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TV=장기영 기자]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한 한화손해보험이 오는 3월 나채범 신임 대표이사<사진> 체제로 전환한다.
새 회계기준 도입 첫해인 올해 최고경영자(CEO) 데뷔 신고식을 치르는 나 신임 대표이사는 수익성과 건전성이라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아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7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한화손보는 오는 3월 정기 주주총회와 이사회를 개최해 나채범 현 한화생명 부사장을 대표이사로 선임할 예정이다.
앞서 한화그룹은 지난달 31일 단행한 4개 금융계열사 대표이사 인사에서 나 부사장을 한화손보 신임 대표이사로 내정한 바 있다.
나 대표이사 내정자는 한화손보의 모회사 한화생명에서 영업과 전략·기획, 재무 등 각 분야를 두루 경험한 전문가다.
나 내정자는 1965년생으로 경북기계공고와 영남대 법학과를 졸업했으며, 성균관대에서 경영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한화생명 경북지역단장, 경영관리팀장, CPC전략실장 겸 변화혁신추진태스크포스(TF)팀장 등을 거쳐 2021년 12월부터 경영혁신부문장 겸 최고재무책임자(CFO)로 재직해왔다.
![서울 여의도 한화손해보험 대표이사. [사진 한화손해보험]](http://www.fetv.co.kr/data/photos/20230206/art_16756701156987_4412c8.jpg)
나 내정자는 대표이사 선임 이후 한화손보의 수익성과 건전성을 동시에 확보하는 데 주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올해부터 보험 국제회계기준(IFRS17)과 신(新)지급여력제도(K-ICS)가 시행됨에 따라 맞춤형 대응 전략을 수립할 것으로 보인다.
IFRS17은 보험부채를 기존의 원가가 아닌 시가로 평가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새 회계제도다. 이에 따라 자본 변동성 확대 등 위험 요인을 반영해 리스크를 정밀하게 측정하는 K-ICS가 함께 시행된다. IFRS17이 도입되면서 보험사의 보험영업수익은 수취한 보험료를 모두 인식하지 않고 제공된 보험서비스를 기준으로 인식하게 된다.
수익성 측면에서는 고(高)수익성 상품 중심의 계약서비스마진(CSM) 확대 전략을 통해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한 지난해 성장세를 이어나갈 전망이다.
CSM은 보험계약 체결 시 미래에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는 이익의 현재 가치를 의미하는 보험사의 핵심 수익성 지표다. 한화손보를 비롯한 보험사들은 CSM을 확보하기 위해 장기 보장성보험을 중심으로 상품 포트폴리오를 개편하는 한편, 판매채널 다각화에 공을 들이고 있다.
한화손보의 개별 재무제표 기준 2022년 1~3분기(1~9월) 당기순이익은 2468억원으로 전년 동기 1680억원에 비해 788억원(46.9%) 증가했다. 이는 전년 연간 당기순이익을 웃도는 사상 최대 규모로, 연간 당기순이익이 2000억원을 넘어선 것은 처음이다.
한화손보의 고질적 문제로 지적돼 온 건전성 측면에서는 안정적 자본 관리를 통해 적정 K-ICS 비율을 유지해야 한다.
지난해 한화손보는 기존 자본건전성 지표인 위험기준 지급여력(RBC)비율이 금융당국 권고치 150% 아래로 떨어져 비상이 걸린 바 있다. 한화손보의 RBC비율은 2021년 12월 말 176.9%에서 지난해 3월 말 122.8%로 54.1%포인트 급락했다. 이후 연이은 자본 확충을 실시하면서 6월 말 135.9%, 9월 말 156.3%로 RBC비율이 상승했다.
한화손보는 지난해 3월 후순위채 2500억원을 시작으로 5월 신종자본증권 1500억원, 9월 신종자본증권 850억원을 발행했다. 9월에는 한화생명의 참여로 전환우선주 3800만주를 주당 5000원씩 총 1900억원에 발행하는 유상증자를 실시하기도 했다.