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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강·중공업


포스코홀딩스 포항 이전 불가설에 힘 실리는 까닭은?

지주사 업무 수도권 집중…지방 이전시 경영 효율 급감
‘엑소더스’ 포스코 현상 우려…기업경쟁력 약화로 이어져
부산 이전 앞둔 산업은행, 발표 전보다 퇴사자 2배 늘어

[FETV=김진태 기자] 포스코의 지주사인 포스코홀딩스의 조직과 인력이 포항으로 내려가선 안된다는 지적이 나와 주목된다. 포스코홀딩스의 파트너 기업들이 대부분 수도권에 집중된 상황에서 포스코홀딩스의 인력이 모두 지방으로 이동할 경우 상호간 파트너십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시각에서다. 탈 포스코 현상으로 기업경쟁력의 근간이 흔들릴 수 있다는 점도 포항 이전 반대론에 힘이 실리는 이유다. 코 앞으로 다가온 정기주주총회에서 주주들이 어떤 선택을 할지 관심이 쏠리는 대목이다. 

 

최근 지주사로 전환한 포스코홀딩스의 포항 이전 문제가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포스코 지주사 본사‧미래기술연구원 포항 이전 범시민대책위원회(이하 범대위)가 지난달 14일 서울로 상경, 포스코홀딩스의 조직과 인력이 포항으로 내려와야 한다고 시위를 벌인 탓이다. 

 

당시 시위에서 범대위 측은 “포스코 지주사 본사(포스코홀딩스)와 미래기술연구원의 간판(이름)만 포항으로 이전하는 것은 포항시민들로서는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다”며 “반드시 인력과 조직 등 실질적으로 이전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포스코의 기업 성장에 지역주민들의 역할이 있었던 만큼 포스코도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조직과 인력을 포항으로 이전해 실질적인 도움을 줘야한다는 게 이들의 한결같은 주장이다. 

 

하지만 업계 일각에선 이들의 주장에 대해 무리가 있다는 지적이 팽배하다. 포스코의 기업 성장에 일정부문 지역민의 역할이 작용했다는 점을 인정하더라도 포스코홀딩스 조직과 인력의 포항 이전은 해당 기업에 실익이 없다는 재계의 공통된 시각이다. 가장 먼저 생각해볼 대목은 기업의 경영 효율성과 경쟁력이다. 포스코홀딩스는 포스코그룹의 지주사다. 업무 특성상 경영전략, 금융, 법무, 홍보/대관, 글로벌 협력 등이 주업무다. 문제는 해당 업무 파트너가 대다수 수도권에 있다는 점이다. 기업 업무의 특성상 거래처 및 파트너 기업간 미팅이 잦을 수 밖에 없다.

 

즉, 포스코홀딩스 조직과 인력이 포항으로 옮겨갈 이동할 경우 '서울-포항'간 편도 이동에만 최소 2시간 이상의 시간이 걸리게 된다. 왕복까지 더하면 4시간을 거리에 버리는 셈이다. 현재 강남에 위치한 사옥에서 미팅을 위해 이동할 경우 짧게는 수분에서 많게는 수십분이면 될 거리가 단숨에 2~4시간 정도 늘어나는 셈이다. 실제로 지역의 균형발전을 위해 지방으로 이전한 공공기관의 경우 수도권에서 업무를 볼 때면 주로 금요일에 잡는다. 금요일을 제외한 평일에 미팅을 진행할 경우 이동에 걸리는 시간이 많아 업무에 지장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기업경쟁력의 근본이라 할 수 있는 인력 이탈에 대한 우려도 포항 이전이 무리하다고 보는 이유중 하나다. 취업플랫폼 ‘잡코리아’가 지난해 내놓은 취업 선호도 조사에 따르면 1위부터 20위까지순위가 2020년에 비해 대폭 물갈이됐다. 2020년까진 상위에 이름을 올렸던 공기업들이 모두 20위권 밖으로 밀려난 것이다. 1위부터 20위까지 기업은 삼성전자·네이버·카카오 등 모두 사기업이었다.

 

2년새 취업자들의 기업 선호도가 바뀐 이유는 지방 이전 때문이다. 사기업보다 안정적이고 비교적 연봉도 많아 2020년 조사에서 5위에 이름을 올렸던 한국전력공사는 지난해 기업 선호도 조사에서 25위를 기록했다. 9위였던 한국가스공사는 32위로 떨어졌다. 2년 전에 비해 기업 선호도에서 대폭 밀린 두 기업은 모두 서울에 있다가 지방으로 옮긴 곳이다. 부산 이전을 목전에 둔 산업은행(산은)도 사정은 비슷하다. 산은의 자발적 퇴사자는 2021년 40명이었는데 지난해 98명으로 2배 이상 늘었다. 윤석열 정부가 산은의 지방 이전을 공약으로 내건 뒤 지난해부터 추진이 진행되자 산은의 핵심인력들이 대거 이탈한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요즘은 수억을 안겨준다고 해도 지방에 가려는 인재는 없다”며 “인재의 이탈이 경쟁력 약화를 불러오는 만큼 포스코홀딩스 조직과 인력이 포항으로 이전하는 것은 스스로 제 살을 깎아먹는 짓”이라고 말했다. 운명의 카운트 다운은 시작됐다. 논란에 휩싸인 포스코홀딩스의 포항 이전 문제는 하루 뒤면 최종 결정난다. 포스코홀딩스의 조직과 인력의 포항 이전 여부를 판가름하는 정기주주총회가 17일 열리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