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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서 빛 본 국민·우리은행, 비결은 '000'

4대은행, 1분기 중국 순익 725억원 '역대 최고'...국민·우리 증가폭 가팔라
경기 회복에 대손비용 절감 노력 더해져..."4분기 이후 경기 지켜봐야"

 

[FETV=권지현 기자] 국내 대형 시중은행들이 올해 1분기(1~3월) 중국 시장에서 눈에 띄게 실적이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국민은행과 우리은행이 가파른 증가세를 보였는데, 중국 경기가 되살아난 데다 은행들의 적극적인 여신관리로 대손비용을 줄인 것이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 등 4대 시중은행은 올 1분기 중국 현지법인을 통해 총 725.1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달성했다. 전년 같은 기간(164.3억원)의 4.5배 수준으로, 1분기 기준 사상 최고치다. 현재 4대 은행 모두가 현지법인을 설립한 곳은 중국과 인도네시아 두 곳뿐이다. 

 

은행별로는 국민은행이 178.8억원으로 전년 동기(-53.6억원)보다 433%(232.4억원) 급증했다. 국민은행은 4대 은행 중 유일하게 작년 1분기 순손실을 냈으나 1년 만에 230억원 이상 끌어올리며 최대폭 성장을 이뤘다.

 

같은 기간 우리은행은 51.3억원에서 206.9억원으로 303.3%(155.6억원) 증가해 4대 은행 중 1등을 차지했다. 그간 중국 시장에선 우리은행과 신한은행이 선두를 두고 경합을 벌여왔는데, 올해 첫 분기 실적에선 우리은행이 신한은행을 제치고 1위를 탈환했다. 

 

신한은행은 올 1분기 205.9억원을 거둬 1년 전(126.7억원)보다 62.6%(79.2억원) 늘었으며, 하나은행은 39.9억원에서 234.5%(93.5억원) 불어난 133.4억원을 기록했다.

 

 

국내 대형 시중은행들이 중국 시장에서 빛을 본 데는 '충당금'의 역할이 컸다. 4대 은행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중국 경기가 불안정한 흐름을 보이자 리스크 관리를 위해 그간 대손충당금을 많이 쌓아왔다. 성장률 저하가 연체율 증가로 이어지는 등 은행 건전성에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을 조기에 차단하기 위함이었다. 하지만 올 들어 중국 경기가 안정세로 접어들면서 충당금 환입이 발생했고, 이는 순익 증가로 이어졌다.

 

실제 중국 경제성장률은 이전 7%대에서 팬데믹이 본격화한 2020년 2.2%로 쪼그라들었고, 2021년에는 기저효과로 인해 8.4%로 반등했으나, 2022년에는 3.0%로 다시 급락했다. 중국 정부는 리오프닝에 따른 경제활동 재개, 정부의 내수활성화 정책 기대감 등을 담아 올해 성장률 목표를 '5% 내외'로 제시했다. 중국의 올 1분기 성장률은 4.5%로 예상치인 4.0%를 상회했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적극적인 여신 관리를 통해 대손비용이 전기 대비 줄어든 것이 중국법인 순익 증가에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으며, 우리은행 관계자는 "자산건전성 관리 강화에 집중해 충당금 관리가 잘된 점이 실적 증가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다만 앞으로도 국내 대형 은행들이 중국 시장에서 순익 고공행진을 이어갈지는 미지수다. 전문가들은 중국 경제 성장세가 올 2~3분기 정점을 이룬 뒤 4분기부터 점차 낮아지는 패턴을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변준호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의 리오프닝 효과가 본격적으로 나타나기 시작하고, 수출과 소비가 동시에 회복되는 등 중국 경기 회복 양상이 뚜렷해지고 있다"면서 "단기적인 경기 회복 기대감은 중국이 (우리나라보다) 상대적으로 높으나 2024년 회복 기대감은 중국보다 우리나라가 더 크게 반영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