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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부동산


삼성물산 ‘오세철’ vs 현대건설 ‘윤영준’…2년차 CEO 성적표는?

삼성물산 영업익 3배 넘게 성장…현대건설 20%대 하락
매출에선 현대건설 웃었다…21조 넘기며 업계 1위 달성

[FETV=김진태 기자] 비슷한 시기에 수장 자리에 오른 오세철 삼성물산 사장과 윤영준 현대건설 사장의 2년 차 성적표가 나왔다. 해외통으로 정평이 자자한 오세철 사장은 높은 수익성을 거둔 반면 윤영준 사장은 매출 부문에서 남다른 실력을 뽐냈다.

 

올해 고금리 기조에 따른 부동산 시장 위축, 자잿값 인상 등 국내 경영 여건이 좋지 않은 만큼 오세철 사장은 국내보단 해외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윤영준 사장은 충분한 일감을 쌓아둔 만큼 영업 확대보단 관리에 힘쓸 것으로 전망된다. 

 

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오세철 사장이 이끄는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지난해 8750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2021년 삼성물산이 올린 영업이익(2510억원)과 비교하면 3배 넘게 늘었다. 고금리 기조에 부동산 경기가 어려웠던 상황에서도 이룬 성과인 것을 감안하면 놀라운 실적이다.

 

삼성물산이 어려웠던 경영 여건에도 수익성을 높일 수 있었던 것은 해외통으로 소문난 오세철 사장의 리더십이 있었다는 후문이다. 오세철 사장이 2021년 취임 이후 삼성물산은 해외에서의 수주를 대폭 늘렸다. 늘어난 해외 사업지가 작년을 기점으로 착공에 들어서면서 수익이 급증한 것으로 분석된다. 

 

윤영준 사장이 키를 쥔 현대건설은 6000억원에 가까운 이익을 올렸지만, 전년(7535억원)과 비교하면 22.8%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작년 초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와의 전쟁으로 원자재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은 탓이다. 

 

현대건설은 2020년만 해도 철근을 톤(t)당 60만원대에 사들였지만 2년 뒤인 2022년 3분기에는 100만원을 웃도는 가격에 구매했다. 이 기간 후판 가격도 t당 50만원대에서 11만원대로 껑충 뛰었다.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면서 2021년 1조8000억원대에 가까웠던 현대건설의 매출총이익은 2022년 1조5000억 수준으로 대폭 줄었다. 

 

수익성 측면에선 윤영준 사장이 오세철 사장보다 다소 아쉬운 모습을 보였지만 매출에서만은 주택통으로서의 면모를 과시했다. 지난해 사상 첫 매출 20조 클럽 진입과 함께 역대 최대 신규 수주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현대건설은 작년에만 21조2391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업계 매출 1위를 달성했다. 공종별로 보면 건축·주택부문에서만 1조원 넘게 매출이 늘었다. 현대건설 현장소장 출신으로 잔뼈가 굵은 윤영준 사장의 노하우가 보탬이 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윤영준 사장은 2020년 있었던 서울 용산구 한남3구역 재개발사업 수주전에서 직접 조합원이 되는 등 수주전의 중요한 고비마다 기발한 전략을 보였다.

 

오세철 사장도 매출에서 견조한 실적을 쌓았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이 기간 14조598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전년보다 32.8% 증가한 수치다. 오세철 사장은 작년의 상승세에 힘입어 올해에도 해외수주에 힘쓸 것으로 보인다. 특히 주목받는 곳은 사우디아라비아다.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가 네옴시티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는데 사업비만 650조원에 이른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해당 사업 수주를 위해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PIF)와 손을 잡고 사우디 내 모듈러 제작시설을 지을 예정이다. 이 프로젝트는 네옴시티의 핵심으로 꼽히는 직선 도시 ‘더라인’ 내 주택 건설을 위한 테스트베드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 향후 더라인 주택 건설 수주에서도 유리한 고지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건설도 네옴시티 관련해서 촉각을 곤두세우는 한편 국내 사업장 관리에도 만전을 기하고 있다. 국내 경영 여건이 좋지 않은 데다 지난해 충분한 일감을 쌓은 만큼 확장보다는 내실을 챙기겠다는 의도로 읽힌다. 

 

윤영준 사장은 이에 도시정비 3실을 신설했다. 새로 만들어진 도시정비 3실은 현대건설이 기존에 수주한 사업장들을 관리하는 업무를 맡는다. 물가 상승을 반영한 공사비 증액관련 업무와 프로젝트 파이낸싱(PF) 관련 자금 유동성 관리가 주된 임무가 될 것으로 알려졌다. 기존에 존재했던 도시정비 1·2실은 지역별로 신규 수주를 담당한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현장별로 관리를 하면 아무래도 전체 회사의 자금사정을 고려하기가 어렵다”면서 “전체 사업장을 통합 관리하게 되면 비용관리를 유연하게 하면서 비용을 절감하기 쉬울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