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FETV=박제성 기자] “2023년 1분기, LG에너지솔루션와 삼성SDI중 누가 더 배터리 장사를 잘했을까?”
배터리 사업 규모가 다르기 때문에 단순히 수익만으로 두 기업의 순위를 평가하는 건 다소 무리가 있다. 그럼에도 마진과 직결되는 영업이익만 놓고 볼 때 LG에너지솔루션이 좀 더 우세한 경기를 펼쳤다고 봐도 무방하다.
물론 양쪽 다 올 1분기도 변함없이 어닝서프라이즈(초대박)를 터트렸다는 점은 칭찬받아 마땅할만 하다. 특히 올해 1분기부터는 미국 IRA(인플레이션 감축법) 보조금 혜택이 실적으로 고스란히 반영된 점이 실적의 청신호를 켰다.
올해도 어김없이 1분기 성적표가 나왔다. 배터리 업계에선 K-배터리로 대표되는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의 성적이 몇 학점일지 궁금해했다. 다만 SK온은 아직 코스피에 상장하지 않아 모회사인 SK이노베이션에 연결 재무제표상 실적이 반영된다.
다만 배터리 사업 규모 등의 차이가 있어 양쪽 중 누가 배터리 사업을 잘했는지 우열을 가리기는데 한계가 있다. 그래도 굳이 우열을 가려야 한다면 1분기 성적표는 영업이익의 경우 LG에너지솔루션이 상대적으로 높은 학점을 받았다고 볼 수 있다. 이는 축구 공격수가 골로 증명하듯이 회사는 실적으로 나타나기 때문이다.
1분기 LG에너지솔루션의 매출과 영업이익은 이 삼성SDI보다 각각 3조원, 3000억원 가량 더 많다. LG에너지솔루션은 배터리업계 맏형답게 수주 물량이 줄곧 많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삼성SDI도 3분기 연속 매출 5조원을 돌파하는 등 막강한 파워를 과시했다.
실제로 LG에너지솔루션의 1분기 성적표는 매출 8조7471억원, 영업이익 6332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대비 매출 101.4%, 영업이익은 144.6% 상승했다. 이같은 실적에 힘입어 LG에너지솔루션은 5개 분기 연속 매출 성장세를 바탕으로 1분기 분기 기준 최대를 갈아치우는 성과를 거뒀다.
올해 LG에너지솔루션 코스피에 상장된 지 1년이 지난 가운데 권영수 부회장이 지휘봉을 잡은지 3년차 만에 역대 최대치를 달성했다. 이번 최대 실적의 핵심 요인은 IRA 세제혜택과 미국을 중심으로 배터리 판매량이 늘었기 때문이다.
이 두가지 요인이 척척 들어맞은 것이다. LG에너지솔루션에 따르면 1분기 어닝서프라이즈 원동력은 GM과 합작회사 얼티엄셀즈 전기차(EV)용 배터리 1공장이 안정적 가동에 들어가 출하량이 결정타 역할을 했다. 여기에 더해 IRA 세제 혜택으로 1003억원의 영업이익 플러스를 기록했다. 즉 전체 6332억원 영업이익 중 6분의 1이 IRA에서 실적에서 나올만큼 효자 역할을 톡톡히 했다. 앞으로 더 IRA 덕분에 실적상승의 청신호를 켜질 전망이다.
LG에너지솔루션 권영수 부회장은 “선제적인 투자와 생산능력 확대를 통해 북미지역을 선도하는 배터리 기업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세계 최고 수준의 QCD(품질·비용·납기) 제공을 통해 고객에게 신뢰받고 사랑받는 수익성 넘버1 기업이 되기 위한 노력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LG에너지솔루션을 포함한 삼성SDI, SK온을 대표하는 K-배터리가 작년부터 미 IRA 대응을 철저히 준비태세를 해왔다. 이러한 구슬땀 덕분에 미국과 FTA(자유무역협정) 체결을 맺은 미국, 칠레, 호주 등을 중심으로 배터리 핵심소재 광물의 밸류체인을 순조롭게 형성했다. 따라서 IRA 세부조건인 FTA 체결국과의 핵심광물 40% 이상 사용 등의 조건을 맞췄다. 올해는 미국을 중심으로 글로벌 배터리 판매량 확대로 작년보다 훨씬 초대박 실적을 예고한 상태다.
삼성SDI도 IRA 수혜와 주력 전기차 배터리인 젠5의 앞세워 3분기 연속 매출 5조원을 돌파하는 쾌거를 이뤘다. 1분기 성적표는 매출 5조3548억원, 영업이익 3754억원으로 집계됐다. 특히 이번 성적이 남 다른건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전년대비 최대를 기록했다는 점이다.
삼성SDI의 이번 초대박 성적의 주요 요인을 젠5가 탑재된 신모델 출시로 판매량이 늘어난 것이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또 IRA 보조금 혜택도 효자 역할을 톡톡히 했다. 올해는 젠5 판매량이 지속 증가할 것으로 예상돼 작년보다 수익이 대폭 늘어날 것으로 관측된다.
현재 스텔란티스, GM(제네럴모터스)과의 합작회사를 통해 미국 배터리 공급량 확대를 위한 준비 작업을 가속화하고 있다. 여기에 더해 포트폴리오(배터리 다양화)를 체계적으로 준비하고 있는 점도 향후 몇 년 안에 실적의 청신호를 밝게 해준다. 대표적으로 원통형 46○○(지름 46mm × 높이 미결정) 배터리와 전고체 배터리의 상용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뿐 아니다. 산업용 공구, e-바이크(전기오토바이) 등의 활용되는 소형 배터리도 기상도가 맑다. 삼성SDI에 따르면 소형 배터리 글로벌 시장에 점진적 수요회복에 따라 올해 수익성이 개선될 것으로 전망한다. 최윤호 삼성SDI 대표는 "신규 수주와 투자를 지속적으로 추진해 전고체 전지 등 차세대 배터리 기술확보를 통해 글로벌 톱티어(일류) 회사가 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