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TV=박제성 기자] 최근 행동주의 펀드가 기업 지배구조의 이슈가 되고 있다. 행동주의 펀드란 기업의 지분을 사들여 의결권을 확보한 뒤 수익을 내는 전략형 펀드다. 이를 위해 기업에 구조조정, 주주환원 확대, 지배구조 개선 등을 요구한다.
최근 행동주의 펀드를 통해 주주활동이 기업 지배구조 개편으로 이어지면서 인수·합병(M&A) 부문에 모처럼 큰 장이 열려 증권사들이 활기를 띄고 있다.
부동산 경기 침체로 증권사 기업금융(IB) 사업이 위축했는데 행동주의 펀드를 통한 주주활동으로 다양한 먹거리가 생겨나고 있다. 대표적으로 경영권 분쟁이 발생하면서 자문·공개매수 주관, 인수금융 등 일거리가 생겨나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는 SM엔터테인먼트(에스엠) 경영권 분쟁이다. 2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하이브는 카카오에 제3자 배정 방식으로 신주 및 전환사채를 발행하기로 한 SM 현 경영진에 맞서고 있다.
에스엠의 현 경영진과 최근 1대 주주로 올라선 하이브가 경영원 분쟁을 벌이는 셈이다. 이수만 전 SM 총괄 프로듀서의 보유 지분(14.8%)을 매입, 이와 별도로 3월 1일까지 소액주주 대상 공개매수를 진행 중이다.
현재 에스엠 관련 공개매수 주관사는 삼성증권이 맡았다. 공개매수 관련 자문도 제공한 것으로 전해진다.
증권사는 기업이 적정한 공개매수 가격을 결정해 효율적인 투자자 모집 전략을 세우도록 자문 역할도 한다. 공개매수를 성공시킨 횟수가 늘수록 향후 다른 딜을 성사하는데 유리하다.
법원이 이수만 측이 신청한 카카오에 대한 신주·전환사채 발행금지 가처분 신청을 기각할 경우 하이브의 공개매수가 실패 할 수도 있다. 카카오가 하이브의 공개 매수가인 12만원보다 높은 가격을 불러 공개매수에 대항에 나설 가능성도 점쳐진다.
이럴 경우 증권업계에선 카카오 측 주관사로 한국투자증권이 등판한다는 관측도 나온다. 작년 말 한국투자증권이 지주 및 계열사가 보유한 카카오뱅크 지분을 모두 취득해 2대 주주로 올랐기 때문이다.
오스템임플란트의 경영권 분쟁은 NH투자증권이 유리한 위치를 선점했다. 강성부 대표가 이끄는 사모펀드 KCGI가 7%에 가까운 지분율을 바탕으로 지배구조 개선을 요구하고 있다. KCGI가 최규옥 회장 퇴진 등을 요구하자 최 회장은 MBK파트너스 및 UCK(유니슨캐피탈코리아) 컨소시엄과 손을 잡았다.
이 컨소시엄은 본인들이 1대 주주, 최 회장은 2대 주주로 구성한 뒤 최 회장의 보유 지분을 매입, 공개매수를 진행했다. 이 과정에서 NH투자증권이 재무 파트너로 등판했다. 공개매수 자문과 주관사 역할을 통해 1조7000억원 규모의 인수금융 사업을 진행했다.
컨소시엄이 공개매수를 통해 확보한 지분을 담보 삼아 컨소시엄에 지분 매수 자금을 빌려줌으로 대출 이자와 수수료 수익을 얻는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행동주의 펀드가 활약이 두드러지고 있다. 기업 지배구조가 이슈화 된 가운데 M&A(인수합병) 장이 열리면 증권사가 주관하는 투자 역할들이 발생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