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http://www.fetv.co.kr/data/photos/20230209/art_16775454609674_a74e50.jpg)
[FETV=김수식 기자] 사막의 오아시스다. 풀무원을 두고 하는 소리다. 그간 연이은 물가상승에 장바구니가 잔뜩 무거워졌다. 치킨, 햄버거, 아이스크림, 라면 등 안 오른 식품을 찾는 게 쉬울 정도다. 이 때문에 서민들은 허리띠를 잔뜩 졸라맸다. “월급 빼고 다 오른다”는 볼멘소리가 괜히 나오는 게 아니다. 업계도 난감하기는 마찬가지다. 코로나19에 이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등 여러 요인으로 경영환경이 악화되면서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다. 물가상승도 이 같은 이유 때문이다.
생수업계도 크게 다르지 않다. 제주도개발공사의 제주삼다수는 지난 1일부터 출고가 기준 평균 9.8% 인상됐다. 5년 만에 가격 인상이다. 롯데칠성음료는 지난해 12월 아이시스8.0 출고 가격을 8.4% 올린데 이어 오는 3월 1일부터 편의점에서 판매하는 아이시스8.0과 아이시스에코 등의 가격을 용량별로 11.1~15.7% 상향 조정할예정이다.
삼다수, 아이시스 등 생수들이 가격을 올리면서 물값도 연이어 오르지 않겠냐는 불안감이 엄습했다. 이런 상황에서 풀무원이 돌연 생수 가격 인상 계획을 철회했다. 풀무원은 지난 22일 각 유통업체에 “3월 1일부로 풀무원샘물과 풀무원샘물 워터루틴 제품의 출고가격을 평균 5% 인상한다”는 내용의 공문을 배포했다. 이를 며칠 만에 철회했다. 지난 27일 제품 출고가 인상을 철회한다는 공문을 유통업체에 재차 전달했다.
풀무원도 다른 기업과 같이 힘든 시기인건 마찬가지다. 풀무원의 지난해 매출은 2조8405억원으로 전년대비 12.8% 늘었다. 하지만 영업이익은 263억원으로 오히려 31.6% 줄었다. 지난해 당기순손실은 421억원을 기록하며 적자 전환했다. 풀무원은 “국내외 판매 호조로 매출이 증가했지만 원재료 가격 상승 부담으로 이익이 감소했다”며 “이에 더해 금리인상 등으로 영업외비용과 법인세가 늘었다”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풀무원이 생수 가격 인상을 철회한 배경에 대해 관심이 쏠린다. 풀무원 측은 소비자 물간안정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고자 한다는 게 이유라고 전했다. 여기에 더해 업계는 정부의 잇단 가격 인상 자제 요청도 영향을 미쳤을 거라고 보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해부터 식품·외식업계와 물가안정을 위한 협조 요청을 하고 있으며, 국세청도 주류업계에 가격인상 자제를 촉구했다.
실제 최근 정부는 주류업계에 대한 실태조사에 나섰다. 기재부는 현재 소줏값 인상 요인을 점검 중이다. 원재료와 제품 공정에 필요한 에너지, 병 가격 상승 등 변수가 소줏값 인상으로 이어질 만큼 정당성이 있는지 살펴보겠다는 것이다. 공정거래위원회도 담합 행위를 중점으로 조사한다는 방침이다.
정부가 움직인 이유는 최근 주류 가격이 오를 가능성이 제기되면서다. 업계는 소주병 공급가와 주세가 오르면서 소주, 맥주가 오르지 않겠냐는 목소리가 나온다. 실제 제병업체의 소주병 공급 가격이 병당 180원에서 220원으로 20% 넘게 올랐다. 맥주는 올해 4월부터 세금이 L당 30.5원 또 올라 885.7원이 된다. 주세가 오를 경우 출고가 상승으로 연결될 가능성이 높다.
이를 두고 하이트진로는 당분간 소주가격 인상을 하지 않을 계획이라고 했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가격인상 요인은 존재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면서도 “현재 쉽지 않은 경제 상황에서 소비자와 자영업자들의 부담을 덜어드리고자 결정한 조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