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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멀어졌네...4대 은행이 넘지 못하는 레버리지비율 '6%'

6% 이상 2(+)등급 전무...4대 은행 평균 5.15% '역대 최저'
대출 급증 영향...리스크 감안해 자본규모 적정성 높여야

 

[FETV=권지현 기자] 국내 대형 시중은행들이 자본적정성 지표에서 '마(魔)의 벽' 6%와 점점 더 멀어지고 있다. 

 

사상최대 순익 경신에도 불구하고 금융당국이 제시한 단순기본자본비율(레버리지비율) 기준에서 2(+)등급을 받은 대형은행은 단 한곳도 없었다. 오는 6월 말 유동성커버리지비율(LCR) 규제 정상화 유예 조치가 종료되고 한국은행이 연내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을 일축해 당분간 금융시장의 경직성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이들 대형 은행이 리스크의 성격·규모를 감안해 자본규모의 적정성을 제고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 등 4대 시중은행은 작년 말 기준 레버리지비율이 모두 6%를 밑돌았다. 이들 평균은 5.15%로, 12월 말 기준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은행별로는 국민은행이 1년 전보다 0.27%포인트(p) 떨어진 5.49%였으며, 하나은행이 5.20%로 뒤를 이었다. 신한은행과 우리은행은 각각 5.18%, 4.71%를 나타냈다. 6%는커녕 5%대 중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실정이다.     

 

'레버리지비율'은 바젤Ⅲ 하에서 등장한 자본완충력 개념이다. 기본자본(Tier1)을 대출자산과 파생상품·부외항목 등 감독목적 재무제표상의 모든 위험노출액(총익스포저·EAD)으로 나눠 구한다. 국제결제은행(BIS)비율과 함께 금융사의 위기 상황 대처능력을 측정하는 지표로, BIS비율이 대출자산에 위험가중치를 둬 자산을 조정해 반영한다면 레버리지비율은 위험가중치를 반영하지 않아 자본을 좀 더 직관적으로 나타낸다.


금융감독원은 레버리지비율, BIS비율, 기본자본비율, 보통주자본비율 등 4개 자본적정성 지표와 자산건전성, 경영관리, 수익성, 유동성 등을 통해 금융사의 경영실태를 평가하고 있다. 이중 레버리지비율이 7% 이상일 경우 1등급을 부여하며 6%는 2(+)등급, 5% 이상은 2(0)등급을 준다. 

 

금감원은 금융감독개론에서 "시중은행 경영실태평가 자본적정성 부문의 경우 계량등급은 단순기본자본비율 등급을 초과해 상위등급으로 평가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명시, 레버리지비율 등급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주목할 점은 4대 은행의 레버리지비율 추이다. 이들 은행은 12월 말 기준 2년 연속 레버리지비율이 하락하고 있다. 상승세를 보인 곳은 전무했으며, 국민은행만이 간신이 5%대 중반 수준을 나타냈다. 특히 국민은행은 지난 2020년 말 5.89%를 기록, 대형은행 중 유일하게 6% 진입을 앞뒀지만 이후 '6%의 벽'을 넘지 못했다.

 

국민은행과 리딩뱅크를 다투는 신한은행은 5.18%로 5%대 초반으로 떨어졌으며, 지난해 창립 이래 처음으로 순익 1등을 거머쥔 하나은행은 1년 새 레버리지비율이 0.44%p 가장 큰 폭으로 하락했다. 우리은행은 2020년 말 2(0)등급이었으나, 지난해 이후 2년 연속 5%를 밑돌아 2(-)등급으로 떨어졌다.         

 

대형 은행들의 레버리지비율이 5% 중반 이하로 주저앉은 데는 '대출자산'의 증가와 관련이 깊다. 이자이익 급증으로 순익이 크게 늘어 기본자본이 증가했지만 대출자산의 상승세가 워낙 커 총익스포저 증가율이 기본자본 증가율을 넘어선 것이다.     

 

실제 국민은행의 경우 작년 12월 말 기본자본은 30조9631억원으로 전년 동기(30조4912억원)보다 1.55%(4719억원) 늘어난 반면 원화대출금은 318조4895억원에서 328조2506억원으로 3.06%(9조7611억원) 증가했다. 이에 총익스포저는 529조705억원에서 564조4849억원으로 6.69%(35조4144억원) 상승했다.

 

'위험'을 내포하는 대출자산이 크게 늘어 적정성 지표가 하향세를 그리는 만큼 국내 대형 은행들이 자본 구성의 적정성 관리에 더욱 힘써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각각 연 순익 3조원가량을 벌어들이는 4대 은행 가운데 위기대처 능력을 나타내는 레버리지비율에서 1등급과 2(+) 등급이 전무하다는 점은 이들이 더 적극적으로 리스크 관리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는 방증이다. 

 

4대 은행 한 관계자는 "코로나 사태 이후 대출이 급증한 점이 레버리지비율 등 자본비율 하락으로 이어진 것 같다"면서 "최근 대형 은행 모두 전년보다 대출증가세가 둔화하고 있고, 당국도 자본비율 관리를 강조하고 있어 레버리지비율이 점차 개선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