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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클로즈업]전경련 구원등판한 김병준 회장 직무대행 “정경유착 고리 끊겠다”

 

[FETV=김수식 기자] “정경유착의 고리를 끊겠습니다.”

김병준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 직무대행의 말이다.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23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정기총회를 열고, 김 회장을 회장 직무대행 겸 미래발전위원장으로 추대했다. 그는 과거 노무현 정부에서 청와대 정책실장과 교육 부총리를 지냈다. 이후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윤석열 대선 캠프,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균형발전특별위원장을 역임했다. 전경련이 외부인사를 수장으로 영입한 건 1961년 이후 처음이다.

 

김 직무대행은 정기총회 후 기자간담회에서 “전경련이 과거 정격유착으로 고생했다면 그런 고리를 끊자고 회장직무대행으로 왔다”고 말했다. 박근혜 정부 국정농단 사태 등에서 전경련이 비판받은 이유가 된 정경유착의 고리를 끊어내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다만, 그의 정치적 경력이 전경련에서 정경유착 논란을 불러올 수 있는 않겠냐는 시선도 있다. 김 직무대행은 “나는 스스로 정치인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데 누가 ‘전형적 정치인’이라고 하더라”며 “나는 대학에서 34년간 봉직한 학자이고, 학자로서 사회에서 필요할 때마다 역할을 했다”고 답했다.

 

그는 이어 “전경련에서 나에게 이런 일을 해달라고 한 이유가 대통령과의 관계 등을 보고 한 게 아니라 내가 갖고 있는 자유민주주의와 자유시장경제에 관한 소신과 철학을 본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자유시장경제의 가장 기본은 소위 유착의 고리를 끊는 데서 시작한다”고 덧붙였다. 그렇다고 정치적 경력을 부정하지는 않았다. 김 직무대행은 “나름 우리 사회에서 할일을 했다고 생각하고 자랑스럽게 여긴다”며 “이게 정경유착이라고 하면, 나는 그 고리를 끊자고 왔지 고리를 단단하게 하려고 온 게 아니다”라고 전했다.

 

이 밖에도 기자간담회에서는 김 직무대행을 향한 질문이 쏟아졌다. 그는 정식 회장이 아닌 직무대행으로 전경련에 참여하게 된 이유에 대해 “나는 비상시국에 들어왔지만 전경련의 주인은 여전히 기업들이라 생각한다”며 “전경련이 정상화되고, 하루라도 빨리 내가 돌아가고 기업인들이 직접 운영하는 게 맞다고 생각해, 회장보다는 직무대행이 옳다고 본다”고 말했다.

 

재계 4대 그룹의 재가입에 대한 질문도 있었다. 김 직무대행은 “여러 노력을 하겠지만 지금 중요한 것은 전경련의 위상과 방향을 제대로 정립하는 것”이라며 “국민에게 지지받는 전경련을 만들면 4대 그룹 아니라 누구든 함께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 것이다. 결국은 국민 속으로 들어가 호흡하는 것이 중요한 일”이라고 피력했다.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와 통합설에 대해선 “경총은 노사관계 등 독특한 기능을 갖고 있고, 전경련은 좀 더 넓은 특징이 있다”며 “일단은 고유한 설립 배경이나 취지에 따라 각자 역할을 하는 것이 지금으로선 옳다”고 전했다. 또 기업인이 아닌 인물이 전경련 수장을 맡은 점에 대해 묻기도 했다. 김 직무대행은 “경제를 모를 거라는 지적이 있는데 과거에 청와대 정책실장을 했고, 그 일의 90%는 국가 경제·산업 정책을 다루는 일”이라며 “나로 인해 문제가 발생할 일은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회장 직무대행은 6개월간만 수행하겠다고 밝혔다. 김 직무대행은 “자유시장경제와 자유민주주의의 기틀을 단단히 하는 건 6개월이 아니라 2년, 3년도 어차피 부족하다”며 “6개월간 할 수 있는 만큼의 일을 하고, 스스로라도 6개월이라는 시간을 정해놔야 책임감 있게 일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전경련의 주인은 기업이다. 정상화하고 하루빨리 기업인이 나와 직접 운영하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총회에서는 전경련과 국민 간 소통 강화 등을 포함한 ‘뉴 웨이’ 구상이 발표됐다. ‘국민소통’, ‘미래선도’, ‘글로벌 도약’을 골자로 한다. 또 산하 경제연구기관인 한국경제연구원(한경연)을 국제적 수준의 싱크탱크로 육성한다는 구상이다. 조직을 지식 네트워크의 허브로 재편하고, 경제교육·인재양성 사업도 추진한다.

 

전경련 회장단이 일부 교체되기도 했다. 그동안 미래발전위원장 겸 회장후보추천위원장을 맡았던 이웅열 코오롱그룹 명예회장은 이날 직함을 내려놓았다. 허태수 GS그룹 회장과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 류진 풍산그룹 회장이 신임 부회장으로 선임됐다. 류 회장은 2021년 회장단을 떠났다가 이번에 다시 합류했다. 이로써 전경련 부회장단은 총 11명으로 구성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