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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물류


“글로벌 경영 속도내는 조원태”..대한항공 기업결합 해법 찾는다

CMA 인수 반년 전 조 회장 영국 찾아…“기업결합 승인에 큰 역할”
미국 경쟁 당국의 독과점 우려 해소할까…슬롯 양보 ‘갯수’ 관건

[FETV=김진태 기자] 방미 경제사절단에 합류했던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의 국내 복귀가 임박하면서 복귀 선물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그룹의 사활을 걸고 3년여간 추진해온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가 미국 경쟁 당국으로부터 승인을 얻지 못한 상황에서 조 회장의 미국 방문이 이뤄졌기 때문이다. 4박 5일간의 일정을 마친 조 회장이 기업결합 해법이라는 선물 보따리를 챙겨올 수 있을지 주목된다.

 

28일 관업계에 따르면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은 지난 24일부터 27일까지 진행된 미국 경제사절단 기간중 미국 정·재계 관계자들을 만나는 데 주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룹이 사활을 걸고 추진하는 아시아나항공 인수가 미국 경쟁 당국에 막혀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어서다. 

 

한진그룹의 간판기업인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위해 지난 2021년부터 한국을 포함해 14개 경쟁 당국에 기업결합 심사를 신청했다. 현재까지 미국과 EU(유럽연합), 일본을 제외한 11개국은 모두 기업결합을 승인했다.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결정한 것은 2020년 11월이다. 

 

아직 넘어야 할 문턱이 3곳이 남은 조 회장이 가장 먼저 미국을 찾은 것은 세계 항공시장에서 미국의 영향력이 가장 크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특히 미국은 항공사 간 합병 과정에서 승인 문턱도 가장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단 한 차례의 승인 거부가 기업결합 무산으로 이어지는 만큼 조 회장 입장에선 가장 영향력이 크고 기업결합 승인의 난이도가 높은 미국에 더 신경을 쓸 수 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이에 조 회장은 미국 경쟁 당국이 우려하는 독과점 문제 완화 방안을 제시하며 설득에 나선 것으로 관측된다. 

 

조 회장이 미국 경쟁 당국을 설득할 무기로 가장 유력한 것은 슬롯(공항 이·착륙 횟수) 양도다. 올해 3월 기업결합 승인을 내준 영국 경쟁시장청(CMA)의 경우에도 영국 런던 히스로 공항의 7개 슬롯을 버진 애틀랜틱에 제공키로 하면서 기업결합 승인을 얻은 전력이 있어서다.

 

실제로 미국 경쟁 당국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 심사에서 미주 노선을 가장 중점적으로 들여다보는 것으로 전해진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미주 노선이 많아 양사 합병 이후 독과점 문제가 불거질 수 있다는 시각에서다. 

 

미국 경쟁 당국이 우려하는 독과점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서도 슬롯 양보는 불가피하다. 다만 중점은 몇 개의 슬롯을 양보하는지다. 슬롯이 항공사의 경쟁력으로 인식되는 만큼 미국 경쟁 당국에 과도한 슬롯을 양보할 경우 아시아나항공 인수 시너지가 약해진다. 반면 시너지를 극대화하기 위해 슬롯의 양보를 적게 제시할 경우 기업결합이 무산될 가능성도 있다. 

 

CMA 기업결합 승인 배경에 조 회장의 영국 방문이 있었다는 것도 조 회장의 미국 방문에 기대를 거는 이유다. 조 회장은 CMA로부터 기업결합 승인을 받기 반년 전인 지난해 9월 영국 런던을 방문했다. 영국 항공사 버진 애틀랜틱의 신규 회원 가입 관련 일정 때문이었다. 하지만 조 회장의 영국행 이후 1년도 채 되지 않아 대한항공이 CMA로부터 기업결합 승인을 얻으면서 조 회장의 영국 행보가 도움이 된 게 아니냐는 견해가 뒤따랐다. 

 

항공업계 한 관계자는 “대한항공이 지난달 CMA로부터 기업결합 승인을 받은 배경에 조 회장의 영국 방문이 있었던 만큼 조 회장이 이번 미국 방문에도 기대가 된다”며 “미국 경쟁 당국에서 미주 노선이 많은 두 회사의 기업결합을 더 깐깐하게 들여다볼 여지가 많은 만큼 성의있는 양보가 필요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