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강신숙 Sh수협은행장, 김선화 전북은행 부행장, 권선주 KB금융지주 사외이사, 이수경 전 NH농협은행 부행장. 이들은 전북 출신 여성 금융인으로, 모두 '최초' 기록을 세웠다는 공통점이 있다. [사진 FETV DB] ](http://www.fetv.co.kr/data/photos/20230208/art_16774041326046_b2f628.jpg)
[FETV=권지현 기자] 은행권에서 '전북 출신 여성=최초' 공식이 만들어지고 있다.
전주, 군산, 순창 등 전라북도에서 태어난 이들은 국내 금융권 첫 여성 최고경영자(CEO)에서 특수은행 최초 여성 행장, 지방은행 첫 여성 임원까지 최초 '도장 깨기'를 시현하고 있다. 최근 우려가 커지고 있는 우리나라 초저출산의 배경 중 하나로 출산과 육아로 인한 경력 공백이 꼽히면서, 이들 유리천장을 뚫은 여성 CEO와 임원들이 재조명되고 있다.
지난해 11월 Sh수협은행장에 오른 강신숙 행장은 수협은행 창립 60년 만에 처음으로 탄생한 여성 CEO다. 1961년 순창에서 태어나 전주여상, 서울사이버대 부동산학과를 졸업한 뒤 연세대 행정대학원에서 석사 학위를 받았다. 1979년 수협은행에 입행한 뒤 탁월한 영업력을 내세우며 '최초' 행보를 걸었다. 2005년 최연소 여성부장이 된 그는 8년 만에 첫 여성 부행장으로 승진했다. 다시 1년 뒤인 2016년 여성 첫 상임이사가 된 데 이어 6년 뒤에는 수협은행 역사상 처음으로 여성 행장이 됐다. 입행 당시 '대리로 진급만 해도 좋겠다'고 생각했다던 그는 은행원 시작 43년 만에 CEO 직함을 달게 됐다.
숱한 최초 기록을 쓴 강 행장은 수협은행의 또 다른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올해 초 강 행장은 저비용성 예수금 증대와 비이자이익 확대를 통해 당기순이익 3000억원 이상을 달성하겠다고 공언했다. 2021년 수협은행의 순익은 2216억원이었다. 특히 올해 신설한 은행장 직속 '미래혁신추진실'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강 행장은 이 조직을 중심으로 은행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금융사를 인수해 향후 금융지주 체제 전환의 초석을 쌓는다는 계획이다.
김선화 전북은행 부행장도 전북 출신으로 각종 최초 기록을 써 내려가고 있다. 김 부행장은 전북은행 52년 역사상 첫 여성 임원으로, 올해 12월 31일까지 금융소비자보호 총괄책임자(CCO)를 맡는다. 은행 전반의 제도와 프로세스를 금융소비자 보호 관점에서 진단하고 개선하는 중추적인 역할이다. 1969년 군산에서 태어나 군산여고와 군산대 컴퓨터과학과를 졸업하고 1993년 입행했다. 이후 전산부와 종합기획부 재무팀장, 리스크관리부 신용리스크 팀장, 여신심사부장, 고객업무부장 등을 지낸 뒤 지난해 1월 부행장에 올랐다.
2021년 9월 금융소비자보호법 시행 이후 김 부행장의 존재감은 더욱 커지고 있다. 그의 목표는 임기 내 금융소비자보호 체계를 구축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상품개발과 판매, 사후관리에 걸친 금융의 전 과정에서 내부통제 강화와 소비자 불만 사전 예방, 금융피해 신속 구제 등에 힘쓴다는 방침이다.
권선주 KB금융지주 사외이사도 전북 출신의 금융권 여성 인사다. 권 사외이사는 중임이 추천돼 내달 열리는 정기주주총회를 거쳐 임기 1년을 더 부여받을 예정이다. 7명의 사외이사 중 그의 전문 분야는 금융, 경영, 재무·리스크관리다. 1956년 전주에서 태어나 경기여고와 연세대 영문학과를 졸업했다. 그는 앞서 '국내 금융권 최초 여성 CEO'라는 기록을 세운 바 있다. 1978년 공채 1기로 IBK기업은행에 입행해 35년 만에 행장이 된 인물이다. 2013년 12월부터 2016년 12월까지 기업은행을 이끌었는데, 미국 경제전문지 포춘 선정 '기업부문 파워우먼 50인' '가장 영향력 있는 아시아-태평양 여성기업인 25인'에 오른 것도 이 무렵이었다.
이외 NH농협은행 최초 여성 임원으로 최근 퇴임한 이수경 전 부행장도 전북 출신이다. 익산에서 태어나 이리여고, 전북대 경영학과를 졸업했다. 1986년 농협중앙회에 입사해 2012년부터 농협은행에서 일했다. 이후 한남동지점장, 동교동지점장 등을 거쳐 2020년부터 카드회원사업부 부장을 지냈다. 상대적으로 민원이 많은 카드 사업을 담당했던 그는 부행장이 된 뒤 그간 노하우를 바탕으로 소비자보호 총괄책임자를 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