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FETV=김진태 기자] 건설사들이 '건설'이라는 간판을 떼고 친환경 경영에 나서고 있다. 기존 전통건설업으로는 안된다는 위기감이 확산되면서 사업다각화에 나서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7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건설사들은 최근 2년 새 사명에서 '건설'을 지우고 있다.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에 대한 중요성이 커지면서 기업 정체성에 변화를 주는 셈이다. <▶관련기사 : 7일자 창씨개명한 포스코이앤씨 올해 IPO 군불 땔까?>
실제로 포스코건설은 지난달 사명을 포스코이앤씨로 바꿨다. 2002년 2월 이후 21년 만이다. 회사에 따르면 이앤씨의 이(E)는 '에코(Eco)', 씨(C)는 '챌린지(Challenge)'를 뜻한다. 자연친화적 미래사회를 건설한다는 의미인 에코(Eco)와 고차원적인 삶의 가치를 실현하기 위한 도전을 뜻하는 챌린지(Challenge)라는 의미를 담았다. 인류와 지구 생태계의 가치를 실현하고, 친환경 미래사회 건설을 위해 한계에 도전하는 기업으로 발돋움한다는 목표다.
포스코이앤씨는 사명을 바꾸면서 친환경 사업 부문을 강화한다고 밝혔다. 대표적으로 탄소철강 분야와 이차전지 원료소재 분야다. 또 신재생 에너지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나서는 한편 친환경 주거모델을 상품화하는 등 미래 신성장 사업 확대에 주력할 계획이다. 한성희 포스코이앤씨 사장은 지난달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 "친환경 미래사회 건설을 위한 구심체 역할을 수행하며 지속 가능한 기업으로 더 성장을 이뤄 나가자"고 강조한 바 있다.
신영그룹의 계열사인 신영건설도 비슷하다. 신영건설은 지난달 정기 주주총회에서 '신영씨앤디'로 사명을 바꿨다. 씨앤디(C&D)는 시공(Construction)과 부동산 개발(Development)을 의미한다. 신영 관계자는 "단순 시공에서 나아가 부동산 개발 종합 건설사로 거듭나기 위해 사명을 변경했다"고 설명했다.
2년 전인 2021년엔 SK건설이 SK에코플랜트로 사명을 변경했다. 환경과 에너지 기업으로 전환하겠다는 의지를 천명한 것인데 회사는 이후 볼트온 전략을 구사하며 사업 포트폴리오를 기존의 건설업에서 친환경 부문으로 대폭 물갈이했다. 볼트온 전략은 유사 기업이나 연관된 기업을 인수해 규모의 경제를 노리는 경영전략을 말한다.
이처럼 건설사들이 속속 사명을 바꾸는 것은 기존의 건설업이라는 이미지를 벗어나기 위한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ESG경영의 중요성이 커지는 만큼 기존의 건설업에 더해 친환경이라는 이미지를 더하는 것이 기업가치를 높이는 데 효과적이라서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기존 건설업으로는 한계가 있는 데다 친환경 기업이라는 이미지가 기업 가치를 끌어올리는 데도 도움이 되기 때문에 사명을 바꾸는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