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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


[클로즈업] 아름다운 퇴장 선택한 KT 구현모 사장은 누구?

구현모 KT대표 결국 차기 대표이사 후보 사퇴...왜?
취임부터 싸늘한 시선 받았던 구현모호의 3년간의 항해

 

[FETV=최명진 기자] 구현모 KT 대표가 결국 연임을 포기했다. 외부 경쟁자들과의 경선을 통해 정당한 차기 대표 로 거듭나기 위해 선출 절차를 원점으로 돌렸지만 정부와 여당의 반발이 가라앉지 않았기 때문이다.

 

구 대표는 23일 이사회에 차기 대표 후보에서 사퇴하겠다는 뜻을 전달했다. 이사회는 구 대표의 결정을 수용해 대표 후보군에서 제외하기로 했다. 이에 구 대표는 오는 3월 정기 주주총회를 끝으로 KT 대표직을 마무리한다. 구 대표는 “주변에 지배구조 불확실성이 길어지면 회사 경영에 악영향을 끼치기 때문”이라고 사퇴 이유를 밝혔다. 차기 대표 선출을 앞두고 KT 주가가 큰 폭으로 하락하면서 구 대표 재임기간중 최대 업적이자 연임의 기본 토대인 ‘주가 부양’ 전선에 이상 신호가 나왔다. 

 

여기에 자신을 향한 여권의 반대 여론이 사그라들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는 것도 이유로 꼽히고 있다. 지금도 경찰과 검찰, 공정거래위원회 등이 구 대표가 재임하던 중 있었던 각종 비리를 수집하고 있다. 경쟁을 통해 연임에 성공해도 통신 시장의 특성상 긴밀한 관계를 가져야 할 정부와의 불협화음을 예상했다고 분석되고 있다. 앞서 최대주주인 국민연금 국민연금은 구 대표 연임 시 주총에서 반대 목소리를 내겠다고 밝힌 바 있다. 심지어 윤석열 대통령까지 국민연금에 적극적인 의결권 행사를 주문한 상황이다.

 

구 대표가 연루된 KT 전·현직 경영진의 불법 후원 사건도 사퇴 이유 중 하나로 분석되고 있다. 구 대표는 1500만원의 벌금형 약식 명령을 받고 불복해 법원에서 정식 재판도 진행 중이다. 최근에는 검찰이 구현모 KT 대표 등 KT 사내·외이사 전원에 대한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했다. 이에 연임에 성공하더라도 재판 결과에 따라 불명예 퇴진이 진행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앞서 남중수·이석채 전 회장 또한 연임했지만 개인 비리로 사법 처리를 받아 불명예 퇴진한 바 있다. 구 대표는 지난 2020년 3월 취임사에서 "KT그룹을 외풍으로부터 흔들리지 않는 기업, 국민이 가장 필요로 하는 국민 기업, 매출과 이익이 쑥쑥 자라는 기업, 임직원이 자랑스러워하는 기업으로 만들겠다"고 포부를 밝힌 바 있다.

 

KT 출범 이후 첫 내부 출신 대표이사인 구 대표는 당시 5G, AI, 주가부양이라는 세 가지 숙제를 안고 출발선에 섰다. 다만 취임 전 정치자금법 위반, 업무상 횡령죄에 연루되면서 싸늘한 시선 속에 3년간의 임기를 시작했다. 이에 구 대표는 “취임하기도 전부터 그만두라는 대표이사는 제가 처음인 것 같다”라는 또 하나의 취임사를 남기기도 했다.

 

구 대표는 디지털 플랫폼 기업 ‘디지코’를 내세워 AI·클라우드·콘텐츠 등 탈통신 신사업 등이 성공하면서 KT의 체질개선에 성공했다고 평가되고 있다. 취임 전 1조에서 1조2000억 원을 오가던 KT 영업이익은 2022년 1조7274억 원으로 크게 올랐다. 이에 힘입어 주가도 2만원대 중반에서 3만원대 초반으로 크게 뛰었다. 비용 효율화에도 집중해 회사의 비용을 크게 줄이면서 일각에서는 역대 CEO중 가장 뛰어난 성과를 거뒀다고 평가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