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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부동산


임병용 GS건설 부회장의 불황극복 해법은?

소송 등 잠재 리스크대비…충당부채 24% 증가
단기금융상품 2000억원 가량 늘려…유동성 확보

[FETV=김진태 기자] 임병용 GS건설 부회장이 충당금 쌓기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부동산 시장에 불어닥친 경기불황 한파에 법정소송까지 발생하는데 따른 철저한 준비태세 일환으로 풀이된다. 단기금융상품도 1년새 대폭 늘렸는데 작년에 발생한 레고랜드 사태로 촉발된 유동성 위기를 선제적으로 방어하는 모습이다. 건설사 최장수 CEO라는 타이틀을 지닌 임 부회장이 안정적인 리스크 관리를 내세워 불황 파고를 슬기롭게 헤쳐나갈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1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임 부회장이 이끄는 GS건설은 지난해에 6876억원에 달하는 충당부채를 설정했다. 이는 전년(5546억원)과 비교하면 23.9% 증가했다. GS건설의 연간 충당부채가 6000억원을 넘긴 것은 2018년 이후 처음이다. 충당부채는 지금 당장 얼마를 지출해야 하는지 알 수 없지만 향후 발생할 것으로 예상해 미리 지불할 금액을 정해두는 것을 말한다. 

 

당시 GS건설이 설정한 충당부채는 6500억원대에 달했는데 이는 2017년 들어선 문재인 정부가 부동산 규제를 단행하면서 건설업황에 찬바람이 불었던 영향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이 기간 건설업 성장률은 마이너스(-) 5.3%를 기록했는데 이는 외환위기(IMF) 때인 1998년 2분기(6.5%) 이후 최저치였다.

 

임 부회장이 1년 만에 1000억원이 넘는 충당부채를 늘린 것도 업황이 좋지 않다는 판단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작년부터 시작된 고금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부동산 시장엔 경기불황 한파가 닥쳤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전국 미분양 주택 수는 지난 2월 총 7만5438가구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 미분양 주택이 2만여 가구였던 것을 고려하면 1년새 미분양 규모가 3배 이상 커진 셈이다. 

 

미분양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시공사와 시행사간 소송도 덩달아 늘어나고 있다. 이 기간 GS건설이 피고 입장으로 진행 인 소송은 196건에서 203건으로 7건 증가했다. 임 부회장이 충당부채를 예년보다 더 많이 설정해 리스크에 대비하는 이유다. 

 

임 부회장은 단기금융자산도 1년새 대폭 늘렸다. GS건설은 지난해에만 1조원이 넘는 단기금융자산을 사들였다. 이는 전년과 비교하면 2000억원 넘게 증가한 금액이다. 특히 2년 전인 2020년 당시 GS건설이 사들인 단기금융자산이 2000억원대에 그쳤던 것을 고려하면 2년 새 사들이는 단기금융자산 규모는 5배 이상 증가한 셈이다.

 

임 부회장이 지난해 단기금융상품을 대폭 사들이면서 이 기간 GS건설이 보유한 단기금융자산은 3950억원에서 5820억원으로 2000억원 가까이 증가했다. 임 부회장이 이처럼 단기금융자산 확대에 나선 것은 지난해 9월 레고랜드 사태로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문이 좁아졌기 때문이다. PF 대출 부실 우려로 금융권에서 대출이 예전보다 어려워지면서 미리 사내에 가용할 수 있는 현금을 쌓아두는 셈이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GS건설 뿐만 아니라 모든 건설사가 충당부채를 늘리고 유동성 확보에 나서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그만큼 부동산 시장이 어렵다는 것을 반증한다. 정부 차원에서 도움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