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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섭게 덩치 키운 메리츠화재…총자산 KB손보 역전하나

올해 3월말 KB 35조·메리츠 34조
IFRS17 영향 5조→1조 격차 축소
1분기 순익 격차는 1400억원 확대
‘원 메리츠’ 체제 격차 더 벌릴 듯

 

[FETV=장기영 기자] 최근 10년간 무서운 속도로 성장하며 덩치를 키운 메리츠화재가 KB손해보험의 총자산을 뛰어넘어 새로운 ‘빅(Big)4’ 체제를 굳힐지 주목된다.

 

메리츠화재는 새 보험 국제회계기준(IFRS17) 시행에 힘입어 총자산 격차는 좁히고 순이익 격차는 벌리면서 전통적 순위 구도를 바꿔 놓고 있다.

 

26일 각 보험사가 공시한 2023년 1분기 분기보고서를 종합하면 상위 5개 대형 손해보험사의 개별 재무제표 기준 올해 3월 말 총자산은 삼성화재(80조1309억원), DB손해보험(43조9876억원), 현대해상(42조5634억원), KB손해보험(35조4486억원), 메리츠화재(34조364억원) 순으로 많았다.

 

이번 재무제표에는 올해부터 시행된 IFRS17이 처음으로 적용됐다. IFRS17은 보험부채 시가평가를 골자로 한 새 회계기준이다.

 

IFRS17을 소급 적용한 지난해 12월 말과 비교해 메리츠화재의 총자산은 1조6582억원(5.1%) 증가한 반면, KB손보의 총자산은 7893억원(2.3%) 늘어나는데 그쳐 격차가 2조원대에서 1조원대로 좁혀졌다.

 

메리츠화재와 KB손보의 총자산 격차가 크게 좁혀진 데에는 IFRS17 시행이 큰 영향을 미쳤다.

 

실제 기존 보험 국제회계기준(IFRS4)을 적용한 지난해 12월 말 총자산은 KB손보 41조4069억원, 메리츠화재 35조7723억원으로 5조원 이상 차이가 났다.

 

이 같은 추세가 지속된다면 메리츠화재가 KB손보의 총자산을 역전할 수 있다는 전망이 가능하다. 메리츠화재가 당기순이익에 이어 총자산, 즉 덩치로도 전통적 상위사인 KB손보를 넘어설 수 있다는 얘기다.

 

 

오랜 시간 각각 업계 4위, 5위를 유지했던 KB손보, 메리츠화재의 순위 구도는 지난 2015년 메리츠화재 대표이사로 김용범 부회장이 취임한 이후 바뀌기 시작했다.

 

김 부회장은 취임 이후 사업가형 점포를 통한 장기 인(人)보험 시장 공략으로 메리츠화재의 급격한 성장을 이끌었다.

 

IFRS17 시행 전 메리츠화재의 총자산은 김 부회장 취임 첫해인 2015년 14조원을 돌파한 이후 2022년 28조원으로 2배 급증했다.

 

당기순이익의 경우 이미 오래 전 KB손보를 넘어서면서 삼성화재, DB손보에 이어 업계 3위로 올라섰다.

 

개별 재무제표 기준 올해 1분기(1~3월) 당기순이익은 삼성화재(5801억원), DB손보(4060억원), 메리츠화재(4047억원), 현대해상(3336억원), KB손보(2643억원) 순으로 많았다.

 

지난해 1분기와 비교해 메리츠화재는 KB손보와의 당기순이익 격차를 1400억원으로 더 벌렸다. 메리츠화재와 KB손보의 지난해 1분기 당기순이익은 각각 3251억원, 2049억원으로 격차는 1200억원 수준이었다.

 

메리츠화재는 IFRS17 시행과 함께 등장한 미래 수익성 지표 계약서비스마진(CSM) 역시 KB손보를 크게 앞서고 있다. CSM은 보험계약 체결 시 미래에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는 이익의 현재 가치를 의미한다.

 

올해 3월 말 메리츠화재와 KB손보의 CSM은 각각 10조원, 8조2000억원으로 2조원 가까이 차이가 난다.

 

올해 메리츠금융지주의 완전자회사로 편입된 메리츠화재는 ‘원(One) 메리츠’ 체제를 앞세워 성장 속도를 높인다는 계획이어서 KB손보와의 격차는 더 벌어질 가능성이 높다.

 

메리츠금융은 지난 2월 메리츠화재에 이어 4월 메리츠증권과의 주식 교환을 완료해 완전자회사로 편입했다. 이를 통해 효율적 자본 배분을 바탕으로 그룹 전반의 재무 유연성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앞서 메리츠금융 대표이사를 겸하고 있는 김 부회장은 오는 2025년까지 메리츠화재를 장기 인보험 매출 1위, 당기순이익 1위, 시가총액 1위로 키운다는 ‘트리플 크라운(Triple Crown)’ 달성 목표를 제시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