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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부동산


LH '혁신안' 공염불 지적 나오는 까닭은?

2000명 감축한다더니…별도정원 통한 인력 충원 200명 넘어
반짝 줄였던 성과금, 1년 만에 200만원 늘어…평균연봉도 급증

[FETV=김진태 기자] LH가 최근 내놓은 혁신안이 빛을 발휘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고개를 들고 있다. 우선 대규모 인력 감축을 예고한 LH가 별도 정원을 통해 신규 채용을 늘리면서 목표 달성율은 7%를 밑돌고 있다. 여기에 800만원대로 삭감했던 성과금을 1000만원대로 다시 올린 결과 직원 1인당 평균연봉도 크게 상승했다. LH의 혁신안이 공염불에 그치는 것 아니냐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2일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시스템 알리오(ALIO)에 따르면 지난해 LH의 정규직 정원은 6712명이다. 부동산 투기 사태가 일어나기 이전인 2020년 LH의 정규직 정원이 7317명인 것을 감안하면 2년새 정규직 정원이 600명 넘게 줄어든 셈이다. 부동산 투기 사태가 일어났던 2021년 혁신안을 통해 공언했던 2000명 수준의 감축은 아니지만, 진정성이 느껴지는 조치로 보인다.

 

문제는 LH가 정규직 정원을 줄인 만큼 실질적인 인력 감축에 나서지 않았다는 부문이다. LH가 알리오에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2022년 말 기준 정직원은 6978명(단시간 제외)이다. 2021년 현원이 7112명인 것을 고려하면 134명이 줄었다. 2000명을 감축하겠다는 목표와 비교하면 목표 달성율은 겨우 6.7%에 불과한 숫자다. 

 

업계 일각에서는 LH가 별도정원을 이용해 신규 인력을 채용한 것도 꼼수라는 인식이 지배적이다. 2017년부터 2020년까지 LH의 별도정원은 100명대 수준이었다. 하지만 부동산 투기 사태가 일어난 2021년 이후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실제로 LH의 별도정원은 2017년 100명에서 2022년 276명으로 크게 늘었다. 신규 채용도 덩달아 크게 증가했다. LH의 신규 인력 채용 현황을 보면 부동산 투기 사태가 일어났던 2021년 당시엔 17명의 인력을 신규 채용하는데 그친 반면 2022년엔 262명으로 수직 상승했다. 정상적인 방법으로 신규 인력 채용이 어려워진 LH가 별도정원이라는 꼼수를 쓴 것으로 보는 이유다. 

 

별도정원은 임금피크제 도입과 함께 시행된 정책이다. 임금피크제 적용을 받아 퇴직이 연기된 인원 만큼 정원을 늘려주는 제도다. LH는 2015년 임금피크제를 도입하면서 별도정원도 함께 운영하고 있다. LH관계자는 “별도정원은 임금피크제 적용 인원이 발생함에 따라 늘어났을 뿐”이라며 “신규 인력을 채용하기 위해 늘린 것은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LH가 대폭 축소한 성과상여금(이하 성과금)도 도마 위에 올랐다. 당시 혁신안을 내놓으면서 1800만원대에서 800만원대 수준으로 내렸지만 이후 다시 슬금슬금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LH의 직원 평균보수 현황을 살펴보면 LH는 2020년 말 기준 1830만원의 성과금을 지급한 뒤 2021년엔 883만원으로 1000만원가량 줄였다. 하지만 1년 뒤인 2022년 예산안에는 성과금이 다시 1028만원으로 늘려 책정됐다. 성과금이 늘면서 1인당 평균연봉도 8000만원대를 웃돌았다. 이는 전년 평균연봉보다 1000만원 이상 증가한 금액이다. 

 

이에 대해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LH가 당시 부동산 투기 사태를 무마하기 위해 혁신안을 내놨지만 일련의 과정을 보면 실행 의지가 부족한 듯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