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TV=심준보 기자] 국내 금융사들의 해외 시장 공략에 가속도가 붙고 있다.
동남아시아 지역 중심에서 미국, 유럽 등 선진국으로 확대되고 있고, 현지 금융사 인수 등 진출 방식도 다양하다.
1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증권 런던법인은 최근 영국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조성 전문회사인 GHCO를 인수했다. 국내 증권사가 금융 선진국인 유럽 선진국의 현지 금융사를 인수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인수를 통해 미래에셋증권은 유럽ETF 시장 진출을 위한 교두보를 놓게 됐다. ETF 시장조성 전문기업 GHCO는 2005년 설립돼 자체 개발 시장 조성 체계를 갖추고 블랙록 등 18개 ETF 운용사와 2000여 개 ETF 종목에 장내 유동성을 공급하는 시장 조성 서비스를 제공한다.
미래에셋증권은 국내 금융투자업계에서 처음으로 싱가포르거래소(SGX) 트레이딩 멤버십에도 가입했다. 거래 회원사로는 글로벌 투자은행(IB)인 골드만삭스, HSBC 등이 있으며 미래에셋증권 싱가포르 법인은 28번째로 가입했다. 이번 가입으로 미래에셋증권은 싱가포르거래소에서 취급하는 다양한 현지 금융 상품을 고객 대신 거래할 수 있다. 싱가포르거래소는 2022년 12월 말 기준 705개 기업이 상장돼 있으며 시가총액은 약 7000억달러에 이른다.
기업은행은 이달 폴란드 남서부 최대 공업도시인 브로츠와프 지역에 사무소를 개소했다. 한국계 국책은행의 첫 폴란드 진출이다. 폴란드 사무소 설립을 통해 기업은행은 유럽연합(EU) 진출의 발판을 마련하게 됐다. 기업은행은 이번 사무소 설립으로 13개국 60개 글로벌 네트워크를 보유하게 됐다.
카카오페이는 최근 미국 종합증권사 시버트가 유상증자를 통해 발행할 약 1700만달러 규모의 신주 인수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을 통해 카카오페이는 시버트의 지분 19.9%를 확보하게 된다. 이후 주주 및 미국 규제당국 승인을 거친 추가 인수를 통해 총 51%의 지분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1967년 미국 종합증권업에 진출한 시버트는 나스닥 상장사로 6개 자회사 등 증권 트레이딩·투자 자문·기업 주식 계획 관리 솔루션 등 중개 및 금융 자문 등을 서비스한다. 카카오페이는 이후 사용자 중심 인터페이스를 갖춘 카카오페이증권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과 시버트의 미국 주식 주문 시스템을 결합해 새로운 해외 주식 거래 솔루션을 만들어 해외 핀테크 기업에게 제공할 방침이다.
이밖에도 삼성생명은 지난 4월 프랑스의 인프라 투자 전문 자산운용사 메리디엄(Meridiam) 지분 20% 인수로 2대 주주에 올랐다. 양사는 글로벌 대체투자, 자산운용업 확대를 위한 전략적 파트너로서 협력한다는 방침이다.
한화생명은 지난 3월 한화손해보험과 함께 인도네시아 리포(Lippo) 손해보험의 지분 62.6%를 인수했다. 리포 손해보험은 건강·상해보험 판매 기준 시장점유율 2위사로 한화생명과 한화손보는 인도네시아 현지 생·손보를 아우르는 상품 포트폴리오를 구축한다는 복안이다.
금융권의 해외 진출에 대해 금융당국도 힘을 싣는 모양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최근 싱가폴에서 열린 '금융권 공동 투자설명회(IR)'에 참석해 해외 진출 관련 규제 완화 방침을 밝혓다. 이 원장은 "금융회사들이 해외 투자 시 국내 금융 규제에 발목이 잡히는 경우도 있다"며 "그런 차원에서 증권사 현지 법인 위험 가중치를 종합금융투자사업자의 국내 법인에 준해 완화하거나, 은행이 투자할 때 해외에서 비은행 또는 비금융권에 사업 영위가 허용돼 있다면 금융당국도 마찬가지로 규제를 완화하는 방법도 있다"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