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FETV=김진태 기자] HDC현대산업개발의 재정상태가 빠른 속도로 개선되고 있다. 광주서 2년 연속 발생한 붕괴사고 이후 불어닥친 보릿고개는 말끔히 넘어선 상황이다. 붕괴사고 이후 발생한 ‘NO 아이파크’ 분위기에도 불구하고 조합원의 마음을 붙잡는데 성공했다.
다만, 1조5000억원을 웃도는 단기차입금으로 이자 부담이 늘어난 점은 경영진이 넘어야할 산이다. 올들어 이같은 우려감은 조금 해소됐다. HDC현대산업개발의 재정상태가 많이 개선됐기 때문이다. 정몽규 회장을 비롯한 최고경영진의 역할이 컸다. 올들어 HDC현대산업개발 정몽규호號의 일거수 일투족에 시선이 쏠리는 이유다.
27일 HDC현산이 공시한 2022년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HDC현산의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5643억원으로 전년(3508억원)보다 60.8%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2020년 5000억원대를 웃돌았던 HDC현산의 현금성자산이 2021년 대폭 감소한 뒤 다시 2020년 수준으로 회복된 것이다.
HDC현산의 현금성자산이 2021년 들어 급격히 줄어든 것은 붕괴사고 때문이다. HDC현산은 2021년 6월과 2022년 1월 광주에서 공사를 진행하는중 붕괴사고가 발생했다. 이에 대한 후속 조치로 HDC현산은 수천억원에 이르는 손해가 발생했고 지금도 사고로 인한 후속조치를 진행하고 있다.
HDC현산은 2년에 걸쳐 발생한 붕괴사고로 한때 ‘NO 아이파크’ 물결이 일었던 적도 있었다. 안전에 대해 위협을 느낀 시민들이 HDC현산이 시공하는 아파트 브랜드에 대한 불매 운동을 벌인 셈이다.
HDC현산에 악재가 거듭 겹치면서 HDC현산의 재정에도 구멍이 송송 뚫렸지만 최근들어 다시 회복하는 모습을 보인다. HDC현산이 붕괴사고로 돌아선 조합원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특단의 대책을 내놓은 결과 제2의 전성기로 불릴 만큼 수주 확대를 이뤘기 때문이다.
실제로 HDC현산의 선수금 현황을 보면 2021년 349억원에서 579억원으로 200억원 넘게 증가한 것을 볼 수 있다. 선수금은 시공 계약전 시행사가 시공사에 지급하는 것을 말하는 데 이 선수금이 증가했다는 것은 그만큼 수주가 늘어났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2년 연속 발생한 붕괴사고로 불리한 조건을 감내해야 했던 HDC현산이 오히려 수주를 더 늘린 것이다.
HDC현산이 겹악재에도 수주를 늘리면서 재정 회복에 나서고 있지만 숙제는 있다. 붕괴사고 후속 조치를 위해 막대한 빚을 쌓고 있어서다. HDC현산은 현재 단기차입금만 1조5120억원에 이른다. HDC현산의 단기차입금만 1조5000억원을 넘기면서 이자 부담은 더 커졌다. HDC현산은 지난해에만 1034억원을 이자로 냈다. 전년에 냈던 이자비용이 461억원인 것을 고려하면 1년새 2배 넘게 오른 셈이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단기차입금의 성격상 곧 만기가 돌아올 텐데 문제는 지금 금리가 오르고 있는 상황”이라며 “단기차입금 문제를 빨리 해결하지 않으면 이자 부담은 더 늘어날 수 밖에 없는 구조”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