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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물류


한진그룹 조원태, 12년차 직원 상소에 화답했다

늘어난 실적, 덩달아 뛴 성과급…1년 새 70%p 급증
1인 평균연봉 2000만원 ‘업’…직무전환제도는 숙제

[FETV=김진태 기자] “진급이든 성과급이든, 기브 앤 테이크(give & take)를 명확히 해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지난해 9월 당시 12년차 대한항공 직원 A씨가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에게 보낸 이메일 내용이다. 업무 성과에 따른 보상이 부족하다는 것인데 조 회장이 올해 성과급을 대폭 높이면서 직원 A씨에게 화답했다. 성과급이 급증하면서 1인 평균연봉도 9000만원대에 육박한다. 다만 직무전환제도 등 처우개선에 대해서는 크게 나아지지 않았다는 볼멘소리도 나왔다.

 

대한항공은 올해 직원들에게 성과급 300%를 지급했다. 성과급 300%는 대한항공이 직원들에 지급할 수 있는 성과급의 최대치다. 코로나19로 경영 여건이 어려운 가운데서도 대한항공의 수익성이 급등한 것에 대한 조 회장의 성의 표시로 풀이된다. 지난해 230%의 성과급을 지급했지만, 대한항공 직원들 사이에서 부족하다는 인식이 있었다. 하지만 올핸 대한항공 경영실적이 역대급이란 점을 감안, 조 회장이 예년보다 더 신경썼다는 후문이다.

 

실제로 대한항공은 지난해 14조960억원의 매출과 2조8305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특히 주목할 점은 영업이익인데 환율과 기름값이 오르는 상황에서도 수익성을 대폭 끌어올리는 데 성공했다. 코로나가 한창이던 2020년 대한항공의 영업이익이 1000억원대 수준인 것을 고려하면 30배에 육박하는 수치다. 전년과 비교해도 대한항공의 영업이익은 3배 가까이 껑충 뛰었다.

 

성과급이 대폭 오르면서 1인 평균연봉도 역대급을 달성했다. 대한항공의 직원 1인 평균연봉은 2021년 6913만원에서 지난해 8955만원으로 2000만원 넘게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직원으로부터 상소문을 받은 조 회장이 지난해 최대치에 달하는 성과급을 지급하면서 연봉도 덩달아 오른 것으로 분석된다. 

 

기브 앤 테이크를 확실히 해달라던 직원의 상소에 조 회장이 응답하며 대한항공의 성과급과 연봉이 대폭 늘었지만, 인사 처우 관련해서는 아쉽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금전적인 측면에서는 보상이 이뤄졌지만, 직무전환제도 등 인사 관련한 문제는 여전하다는 지적 때문이다.

 

당시 대한항공 직원 A씨는 조 회장에게 보내는 이메일을 통해 ‘직무전환제도가 있어도 해주질 않는다’, ‘몸이 아프거나 다쳤을 때도 회사 출근해야 한다’ 등의 내용을 직적접으로 전한 바 있다. 이후 반년여의 시간이 지났지만 아직 인사 처우 관련해서 큰 틀의 변화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한항공 한 관계자는 “직무전환제도가 있기는 하지만 사실상 유명무실하다. 특히 인턴의 경우 지상직에서 본사로 가거나 승무원으로 가는 일은 거의 없다”며 “상소문 사건 이후 해당 부분의 문제들이 개선됐다는 소리는 듣지 못했다”고 말했다. 지상직은 공항에서 항공기 티켓 발권을 도와주거나 게이트까지 승객을 안내하는 등 비행기가 출발하기 전까지 진행하는 전반적인 업무를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