은 이노베이션상 수상의 영광을 SK하이닉스 전 구성원에게 돌렸다. 그러면서 그는 "LPDDR5X와 LPDDR5T 등을 통해 이뤄낸 압도적인 혁신은 VWBE와 적극적인 협업, 그리고 새로운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 도전 정신 덕분에 가능했습니다. 당연히 구성원들의 뼈를 깎는 노력도 중요했다. 하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것은 ‘더 이상 개선이 불가능할 정도로 압도적인 제품을 개발하겠다’는 구성원들의 수펙스 정신이었다고 생각합니다.”
VWBE는 SK그룹 경영철학 중 하나로, 자발적(V)이고 의욕적(W)인 두뇌 활용(브레인 인게이지먼트)을 의미한다.
권언오 부사장(펠로우)은 LPDDR5X와 LPDDR5T 개발 성공이 갖는 의미에 대해 "지난 개발 과정을 돌아보면, 시작부터 난관의 연속이었다. 기존의 방법으로는 획기적인 성능 향상이 어려웠기 때문이다"면서 개발 초기 당시를 다음과 같이 회상했다.
“시장에서는 더 뛰어난 성능의 모바일용 D램에 대한 수요가 있었다. 더 작은 크기와 더 낮은 소비전력이 핵심인 LPDDR의 성능을 끌어올리기에는 어려움이 있었다. 기존 반도체 소자를 통한 미세화가 한계에 다다르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한계를 뛰어넘기 위해서 지금까지 시도하지 않았던 새로운 방법이 필요했다. HKMG 공정이 그 답이 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어떻게 보면 큰 도전일 수 있었던 결정을 한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