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FETV=장명희 기자] 1,400마리. 이 숫자는 바로 한 해 경마장을 떠난 퇴역 경주마의 수다. 이들은 한 평생 누군가의 필요로 인해 같은 고속도로만을 달리다 성적 부진 혹은 부상과 같은 이유로 경마장을 떠나게 된다.
감옥 같은 집을 떠나 마주하게 될 현실은 단 두 가지. 또 다시 누군가의 필요해 의해 승용말이 되어 달려야 하거나, 더 이상 달리지 못해 도축장에서 생을 마감하거나. 고작 이런 이유로 연간 1,000여 마리의 말들이 도축되고 있다.
이런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발벗고 나선 말들의 아버지가 있다. 바로 '호스 생추어리'의 김남훈씨. 처음 마주한 남훈씨는 어떤 방문객을 보더라도 오랜 가족을 본 듯 반갑게 맞이했다. 자신을 중의적인 의미로 '말 많은 남자'라 소개하고 있는 그는, 개발되지 않은 약 70만 평의 제주 땅에서 버려진 말들을 돌보며 하루를 이어가고 있다.
미디어의 관심도 뜨겁다. 매거진은 물론 여러 방송에서 말들과 함께 겨울을 나는 남훈씨의 모습을 조명하기도 했다. 방송가에서도 계속된 촬영 제안이 온다.

이후 여러 곳에서 온기가 전해지는 중이라는 후문이다. 최근 바이오 전문기업인 '큐옴'에서는 동물섭취용 유산균을 남훈씨에게 전했다. 퇴역마들의 경우 면역력은 물론 관절 건강이 좋지 않을 때가 많은데, 그런 남훈씨의 걱정을 조금이나마 덜어주기 위해서다.
국제동물보호기구는 물론 국내외의 연예인 및 셀럽 등 다양한 인사들도 직접적인 후원은 물론 멀리서 응원을 보내오고 있다. 덕분에 남훈씨는 최근 더욱 분주해졌다고 한다.
김남훈씨는 "제 일과가 더욱 늘어난 것은 괜찮아요. 그 만큼 사람들이 퇴역마들에게 관심을 가질 수 있다면, 그걸로 족하죠. 그리고 최근 많은 분들이 물심양면 도와주신 덕분에 수십마리의 말들이 모두 이렇게 건강하게 생활하고 있습니다. 말들은 가장 편할 때에 비로소 배를 보이고 누워 자거든요. 저 아이들을 보세요. 모두 배를 납작 옆으로 깔고 누워서 자고 있죠? 저런 모습을 보면 행복합니다."라며 소감을 전했다.
한편 김남훈씨는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말들의 현재 상황을 전하기 위해 봉사활동은 물론 강연 등 다양한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그의 소식은 유튜브 채널 '곶자왈 말 구조 보호센터'에서 만나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