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FETV=박제성 기자] 16일 오후 2시 서울 강남 코엑스 전시장. 본격적인 엔데믹 분위기 탓인지 이날 전시장엔 다소 쌀쌀한 날씨임에도 불구하고 몰려든 관람객들로 인해 인산인해를 이뤘다. 각종 배터리와 관련 장비, 시설 등을 전시한 각 기업들의 전시부스엔 관계자와 관람객이 뒤엉켜 부산한 모습까지 연출됐다.
15일부터 17일까지 3일간 행사장에선 LG에너지솔루션, SK온, 삼성SDI 등을 비롯, 국내외 463개 배터리 관련 업체및 기관 등이 참관한 가운데 글로벌 배터리 산업을 소개하는 ‘인터배터리 2023’ 행사가 열린다. 행사장 측은 "올해 행사는 작년보다 배터리 기술력과 완성도가 더 높아졌고 볼거리도 풍성한 게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또 "행사장 주요 부스에는 배터리에 들어가는 핵심 소재부터 완성된 배터리까지 전시한 게 이번 행사의 키워드중 하나"라는 말도 덧붙였다.
이날 기자가 찾은 '인터배터리 2023' 행사는 ▲핵심 자원부터 가공을 거친 핵심 소재 ▲배터리 품질검사 장비 ▲프리미엄 하이니켈 배터리 ▲가성비를 높인 LFP(리튬, 인산, 철) 배터리 ▲차세대 전고체 배터리에 이르기까지 배터리와 관련된 모든 게 한눈에 살펴볼 수 있도록 전시했다.
이번 행사장에서 기자의 눈길을 사로 잡은 곳은 단연 LG에너지솔루션, SK온, 삼성SDI 등 K-배터리 3총사 부수다. LG에너지솔루션을 비롯한 국내 배터리 빅3는 이번 행사에 나란히 참석했다. 행사장에 파견나온 배터리 3사의 직원들은 제각각 마련한 부스에서 관람객을 상대하며 배터리 제품의 종류와 기능, 성능 등을 일일히 설명하느라 정신이 없어 보였다.
이날 전시장에서 기자의 눈길을 가장 먼저 사로잡는 곳은 SK온 전시 부스다. SK온 전시 부스엔 성인 키의 1.5배 높이로 설치된 초대형 TV화면이 배터리 리사이클(BMR) 시뮬레이션을 연달아 상영되며 관람객을 시선을 압도했다. SK온 부스엔 20여명 가량의 관람객들이 폐배터리 리사이클링 영상물이 나오는 TV화면 앞에 멈춰선채 관계자의 설명을 경청하는 모습도 연출됐다.
SK온은 이날 행사장에서 니켈 88% 이상을 함유한 하이니켈 배터리인 ‘NCM9’, 고원자재인 코발트를 제로 수준으로 낮춘 ‘코발트 프리 배터리’ 등을 선보였다. 또 화재 발생 위험을 리튬이온 배터리 보다 낮춘 ‘전고체 배터리’, 셀 용적률을 높여 공간 효율성을 높인 실물 크기의 ‘S-팩’ 등도 전시장에 내놨다.
SK온은 이번 행사를 통해 세계 최대 급속충전 속도를 높인 ‘듀얼 코팅’ 기술, 배터리 내부 셀을 지그재그 모양으로 제조하는 Z-폴딩 기술 등을 선보였다. 또 제네시스 GV70 탑재된 SK온 파우치형 배터리의 전력을 외부에서 끌어다 쓰는 기술 V2L도 함께 공개했다.

삼성SDI 부스도 볼거리가 풍성했다. 삼성SDI 부스에서 가장 먼저 시선을 잡은 것은 육중한 크기의 볼보 전기트럭 모델 e-MOB다. "볼보 전기트럭 모델 e-MOB엔 삼성SDI 배터리가 탑재된 원통형 배터리 셀이 2만8080개 탑재됐다"고 삼성 SDI 부수 관계자가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또 "전기스쿠터(e-스쿠터)에 원통형 배터리가 탑재되는데 교체형 배터리팩도 있다"고 했다.
삼성SDI는 이번 행사에서 주력 배터리인 프라이맥스 브랜드인 젠5를 BMW i7 차량에 탑재된 각형 배터리를 실물 크기로 전시했다. 또 전고체 배터리도 기술 원리를 샘플을 통해 선보였다. 소형 전동공구에 들어가는 생활 기기에 전시부스도 삼성SDI 부스의 한켠을 차지했다.
기자는 관람객 인파를 헤집고 발길을 돌려 LG에너지솔루션 전시부스로 향했다. LG에너지솔루션 전시부스에서 기자의 시선이 가장 먼저 머무는 곳은 실물 자동차에 배터리를 탑재시킨 전시 부스 모습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부스에는 미국 완성차 업체인 포드 전기차 모델과 루시드 업체에 전기차 모델에 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가 탑재된 실물 차량을 선보였다. 이 부스는 자동차에 탑재된 배터리를 보기 위해 찾은 관람객들로 발디딤 틈이 없었다.
여기에 더해 GM(제네럴 모터스)의 전기차 모델인 험머 EV에 탑재된 파우치형 배터리를 완구 형태의 험머 EV와 실물 배터리를 함께 이해 쉽게 전시했다. 또 테슬라 모델 3에 들어가는 2170(지름 21mm, 높이 70mm) 원통형 배터리와 완구 형태의 모델3와 실물 배터리를 전시했다. 삼성SDI 관계자들도 관람객들의 쏟아지는 질문에 답변하느라 눈코 뜰새 없는 모습이 연속 연출됐다.
이날 행사장에서 만난 관람객 김준열(가명.35) 씨는 "전기차 회사와 배터리 관련 주식을 조금 갖고 있는데 배터리 전시회가 열린다고 해서 행사장을 찾게 됐다"며 "국내산 배터리 제품 품질의 우수성과 기술력을 알게되고 평소 가졌던 배터리에 대한 궁금증도 해소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고 말했다.
이번 행사엔 SK넥실리스, 포스코케미컬, 고려아연 등과 같은 배터리 소재 대기업들도 대거 참가했다. SK넥실리는 SKC 투자사이자 동박(에너지 생성통로 역할) 전문 업체다. 포스코케미칼은 양극재와 음극재, 리튬자원 등을 전부 생산하고 있다. 또 고려아연은 배터리 핵심소재인 니켈제련, BMR 등의 사업을 벌이고 있다. 이들은 제각각 마련된 부스에서 관람객을 상대로 배터리 소재 샘플을 보여주고 설명하느라 분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