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FETV=김진태 기자] 정부가 이달부터 전세 세입자에 대한 보호조치를 대폭 강화한다.
1일 관계부처에 따르면 이달부터 세입자가 거주하던 집이 경·공매로 넘어가도 세입자의 임차보증금을 먼저 받을 수 있게 된다. 주택에 부과되는 당해세(종합부동산세, 상속세 등)분의 우선순위를 주택 보증금 변제와 바꾸기로 해서다. 국세 외에 저당권 등 다른 채권이 있는 경우에도 확정일자보다 늦게 발생한 당해세분만큼은 주택임차 보증금이 우선 변제된다.
기존에는 전셋집이 경매로 넘어가면 낙찰 대금을 가장 먼저 정부가 당해세 명목으로 가져갔다. 이후 저당권 등 채권에 대한 변제가 이뤄지고 난 뒤에야 세입자의 임차보증금을 변제하는 구조였다. 전세사기의 피해를 입은 세입자들이 그간 임차보증금을 모두 돌려받지 못했던 이유다.
기재부 관계자는 "새 집주인에게 임차보증금보다 앞서는 미납국세가 있더라도 기존 집주인의 국세 체납액 한도에서만 국세우선원칙을 적용한다"고 설명했다.
경·공매 개시 이후 불가피하게 이사가야 하는 세입자를 위한 금융지원도 강화된다. 정부는 또 경·공매 종료 전이라도 신규 긴급저리 전세자금대출을 지원하고 이미 발표한 '대환 대출'을 순차적으로 출시할 계획이다. 경·공매에서 전세보증금을 불완전하게 회수해 전세대출을 상환하지 못한 피해자 지원에도 나선다. 잔여채무가 발생할 경우엔 전세대출 보증기관(HUG, 주금공, SGI)이 금융기관에 대위 변제 후 분할 상환한다.
정부는 또 전세사기 피해자가 전세사기 관련으로 상환 지연 등 발생 시 미변제된 전세 관련 대출에 대해서 연체정보 등록도 유예한다. 이와 함께 계약단계에서의 세입자 보호도 강화된다. 오는 3일부터는 보증금 1000만원 이상의 전·월세 계약 시 임대인의 동의가 없어도 전국 세무서에서 임대인의 미납국세 현황을 볼 수 있게 된다.
기존에는 임차예정인이 임대차 계약 전에 임대인의 동의를 받아 임차할 건물소재지의 관할 세무서에서만 열람신청이 가능했다. 임차보증금이 1000만원을 초과하면, 계약을 체결하고 임대차 기간이 시작되는 날까지 임대인의 동의 없이 열람신청이 가능하다. 단, 임대인 동의 없이 열람한 건은 임차인이 열람한 사실을 임대인에게 통보하게 된다.
정부 관계자는 "임차인은 임대차계약서, 신분증 등을 지참하고 가까운 세무서를 방문해 미납국세열람을 신청할 수 있다"며 "단, 신청인 본인의 현장 열람만 가능하며 교부·복사·촬영 등을 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