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TV=권지현 기자] 코로나19 여파로 주춤했던 은행권 3.1절 마케팅이 엔데믹 전환 이후에도 좀처럼 되살아나지 못하고 있다.
'데이 마케팅' 호응이 미적지근 한 데다 잇단 '고금리 장사' 비판에 은행들이 몸을 사리면서 상품 판촉에 나서는 것을 주저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그간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 은행을 비롯한 은행들은 3.1절을 맞아 ‘애국심 마케팅’ 이란 이름으로 특판, 경품 행사 등을 활발히 전개해왔다. 서울 탑골공원과 명동 일대에서 시민들에게 태극기를 나눠주는가 하면 기부 프로젝트를 통해 독립유공자 후손의 생계·교육을 지원하고, 독립유적지 탐방·애국지사 찾기 사업 등을 후원하는 식이었다.
하지만 지난 2020년 3월 코로나19 사태로 숨을 죽인 3.1절 이벤트는 3년이 지난 현재, 아예 자취를 감춰버렸다.
대신 조용한 예·적금 홍보가 눈에 띈다. 이달 하나은행과 IBK기업은행, Sh수협은행, 부산은행, 광주은행 등은 예금과 적금 신상품을 내놓았다. 그런데 은행들은 이들 상품에 '3.1절'을 명시하지 않았다. 이러한 행보는 CU와 GS25 등 주요 편의점을 포함한 유통, 레저업계 등이 최근 3.1절 마케팅을 한창 펼치고 있는 것과 대조적이다.
은행들의 3.1절 기념 행보가 사라진 것은 연말 연초 졸업과 입학, 구정 명절 등으로 예·적금에 대한 수요가 적지 않은 데다 데이 마케팅이 과거와는 달리 소비자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지 못해 수익에 별다른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판단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정부와 금융당국의 잇단 '이자 장사' '돈 잔치' 지적에 은행들이 애국심에 호소하는 경품 이벤트와 고금리 특판 등을 진행하기가 쉽지 않은 분위기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A은행 관계자는 "역사적으로는 의미 있는 날이지만 마케팅 효과가 크지 않아 관련 행사를 진행하지 않은 지 꽤 됐다"면서 "최근 고금리와 관련한 당국 이슈도 있고 해서 일을 벌이지 않으려는 영향도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B은행 관계자는 "다른 은행들이 관련 이벤트를 진행하면 모를까, 단독으로 금리나 경품 혜택을 내걸어 소비자를 모으기에는 분위기가 좋지 않다"면서 "연초라 예수금 확보가 시급하지 않은 점도 영항을 줬을 것"이라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